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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서린 맨스필드 . 겨울 노래 겨울 노래 by 캐서린 맨스필드 비와 바람, 바람과 비 여름이 다시 올까요? 집, 길거리에서 비, 모든 사람들의 발을 적시고 그들은 힘과 메인으로 달리지 만. 비와 바람, 바람과 비. 눈과 진눈깨비, 진눈깨비와 눈. 겨울은 결코 가지 않을까요? 거지 아이들은 무엇을합니까 껴안을 불도없이 갈 곳이 없으신가요? 눈과 진눈깨비, 진눈깨비와 눈. 우박과 얼음, 얼음과 우박, 양동이에 물이 얼었다. 로빈, 갈색과 붉은 색, 그들은 먹이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불쌍한 사랑, 강풍에서 싸우고 있습니다! 우박과 얼음, 얼음과 우박. ◆ Winter Song by Katherine Mansfield Rain and wind, and wind and rain. Will the Summer come again? Rain on.. 2023. 11. 22.
세상 소란에 직면한 내가 세상 소란에 직면한 내가 趙司翼 갈조류 보라색 얼룩으로 물든 바다 물결은 어디로 가나억년 세월로 신전처럼 분리된 암벽 어귀마다간극을 공명하는 발트해 바람 운율이 키를 달리하며 슬픈 것은누군가의 수많은 영혼이 울고 있었던 것이었다하얀 돛단배처럼 떠가던 하루가머리부터 발끝까지 장렬하게 녹아 흐르는 핏빛 노을을 지켜보면서계절이 환생할 때 그 평화로운 날처럼지금이야 말로 엄숙한 바람아 하염없이 울어라푸른 언덕에서 타는 숨결 뜨건 혈관을 뜨겁게 느끼고 싶다오늘도 세상 소란에 직면한 나는월계수 그림자 흐릿한 잔도(棧道)의 굽이진 언덕으로첫 승선한 겨울이 소리 없이 쌓이는데견딜 수 없는 고통 강물에 쏟아내듯하늘에서 차가운 별 슬픈 울음이 하염없다  2023.11.10 - Germany Rostock  제목 2023. 11. 19.
패트리샤 L 시스코 . 겨울의 분노 패트리샤 L 시스코 . 겨울의 분노 겨울의 잠은 죽음에 가까워서 북극의 숨결로 꿰 뚫었다. 부서지기 쉬운 알몸의 팔다리가 높이 늘어납니다. 얼어 붙은 백랍 하늘에서. 쓰라린 냉기와 쏘는 바람, 고요한 지구는 칙칙하고 암울 해집니다. 눈이 가득한 극지 베개 낮은 계곡 위로 이동합니다. 얼어 붙은 수정의 베일이 떨어지고, 산 벽 위로 캐스케이드. 반짝이는 흰색의 스쿠 알과 드리프트, 밤에 반짝이는 광채. 그의 사악한 분노와 함께 겨울, 그의 길에 눈부신 아름다움을 남깁니다! Winter's Wrath by Patricia L. Cisco Winter's sleep so close to death, piercing with his arctic breath. Brittle, naked limbs stretch .. 2023. 11. 17.
본에서 쓰는 편지 본에서 쓰는 편지趙司翼이 차갑고 힘든 세상으로 우울함만 커지고갈고리처럼 검은 분노가 나를 사로잡는다절규로 우글거리는 어둠의 공포가 쓰나미처럼 밀려들고내가 만난 모든 슬픔 중에서 잘못된 믿음,그 오류의 사슬에 묶여 불멸의 증오뿐 거리는 피의 물결이 펄럭이고또 다른 제국처럼 끓는 영혼이 부르짖는 가면을 봤던 것이다구덩이처럼 검은 밤을 라인(Rhine) 강은본(Bonn )을 지나 발트해로 유리강처럼 흐르는데옭고 그른 물결 가득 거리를 에워싼 다툼의 절규가별을 지나 어둠 걷히면서오로라처럼 피어오르기 만을..............나는 대부분의 밤 시간을문밖에서 벽에다 대고 명상하였다물불 모르던 분노의 아우성도무엇이든 이 또한 지나갈 것을 알고 있지만방문 열쇠를 잃어버리고당황스러운 시간을 견딘 다는 것이 2023... 2023. 11. 14.
