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詩畵集(2) : 별의 눈물37

나는 지워야 할 이름이 된다 나는 지워야 할 이름이 된다 趙司翼은하계를 빛으로 메아리가 부풀고별 폭풍 반고흐 그림같이 그렇게 간절했던 밤감히 그 먼 어둠을 찢고 바라만 보는별과 나, 나와 별,전나무만 네댓 개 굴뚝같은 언덕에서어둑어둑 어스름을 침묵하면서 이별의 서곡을 써야 했다내 슬픈 기억처럼 절규하던 바람 잠잠이예견된 이별을 저글링 하는 동안밤늦도록 심장 박동이 맥박 치며 뜨겁다몽파르나스 전갈자리 별 푸른 밤아무 뜻 없이 울다 갔노라고무엇 하나 남기지 말고그랬으면 좋겠다달 없는 밤 고요한 어둠처럼2012.08.17 - Montparnasse에서  제목 2025. 3. 18.
지중해의 별 푸른 밤 지중해 별 푸른 밤 趙司翼 외롭다거나 쓸쓸해서가 아니다그저 중세도시 피렌체를미켈란젤로 광장에서 침묵 속에 바라만 보았다실핏줄처럼 도시를 흐르는 아르노 강수심 가득 베키오 다리에서피 붓듯 밀려드는 광장 행렬을 보는 동안눈시울 뜨겁게 떠오르는 성당에서의 이별또다시 친구 생각을 어쩌라고,기억이 나를 붙들고 몸부림에 눈물이 난다우피치 미술관옆 작은 카페에서책장처럼 낡아 있는 내 모습을 회상하는 동안알 수 없는 그림자가 유리창을얼룩얼룩 저 모습은 누구일까모른 척하기에는 죽음보다 더한 고통이다지중해 별 푸른 밤을 말없이 서서그곳 어디쯤이 친구인 줄 알면서도애써 미친 사람처럼별이 빛나는 밤 혼자 있고 싶은 까닭이다 2016.08.21 ▶ 갤러리 - https://ykcho.ivyro.net/Gallery/003.ht.. 2024. 4. 19.
별의 눈물 별의 눈물趙司翼쪽 창 유리에 젖은 붉은 노을은 밤 그늘에 지워져 가고 어둠 더욱 진하게 익어가는 밤어느 봄날 안개꽃이 하늘로 올랐나 보다 꽃씨 되어 하늘에 올라 별이 된 사연 슬픈 얘기들이 은하수 물결에 실려 소심(素心)한 외로움의 나래를 편다 별 너의 사연이 외로움 흥건한 구름으로 내려와 내 마음을 적실 때 가난한 연민에 가슴이 저려온다 눈물 떨구며 사라져 가는 별 진자리에 찌르라미 밤새 울어 이슬마저 슬픈 빛으로 물든 그 밤의 새벽  제목 2024. 3. 5.
별이 빛나는 밤 (2) 별이 빛나는 밤 (2) 趙司翼 울타리 담 수북한 눈 속을 신음하며 피어있는  진달래꽃, 개나리 꽃, 생태계 변화가 주는 경고의 시그널이다 꽃들이 눈 속에서 제철 가면을 벗어던진 겨울을 원망하며 울부짖는다 달의 여신 '아켈로이스'의 파르르 입술처럼 꽃들의 피맺힌 울음 이러한데  늙고 지친 병든 세월에 섞이지 말고 미켈란젤로가 그린 세 명의 천사를 따라 곱게 흐르는 물처럼 별이 빛나는 밤 무(無)의 세계로  운명 정해진 날 속세의 관할권 범위를 벗어 나고 싶다 갈색 목판화에 새겨진 내 모습에서 미움을 보지 못했다면 지금의 내가 되기 전에 고통 말고는 아무것도 알지 못했을 것이다 2016. 01. 22 -  은사님 장례식에서*문득 (빈센트 반 고흐가 테오에게 보낸 편지)가 생각난다 "내가 종교에 대한 끔찍한 .. 2024. 1. 23.
