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060 죽은 자들을 위한 기도 죽은 자들을 위한 기도 趙司翼 저기 늑골처럼 불끈 솟아오른 산등성 하늘을 가로질러 신의 존재처럼 우뚝 솟은 설산 거센 바람 휘몰아치는 '샤모니' 언덕 그늘진 숲에서 그들이 그리워 눈물이 간헐천처럼 뜨겁게 솟는다 저마다 운명을 봉인하고 하늘로 간 친구들이 그리울 때마다 나 이렇게 살다가 이렇게 죽어 가겠지만 나의 친구들이여 모두 잊고 빈 마음이 되어도 울어버릴 용기조차 없을 것 같아서 이렇게.... 어느 성간(星間)에서, 험준한 설산 빙벽에서, 들국화 핀 풀밭에서, 여기저기 흔적으로 남아 있는 친구들 영혼을 불쌍히 여기시고 주님, 장엄한 울림으로 기도 소리가 하늘에 닿을 때까지 천국과 영원을 말해주지 않으시렵니까Villages in Chamonix에서 제목 2026. 8. 23. 어느 고단했던 날 어느 고단했던 날 趙司翼 햇살 가득 숲을 흐르는 시냇물 언덕 사이 여름 깊게 익어가는 꽃향기 속에 황홀감이 하늘에서 내려온 거기인데도 젊은 날의 기억들이 눈동자를 그렁그렁 울고 있다 욕심에 찬 세월 살아 내느라 패배를 인정하는 법을 알지 못해서 더욱 슬프게 살아온 세월 후반기 인생 살아가면서 알게 된다 후회와 눈물 섞인 무슨 말을 하든 고단하게 살아온 내 세월에게 무릎 꿇고 진정으로 사죄의 편지를 써야겠다 오늘도 살아가는 하루가 분자처럼 밀당을 하며 저물어 가고 있다 2026.08.15 - 가고시마(鹿児島) 제목 2026. 8. 18. 회상 (回想) 회상 (回想) 趙司翼 예쁘지가 않아 싸매뒀던 추억의 빗장을 풀고 오래전 그때를 열어본다는 것이 길가를 구르는 나뭇잎 위로 떨어지는 빗방울처럼 슬펐다 이야기할 사람 하나 없는 '베네치아' 석고처럼 늙어 있는 중세도시 덩굴 밑에서누군가를 기다리듯 턱을 괴고 슬픈 사람이 되어야 했다 세상이 내 외로움을 외면하려 할 때에도 울며 세상을 떠난 사람들과 임종을 앞둔 사람들 운명을길동무처럼 곁에 두고 넘치듯 시련에 울던 지난날 이야기가 과거에서 미래로, 몇천 리나 어디쯤 헤어졌다가 다시 오늘로, 돌아와 고독한 영혼의 영봉(靈峰)을 이루려 든다2016. 10. 13 - Santa Maria della Salutehttp://en.wikipedia.org/wiki/Santa_Maria_del.. 2026. 8. 15. 이육사 . 광야(曠野) 이육사 . 광야(曠野) 까마득한 날에 하늘이 처음 열리고 어디 닭 우는 소리 들렸으랴 모든 산맥들이 바다를 연모(戀慕) 해 휘달릴 때도 차마 이곳을 범하진 못하였으리라 끊임없는 광음(光陰)을 부지런한 계절이 피어선 지고 큰 강물이 비로소 길을 열었다 지금 눈 내리고 매화 향기 홀로 아득하니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다시 천고(千古)의 뒤에 백마(白馬) 타고 오는 초인(超人)이 있어 이 광야(曠野)에서 목놓아 부르게 하리라 제목 2026. 8. 14. 운명이 내게 좀 더 자비로웠다면 운명이 내게 좀 더 자비로웠다면 趙司翼 그 시절 추억이 환영처럼 다가들던 날 해가 질 때 붉은 옷을 입고 물줄기 흐르던 강둑에서 산을 함께했던 친구가 못내 그리워 쓸쓸한 언덕길 작은 예배당을 찾아 조용히 물었는데 4년 전, 천국행 열차 티켓을 끊었다는 친구 소식에 폭풍 같은 슬픔이 바람을 앞질러서 울부짖고 마치 고요한 밤 꿈처럼 친구 영혼이 내 손을 잡는 순간 우리 둘은 간절한 포옹을 뜨겁게 섞었다 삶아 있고, 죽어 있고, 하늘이 흔들리는 수이르 강변에서 친구 운명을 품에 안고 애도하면서 울었다 2025.07.20 - Ireland에서http://en.wikipedia.org/wiki/River_Suir 2026. 8. 11. 하루가 그렇게 흘러가는 동안 하루가 그렇게 흘러가는 동안 趙司翼 시대의 암울한 허무를 율법처럼 침묵을 미덕으로 살아온 세월이 너무 길었던 걸까 흔적으로 남아 있는 그곳에는 슬픔만 있고 살고 있기에, 사는 거라고 말하기엔 지난 이야기를 슬퍼하며 눈물 흘리는 것조차 죄인 같고 다정하게 한마디 말도 없이 이렇게 또 하루가 흘러간다 하니 창문 밖을 횡설수설 강물결이 흘러가는 동안 지난날을 깊게 슬퍼하면서 만약 한 가지 소원이 있다면 세월이 주는 미소를 곱게 간직하고 싶다 제목 2026. 