파리의 하늘아래 파리의 하늘아래趙司翼 차량 불빛 조약돌처럼 쉴 새 없이 구르는 낯선 거리에서바람 행렬 지나가는 것을 지켜만 본다발끝까지 불안을 가중시키는 어둡고 칙칙한 밤대양을 항해하는 돛단배처럼 공포가 차 오르고에펠탑을 기대 서서 불러보는 이름빅토르위고, 보들레르, 랭보, 폴 베를렌, 아폴리네르, 의 슬픈 그람자가길섶 위에 이슬처럼 아련한데칠팔십 년대 내 모습이 도시의 오열에 섞여 상처로 남아 울고 있는 영혼을 보면서노틀담 성당 종소리 울적한 골목길 노천카페에서고독에 잡혀  커피를 마시는 동안 또 다른 고독이 내 쓸쓸한 얼굴을 지켜보고 있다2023.11.05 - in Paris, France 제목 2023. 11. 8.
민들레 민들레 趙司翼 쑥향 우거진 풀밭길을 민들레가 울고 있다 자갈돌 모래밭에 몸을 비비며 쓰러질 듯 보여도 스스로 생명의 비약을 견고히 탁월한 본질의 영역에서 내가 보기엔 들에 핀 꽃 중의 꽃이다 타다만 먼지처럼 늦가을 굳어가는데 꽃 지고 잎 마른 민들레를 떠나오면서 그런 이별 겪어보지 못한 사람은 이별의 눈물을 말하지 말자 옷자락이 타는듯 한 석양을 바라보면서 또 눈물은 어디서 오는지 신음하듯 들리는데 흐느끼는 소리 골골이 도랑물 소리인가 했더니 한 밤중을 민들레 홀씨되어 새벽 너머 어디론가 날아가는 소리였다 제목 2023. 11. 5.
외로움에게 외로움에게 趙司翼 그렇게 단단하던 다짐도 나무처럼 흔들리고 눈물처럼 뜨는 별, 바라만 보면서 차라리 니가 그립다 고되고 불쌍한 내가 시대의 광야에서 너 없이 살아낸다는 게 여기까지 어찌 견딜 수가 있었을까 어디서든 눈 감으면 고향집이 그립고 깊은 밤을 어렴풋이 어머니가 못 견디게 그리울 때면 더욱 선명해 오는 너 그렇지만 마주치기가 두려워 본능적으로 고개 숙였다 저녁 정거장엔 바람만 얽매어 있고 뒤를 돌아보면 침묵인 듯 흐릿하게 니가 있었다 불빛 홀로 깊은 밤을 길가에서 군색한 푸념으로 별을 기다리는 동안에도 내 처한 운명 곁엔 니가 있다는 것 때로는 내용도 없는 눈물 내어 주기도 하지만 외롭고 외롭다고 슬픔 속삭이지 않았다 폭설처럼 와르르 눈물이 왜 그럴까? 2017년 10월 9일 제목 2023. 11. 3.
그렇게 슬펐다 그렇게 슬펐다趙司翼중세 사람들 가난한 이야기 그늘진 시간에 갇혀  어둡고 차갑고 시름만 깊어지는 내가 싫고이 같은 세상 꽉꽉 눈을 감고 하늘빛 시선으로 앞을 거렸다 아무런 표정 없이 무겁지  않으려 해도 눈폭풍이 바위 벽을 울며 새는 밤 겨울로 얼어드는 알프스 내리는 눈을 그저 바라만 본다 어둡게 낡아버린 내 이름 석자 금이 가고 자꾸만 금이 가고 또 다른 세상 길손이 된다는 것을....................   빈 몸으로 비어가면서  잊힌 이름이 되고그 머나먼 황혼 속을 발자국 찍으며 간다는 것을 진즉 알았지만  까맣게 잊고 있었다 겹겹이 예리한 산허리를 밟고 서서 멀리 비엔나도 다뉴브강도 갈빛 사이프러스 키 큰 나무를 보고서야 유럽에도 가을이 깊게 익어 있음을 낯선 나라 린츠(Linz) 작은 .. 2023. 11. 1.
정호승 . 가난한 사람에게 정호승 . 가난한 사람에게내 오늘도 그대를 위해 창 밖에 등불 하나 내어 걸었습니다 내 오늘도 그대를 기다리다 못해 마음 하나 창 밖에 걸어두었습니다 밤이 오고 바람이 불고 드디어 눈이 내릴 때까지 내 그대를 기다리다 못해 가난한 마음의 사람이 되었습니다눈 내린 들길을 홀로 걷다가 문득 별을 생각하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To the Poor Person by Chung Ho-seung Today again, for you I hung a lamp outside the window. Today again, I couldn’t wait for you any longer, and I hung a heart outside the window. Night has come, wind blows, and at las.. 2023. 10. 31.