외로움에게 외로움에게趙司翼그렇게 단단하던 다짐도 나무처럼 흔들리고 눈물처럼 뜨는 별, 바라만 보면서 차라리 니가 그립다 고되고 불쌍한 내가 시대의 광야에서 너 없이 살아낸다는 게 여기까지 어찌 견딜 수가 있었을까 어디서든 눈 감으면 고향집이 그립고 깊은 밤을 어렴풋이 어머니가 못 견디게 그리울 때면 더욱 선명해 오는 너 그렇지만 마주치기가 두려워 본능적으로 고개 숙였다 저녁 정거장엔 바람만 얽매어 있고 뒤를 돌아보면 침묵인 듯 흐릿하게 니가 있었다 불빛 홀로 깊은 밤을 길가에서 군색한 푸념으로 별을 기다리는 동안에도 내 처한 운명 곁엔 니가 있다는 것 때로는 내용도 없는 눈물 내어 주기도 하지만 외롭고 외롭다고 슬픔 속삭이지 않았다 폭설처럼 와르르 눈물이 왜 그럴까?2017년 10월 9일  제목 2023. 11. 3.
별 아래 누워 있는 동안 별 아래 누워 있는 동안 趙司翼 빛과 어둠이 강에 몸을 부릴 때 거기엔 삶과 죽음이 함께하고 있음을 알았다 마주친 적 없는 나를 어디선가 기억해 내며 어둔 별자리에 소원을 빌던 순간 나와 나는 우연이 아니라 운명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설령 계절처럼 낯설지라도 기도의 별을 하늘에 매달고 빌었던 소원 그 영원으로 숨길 것도 없이 눈물 같은 간절함으로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나를 빌었다 운명은 비애보다 축복이 많다는 것을 믿으며 노변의 빛 근처에서 몸을 녹이고 싶다 제목 2023. 10. 20.
나는 언제나 그곳이었다 나는 언제나 그곳이었다 趙司翼 스스로를 저버리고 편리한 것만 만지작거렸다 온통 낡은 시간을 날이면 날마다 그것으로 끝이었다 옛 기억은 꺼져가는 불씨처럼 허전하고 그마저도 해 질 때 잎이 진 마른 나뭇가지처럼실속 없이 내 안의 헛된 전리품들만 눈덩이처럼 쌓여간다 언제인가부터 예전의 그 길도 아니고 개미집 모습 엃힌 세월인데도 남일같이 그저 바라보며내가 그토록 속살 텅 비어 노을처럼 그러한 인생인지 눈치채지 못했다별 하나 떨어져도 어둡고 칙칙하고 숨이 막히고공원에 잠든 하얀 조각상에 지나지 않는목소리도 없고 시력도 없고 어둠 너 때문에 눈이 멀었었다각기 다른 모습을 하고 몸에 박힌 검은 그림자마음이 병들도록 너는 그렇게 눌러앉아 그러는지부탁이다 어둠아 서둘러 다오내셔널 지오그래픽 표지 그 맑은 호수가 되고.. 2023. 10. 19.
해 질 녘 속리산 法住寺 해 질 녘 속리산 法住寺趙司翼아득히 또 하루가 느린 걸음으로이야기 여러 줄거리를 만들면서쑥독새 슬피 우는 숲을 지나 귀향길 황혼을 간다산사, 그리웠던 때를 생각하는 동안법주사 흐린 빛과 어둠 평화로운 고요에서쇠북보다 아련한 목탁소리여울진 계곡을 나뭇잎 하나 떠가는데해 질 녘 문장대를 만지작거리며 별을 기다린다때로는 기도하는 마음으로기다려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텅 빈 허공 바위 벽을 기대서서이렇게 홀로 외로운 나에게오리숲 바람이 간격을 유지하면서법주사 뒷동산에 별을 보내온다솟는 눈물 뚝뚝 지는데나무도 바람도 혼자가 되는 속리산 밤이다  제목 2023. 9. 23.