8. 9. 이나 도나 쿨브리스 (외로움) 이나 도나 쿨브리스 . 외로움기울어가는 달이 떠 있고 희미하게 몇 개 안 되는 별이 떠 있다 창틀 주위의 포도나무에는 이슬이 맺혀 있었고 바람길 따라 서쪽으로 작은 구름이 흘러가고나는 고요한 휴식 중에 바다가 신음하는 소리를 들었다 그러다 무슨 슬픔 때문인지 아니면, 지난날의 기억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내 곁에 있던 손이 차가운 눈물에 젖어 있었다 Loneliness by Ina Donna Coolbrith THE waning moon was up; the Were faint, and very few; The vines about the window-sill Were wet with falling dew; A little, cloud before the wind Was drifting.. 2026. 8. 3. 콩코드 광장 콩코드 광장 趙司翼 오래된 분수대가 은빛 물줄기로 솟아오르고 광장 멀리 끝자락이 고양이처럼 몸을 웅크리고 있다 덧없는 환상 속에 욕망을 꽃피우고 한때는 그런 존재였던 여자가 광장에서 단두대에 목을 내어 놓고 시대의 제물이 된 '마리 앙투아네트' 의식이 거행되는 동안 허공에 눈물을 뿌리고 무너져가는 토대 위에 머리를 파묻은 채 숨을 헐떡이며 구원을 갈망하던여자가 잠든 여기, 핏물 가득 슬픈 시대의 세월이 흐르고 있다2017. 10. 24 2026. 7. 31. 어떤 이별을 배웅하던 날 어떤 이별을 배웅하던 날 趙司翼 웅장한 탄생에서 허무한 죽음까지 안부를 주고받던 친구 절반은 저녁별을 찾아갔고 살아왔던 이야기가 허무하게 문신처럼 남아 강을 이루고 있다 후드득 빗방울 떨어지는 비 오는 날 때때로 느닷없이 큰 슬픔이 와서 끊어진 인연을 슬퍼하며 눈물 진 세월도 많았다 어느 영혼이 올 때는 산하가 푸르렀고 그 영혼이 떠나갈 때는 칠흑같이 어두운 고갯길을 넘는다 인생은 내가 어디에서 왔는지 물었지만 대답을 채 끝내기도 전에 관자놀이에 서리가 내리고 낙엽이 된다 제목 2026. 7. 27. 퍼시 비시 셸리 (영국 국민 여러분께) 퍼시 비시 셸리 (영국 국민 여러분께) 영국 국민 여러분, 여러분은 고통의 신음을 토하면서 곤궁에 처한 자들을 약탈하고, 거둬들이고 권력을 가진 자들이 입는 옷을 만들고 여러분 자신은 썩어빠진 공기를 들이키면서도따뜻한 집을 지어주고 마치 신처럼 모든 것을 베풀어 주면서 요람에서 무덤까지 보살펴 주는 영국 국민 여러분이여… To The People Of England by Percy Bysshe ShelleyPEOPLE of England, ye who toil and groan, Who reap the harvests which are not your own, Who weave the clothes which your oppressors wear, And for your own take .. 2026. 7. 25. 가고 없는 세월 가고 없는 세월 趙司翼 그때는 황금빛 햇살을 환하게 밝히던 여기, 하늘이 내려앉은 그곳에는 바람에 흔들리는 꽃들이 고개를 숙이고 떠도는 구름처럼 오래전 추억이 숨을 헐떡거리고 있다 합성 섬유로 치장을 한 거리의 얼굴 운명의 무질서함이 뒤섞인 거리의 카페에서 무릎 위에 펼쳐진 '앙투안 아르노' 책과 마주하는 동안 가버린 세월이 나를 기억하고 있는 듯 수 세기를 초월한 거리가 깃털을 장식한 묘비처럼 외롭다 사이프러스, 올리브 나무 우거진 언덕 이끼 낀 바람이 물결치듯 밀려오고 위안을 찾지 못한 텃새들끼리 하루를 지워내면서 느린 대화가 이어진다2018.08.21 - 생시르크라포피 (Saint-Cirq-Lapopie)http://en.wikipedia.org/wiki/Saint-Cirq-La.. 2026. 7. 24. 