이별처럼 슬픈 가을 이별처럼 슬픈 가을趙司翼 갈 빛 냄새가 바람에 날리는 거기 어디쯤서 있거나 걸어가거나 흐릿하게 혼자 있는 나무에서바람 새가 붉게 타오르는 황혼으로 비상 하고무너져 내릴 듯 그 화려한 색깔나는 낯선 사람처럼 혼자 그렇게 너를 바라만 보면서오 이런 날에는 화가가 되고 싶다이제야 알 것 같다열두 달의 끝자락이 가을이라 외로운 것을,시간은 일광보다 점점 더 빨라지기 시작하면서 나뭇가지 사이 찬바람이 울고온화하게 따뜻했던 포옹이 차게 변하는우리가 곧 보게 될 하얀 땅겨울 흰 날개가 보일 때쯤 가을은 이별이 되고불타는 태양 식어가면서 애무의 별이 된다 슬피 우는 눈물을 꺼트린 채수십 장 일기를 써야만 하는 계절이다 제목 2023. 10. 30.
우울한 노래 우울한 노래 趙司翼 그토록 소중했던 것들이 이제 와서 몸보다 빠른 세월 사느라 흐릿한 정신에 육신만 무거워지고 침침한 방구석에 몸을 웅크린 채 책상 머리맡에 촛불을 켜 놓고 밤이 가고 새벽이 올 때까지 편지를 쓴다 처진 어깨로 슬픈 사람이 되어 그립고도 슬펐던 오랜 이야기를 보면서 홀로 쓸쓸하게 걸어가는 내 모습이 마음 아프다 이 무겁고 바람 잘날 없는데 저 산은 무슨 인내를 배웠기에 조용한 침묵일까 짚신처럼 낡은 우울을 피할 수가 없고 바람이 얼굴을 작은 스침에도 말라비틀어진 윤곽선을 눈물이 흐른다 풀꽃행렬 바람에 흔들리고 솔밭길 공허로 발자국이 남아도 그냥 얼굴을 파묻은 채 푸른 숲에 있고 싶다 제목 2023. 10. 28.
오스트리아 비엔나 . Vienna, Austria 2023년 10월 20일 ~ 25일 비엔나에서 ◆ 빈 카를 교회 ◆ 호프부르크 궁전 ◆ 성 슈테판 대성당 ◆ 비엔나의 시청사 ◆ 국립중앙박물관 제목 2023. 10. 27.
이별의 흔적만 이별의 흔적만 趙司翼새벽 별 흐릿하고 쌓인 눈 속을 친구는 갔을까자일에 몸을 맡기고 사투에도 등성에 이르지 못했다따갑도록 찬 햇볕아래 빙벽뿐 친구 모습은 없었다눈물을 껴안고 죽지 못해 살아 있는 나는이렇게, 전생에서 다하지 못한 무슨 이별이 남아 있기에또 마주치고 마는 이별 앞에 피눈물이 나고이 세상엔 저승만 존재하는 것 같고나 이렇게 핏물을 머금고 모진 눈물에도저것 봐, 미치도록 환장할 듯 별 푸른 밤이 못내 원망스럽다이별이 운명으로 예비되어 있었을까내 몸에 서린 슬픔만 글썽이고캄캄한 도솔천의 밤처럼 깊은 밤을 혼자 울었다하늘 멀리 거기 누구였을까, 해도산 머리엔 눈 가득 별뿐이고날이 밝도록 친구 모습은 돌아오지 않았다 2014.10.17 - Mont Blanc Mont Blanc  제목 2023. 10. 25.
검은 새 검은 새 趙司翼 도시가 타버린 공기의 분자처럼 창백한 뼈대 속에 온통 물든 것들로 히틀러 지문이 가득했고 당시를 살다 간 시인의 동산 길 오르다 마주친 나치 시대 욕된 하늘에 하켄크로이츠 검은 깃발이 아직도 펄럭이고 일본만 모르는 욱일기 피의 공식처럼 유대인이나 조선인이나 피의 물결 그 만행들이 폭풍처럼 눈앞에서 갔다가 오고, 왔다 갔다 하는데 두 시간 전, 또 누군가가 히틀러 찬가를 부르며 골목으로 기어 든다 작은 이슬에도 깨질 것 같은 불면의 밤 가지를 끊어놓을 듯 찬바람에 낙엽 날리는 바로크식 백색 창틀에 기대어 서서 헤르만 헤세의 발자취만 기억되고 부러진 날개 파닥이는 검은 새를 그렸다 2023.10.20 - Berlin Lichtenberg 에서 제목 2023. 10. 24.