깊은 밤 루이스버그 깊은 밤 루이스버그趙司翼또 하루가 일몰의 어둠으로 뒤덮인다행복은 일시적이고 죽음은 영원을 말하는 것유일한 존재는 신이 주신 재산 안에 있는 것이다저 멀리 남미 대륙으로 이어지는 석양이무엇을 의미하는지 안다는 것은외롭게 달빛 흐르는 교각을 기대 서서고요한 침묵에 싸여 생각하는 밤이 되는 것이다외로움, 쓸쓸함, 별을, 어둠에 두고눈 깜짝할 사이 자정이 오고앞에 놓인 수많은 길들어느 길을 선택해야 할지 모르는 동안나는 빛이 가득한 곳으로 가야 한다는 것을 안다2017.08.20 - Louisburg Square  제목 2023. 8. 27.
버몬트 배닝턴의 밤 버몬트 배닝턴의 밤趙司翼왜 그렇게 많은 나무들이 바람을 떨었을까 잎 살랑이는 언덕을 굽이굽이 기억했던 모든 것이 돌아오기 시작할 때 알게 된다 육 년 전 이곳을 낯선 사람으로 왔고 모르고 지낸 그 몇 년 동안 계절이 가고 또 모여들고, 가을이 오고 여름이 갔다 카메라 셀카 봉 추억을 만들면서기억을 열고 들어서면 해바라기 들녘줄지어 선 사이프러스 달빛 길에서   외로운 불빛 속에 나그네 된 내가 싫어 눈 감고 남쪽하늘 고향 별을 세던 밤처럼 외로운 침묵 깊게 나를 그냥 두기로 했다 하염없는 자유인으로서 내가 버몬트 배닝턴의 모습처럼 푸른 밤 침묵 속에 나를 묻어 두기로 했다2017년 8월 29일 - Vermont Bennington에서 제목 2023. 8. 8.
우리 사랑이었을까? 우리 사랑이었을까? 趙司翼서랍에서 빛바랜 사진 한 장, 오랜 이야기만 아련하다 국민학교 서울 가는 수학여행 호남선 완행열차에서 우연한 시선이 애정처럼 빛났던 눈빛 환상 가득 그 순간이 턱! 숨이 막히고 스치던 눈빛 설렘을 밥 먹듯, 어느 날 동네 우물 인접한 구불텅한 골목에서 미제껌 한 통 건네주던 당시를  너의 사랑 고백이라고 굳게 믿었다 시간 겹겹이 세월의 벽은 두꺼워지고 그 긴 세월 거슬러 텅 빈 스크린을 보면서 그때 우리 사랑이었을까? 설령 운명이었다 해도 우정으로 남겨두고 성배를 마시지 않았다는 사랑의 이유만으로 꽃 너를 꺾지 않았다는 우리 함께 친구로 성장했고 시간이 흘렀지만 익숙한 미소가 천천히 깊은 밤을 빛나는 별처럼 거기에 있었다  제목 2023. 8. 5.
별이 빛나는 라플란드의 밤 별이 빛나는 라플란드의 밤 趙司翼먼지 쌓인 추억을 손바닥으로 지우면서 내 오랜 세월이 예저기 흩어져 은하계를 떠도는 유영을 보았고 이야기를 들었다 수 없이 독백하며 홀로였던 밤 그 많던 시간이 담쟁이덩굴처럼 월계수에 쌓여 비밀처럼 과거라 해도 불꽃같은 오늘이어도 이 모두가 나였었고, 나인데,  남이 되어버린 지금에 와서 낯선 시선이 오고 갈 뿐 아무런 말이 없고 내가 그립지도 않았는지! 맥 끊긴 삶의 간극이 너무 길었던 이유였을까 별이 빛나는 라플란드의 밤 과거 속에 오늘을 그려 넣고 오늘 안에 지난 이야기를 새긴다  제목 2023. 6.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