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랑이었을까?
趙司翼
서랍에서 빛바랜 사진 한 장, 오랜 이야기만 아련하다
국민학교 서울 가는 수학여행 호남선 완행열차에서
우연한 시선이 애정처럼 빛났던 눈빛
환상 가득 그 순간이 턱! 숨이 막히고
스치던 눈빛 설렘을 밥 먹듯, 어느 날
동네 우물 인접한 구불텅한 골목에서
미제껌 한 통 건네주던 당시를
너의 사랑 고백이라고 굳게 믿었다
시간 겹겹이 세월의 벽은 두꺼워지고
그 긴 세월 거슬러 텅 빈 스크린을 보면서
그때 우리 사랑이었을까? 설령 운명이었다 해도
우정으로 남겨두고 성배를 마시지 않았다는
사랑의 이유만으로 꽃 너를 꺾지 않았다는
우리 함께 친구로 성장했고 시간이 흘렀지만
익숙한 미소가 천천히
깊은 밤을 빛나는 별처럼 거기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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