윤동주 . 편지 윤동주 . 편지 그립다고 써보니 차라리 말을 말자 그냥 긴 세월이 지났노라고만 쓰자 긴긴 사연을 줄줄이 이어 진정 못 잊는다는 말을 말고 어쩌다 생각이 났었노라고만 쓰자 그립다고 써보니 차라리 말을 말자 그냥 긴 세월이 지났노라고만 쓰자 긴긴 잠못 이루는 밤이면 행여 울었다는 말을 말고 가다가 그리울 때도 있었노라고만 쓰자 Letter by Yun Dong-ju As I write I miss you, no, I better not say. Just put it down as a long time passed. Instead of saying I really can't get over her With the long, long stories I sewed in a line, Just write her t.. 2023. 10. 22.
별 아래 누워 있는 동안 별 아래 누워 있는 동안 趙司翼 빛과 어둠이 강에 몸을 부릴 때 거기엔 삶과 죽음이 함께하고 있음을 알았다 마주친 적 없는 나를 어디선가 기억해 내며 어둔 별자리에 소원을 빌던 순간 나와 나는 우연이 아니라 운명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설령 계절처럼 낯설지라도 기도의 별을 하늘에 매달고 빌었던 소원 그 영원으로 숨길 것도 없이 눈물 같은 간절함으로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나를 빌었다 운명은 비애보다 축복이 많다는 것을 믿으며 노변의 빛 근처에서 몸을 녹이고 싶다 제목 2023. 10. 20.
나는 언제나 그곳이었다 나는 언제나 그곳이었다 趙司翼 스스로를 저버리고 편리한 것만 만지작거렸다 온통 낡은 시간을 날이면 날마다 그것으로 끝이었다 옛 기억은 꺼져가는 불씨처럼 허전하고 그마저도 해 질 때 잎이 진 마른 나뭇가지처럼 실속 없이 내 안의 헛된 전리품들만 눈덩이처럼 쌓여간다 언제인가부터 예전의 그 길도 아니고 개미집 모습 엃힌 세월인데도 남일같이 그저 바라보며 내가 그토록 속살 텅 비어 노을처럼 그러한 인생인지 눈치채지 못했다 별 하나 떨어져도 어둡고 칙칙하고 숨이 막히고 공원에 잠든 하얀 조각상에 지나지 않는 목소리도 없고 시력도 없고 어둠 너 때문에 눈이 멀었었다 각기 다른 모습을 하고 몸에 박힌 검은 그림자 마음이 병들도록 너는 그렇게 눌러앉아 그러는지 부탁이다 어둠아 서둘러 다오 내셔널 지오그래픽 표지 그 맑.. 2023. 10. 19.
신달자 . 낙서 신달자 . 낙서 고향 집 낡은 벽 어지러운 글씨 본 적 없는 어설픈 기차 그림 어디에도 내려놓을 곳 없었던 내 마음의 외딴 방 앉은뱅이 글씨는 아직도 일어서지 못하고 흐릿하게 지워진 기차는 제대로 한번 움직이지 못했다 너무 느려 마음 먼저 일어나 서둘러 서울 와 버린 낙서의 찢긴 날개들 내 심장에서 가끔 퍼덕거린다 맥박 소리보다 더 빠른 퍼덕거림 밑에 상상의 볍씨 하나 오롯하게 터진다 푸른 정신, 예술의 진원지가 거기였다 Doodling by Shin Dal-ja A poor drawing of a train and dizzy writings occupy an old wall of my parents’ home– a solitary room of my heart that couldn’t be kept d.. 2023. 10. 17.
가을이면 슬픈 것들로 하여 가을이면 슬픈 것들로 하여 趙司翼 저 타는 황혼 쓸쓸해서 허리춤을 둘러보니 문득 보게 되는 바람 속을 들국화 꽃이 울고 있다 해질 무렵 들려오는 산사의 종소리에 길을 잃고 서성거리는 내 모습이 슬픈 순간 혼자만의 울음으로 너무 많은 추억을 불 싸지르고 싶다 내 이러한 원인의 중심에 가슴새가 울부짖는 피의 절규가 있기 때문이다 가을은 온통 침묵보다 더 한 것들로 허허롭고 풀밭을 홀로 풀 꽃에도 이별은 있었으니 바람결에 얼굴이 스칠 때마다 마음만 병들고 외롭고 쓸쓸하고 빈 들을 홀로 서서 참으로 흔들리는 갈잎 소리뿐 훌쩍 거리며 시들어 가는 허수아비 벌판을 아스라이 별 뜬 밤만 눈에 들어온다 제목 2023. 10. 16.
가을밤을 동경에서 가을밤을 동경에서 趙司翼 초대한다기에 기다렸는데 편지는 오지 않았다 눈 뜬 밤을 늙은 나무는 잎을 털어 내고 밤 새도록 빈 하늘만 이렇게 쓸쓸할 때면 굴뚝 연기 모락모락 시골집이 생각나고 죽는 날까지 거저 주어진 것은 없다 가을도 그렇다 선택도 아니고 피할 수도 없고 좋아도 싫어도 우리는 한 세월을 가을 속에 던져주어야 한다 내 남은 여생은 작아만 가고 어루만지면서 눈시울이 이다지도 서러울까 통영 친구 회갑연은 자녀들과 행복했는지 ! 기다렸는데 소식은 없고 먼 하늘 별만 있다 이 계절엔 누구나 한 번쯤 얼굴을 숙이고 소쩍새 우는 밤 그렇게 눈물 고개를 넘는다 이래도 저래도 가는 게 세월이고 인생인데 세상 사람들아 내 친구들아 이것저것 무엇이라도 남겨야 하지 않겠는가 시를 쓰면서 편지를 쓰면서 그리움을 속.. 2023. 10. 14.
시든 가슴을 문지르고 시든 가슴을 문지르고 趙司翼 휘갈겨 쓴 작은 소네트 몇 편에서 말채나무 꽃 같은 별이 쏟아지고 그냥 푸른 별도 별빛이지만 헛것 같은 추억을 가슴으로 항구에서 내가 선택한 시간도 아닌데 시계는 똑딱거리고 붓질이 멈추고 펜을 떨어뜨리고 먼지의 입자처럼 떠도는 게 인생인데 굳이 미래의 닫힌 상자를 열어젖히고 내가 남이 되고 적이 되는 슬픈 논쟁은 그만하자 해안가 비단 조개가 울먹이고 밤열차가 해적처럼 기적 소리 슬픈 밤 갈색 빵 부스러기 같은 초상화가 테이블에 울고 있다 인생 백미러, 그 모습 모두 지우고 세상 손길이 나를 어루만지는 사람이 되자 저 세상이 흔들 때까지 따뜻이 살자 제목 2023. 10. 11.
오세영 . 나를 지우고 오세영 . 나를 지우고 산에서 산과 더불어 산다는 것은 산이 된다는 것이다. 나무가 나무를 지우면 숲이 되고, 숲이 숲을 지우면 산이 되고, 산에서 산과 벗하여 산다는 것은 나를 지우는 일이다. 나를 지운다는 것은 곧 너를 지운다는 것, 밤새 그리움을 살라 먹고 피는 초롱꽃처럼 이슬이 이슬을 지우면 안개가 되고, 안개가 안개를 지우면 푸른 하늘이 되듯 산에서 산과 더불어 산다는 것은 나를 지우는 일이다. Erasing Myself by Oh Sae-young On the mountain, to live along with the mountain is to become the mountain If a tree erases itself, it becomes a forest; if a forest erases.. 2023. 10. 10.
이별 후에 이별 후에 趙司翼청량리발 완행열차로 가다 보면 태백산 자락 오래된 탄광 가난한 마을이 있다 빈 공간처럼 잊힌 길을 기억해 내며 걸었다 기척 없는 유리창엔 거미줄만 나부끼고 애수(哀愁)를 밥 먹듯 하던 차라리 슬퍼서 아름다웠던 여자의 추억 텅 빈 찻집에는 목각 인형뿐눈시울만 쓸쓸하고 억새풀 흔들리는데 그래도 남은 미련이 얼굴을 맞대고 둘러앉아 훌쩍이고 불러보려던 여자 이름도 잊은 채녹슨 주황색 출입문 밖을 기대 서서 다 지지 못한 그리웠던 순간들추억도 그리움 모두 잊힌 이름이 되자2015.09.20 - 사북에서  제목 2023. 10. 6.
클리포드 앨런 . 뭔가를 느끼고 싶어도 뭔가를 느끼고 싶어도 클리포드 앨런 당신은 아무렇지 않은 것처럼 보일 정도로 고통을 참아 본 적이 있습니까 분명 울고 있었을 텐 데도, 눈물을 닦아 주려 해도 눈물 자국이 없었고 텅 빈 공허한 삶을 살아간다 해도 세상은 그저 당신을 바라보기만 하면 됩니다 그 어떤 감정에도 무감각하고 실제 고통을 느낀다 해도 현실이라고 믿을 수가 없습니다 할 수 없이 누워 있는 동안에도 나는 눈을 감고 기도를 합니다 하나님께서 인도를 주시고 언젠가는 느낄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Wanting To Feel Something by Clifford Allen Have you ever held in pain to the point where it seemed like you didn't care? You could've swor.. 2023. 10.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