나는 침묵하는 증인이 된다 나는 침묵하는 증인이 된다趙司翼계절 비가 우령차게 방충망으로 스며들고 벽에 걸린 시계가 둔탁한 리듬으로 시간을 세고 있다 새벽 2시, 파편에 갇힌 중동의 밤이 화약에 지친 눈으로 침묵하면서 폭풍 같은 세상이 굴러가는 것을 바라만 보고 있다 제국의 몰락처럼 휘청이는 밤 천둥을 동반한 미사일은 어둠을 갈기갈기 찢어놓고 이것이 하늘이 예언하는 생존 방법일까 번개가 모퉁이 가로등을 강타하고 빛 조각이 젖은 바닥 위로 파편처럼 떨어진다 번지르르한 홀에 앉아 전쟁을 실행하는 미치광이,그것을 인류의 정의라고 부르짖고 있다2026.07.18 제목 2026. 7. 21. 자연에 묻혀 살면서 자연에 묻혀 살면서趙司翼 수초 사이를 물 바람이 푸르게 일렁이면서 귓속말을 속삭이는 강가에 앉아 자연의 노래가 물결치듯 피어나는 데도 나는 고요 속에 그림자처럼 초연하게 서 있다 강둑에 선 삼나무 가지들이 적막한 하늘에 머리를 부딪치면서 머뭇거리던 이파리가 떨어지는데 나는 기슭에 앉아 파멸의 균열처럼 쓸쓸했다 강 건너편 부는 바람이 겸손하게 전율을 일으키고 또 이렇게 잃어버린 시간을 슬퍼하면서 나의 사명이 다했을 때 메아리만 남기고 바람처럼 그렇게2026.07.04 - 京都 西九条南田町 제목 2026. 7. 18. 존 클레어 (달맞이꽃) 존 클레어 . 달맞이꽃해가 서쪽으로 기울어 가고 이슬방울이 저녁 하늘을 진주처럼 수놓을 때 달이나 별처럼 창백한 달맞이꽃 은 이슬에 새하얀 꽃잎을 활짝 펼친다 빛을 피해 은둔하듯 밤하늘 아래 아름다운 꽃을 몰래 피운다 그 애틋한 손길에 눈을 가린 듯 밤은 자신이 가진 아름다움을 알지 못한다 밤이 가고 아침이 올 때까지 꽃은 그렇게 피어있다 낮 이 눈을 크게 뜨고 바라보면 피할 수 없는 시선을 부끄러워하며 시든다국적 : 헬프스턴 , 노샘프턴셔 , 잉글랜드 출생 : 1793년 7월 13일 사망 : 1864년 5월 20일 (향년 70세) Evening Primrose by John Clare When once the sun sinks in the west, And dewdrops pear.. 2026. 7. 9. 人生 列車는 簡易驛이 없다 (五) 人生 列車는 簡易驛이 없다 (五) 趙司翼 해가 저물 무렵 부표처럼 노을이 떠다니고 신의 분주한 캔버스처럼 도시의 차량 불빛이 내 눈동자를 스치고 갈 때 퇴근길 인파들 야간 행렬을 보면서 나는 오늘도 천국의 문을 향해 가고 있음을 보게 된다 그것은 의무적으로 닥칠 것이고 어느 날 시간이 멈추는 순간이 오면 자신의 마지막 사명을 어떻게 완수할지 "다 이루었다"라고 외치게 될지 "하루만 더,"라고 하게 될지 삶의 은퇴를 앞 둔 남자가 쓸쓸하게 시가를 피우며 멍하니 있다2026.06.28 - 京都 近鉄에서 제목 2026. 7. 4. 영혼을 박탈당하던 날 영혼을 박탈당하던 날 趙司翼 상기된 얼굴 눈빛들이 이글거리고 옷자락 흘러내린 몸이 오색 불 향연에 흐느적거린다 헝클어진 머릿결이 목선을 타고 줄무늬 망토가 여자의 몸을 흐를 듯이 간당 간당 눈 날리듯 구겨진 지폐 조각이 무대 위 발목 부근으로 던져지면서 모두의 시선은 익어가는 그녀의 몸을 탐닉한다 스치듯 자두처럼 우뚝 솟은 여자의 젖가슴이 헛것처럼 다가오고 오래된 욕망에서 응축된 황홀경 나는 행복했을까 나는 정말 행복했을까 내 슬픈 영혼을 향해 소리 없이 슬펐다 2016 - Paris, France BGM - Italian Medley (Miscuglio Italiano) 제목 2026. 6. 30. 진 플레윗 (아침) 진 플레윗 . 아침 동쪽 하늘이 세상 속으로 환하게 스며들면서 색들로 치장을 한 선단이 바다에서 항해를 하고 있다 울창한 숲과 자욱한 안개가 천천히 흩어지며 눈물을 흘리고 입맞춤을 나눈다 앵초, 튤립, 수선화에게 칼날 같은 바람이 날카롭게 불어왔다 "일어나라! 일어나라! 날이 밝았을 때, " 세상천지가 이슬로 씻겨지고 있었다 진 블레윗 (Jean Blewett)국적 : 캐나다 출생 : 1862년 11월 4일사망 : 1934년 8월 19일 (향년 71세) Morning by Jean BlewettThe eastern sky grew all aglow, A tinted fleet sailed just below. The thick wood and the clinging mist Slow pa.. 2026. 6. 29. 내 쓸쓸함을 미처 알지 못했다 내 쓸쓸함을 미처 알지 못했다 趙司翼 바젤을 흐르는 라인 강 무릎부근에서 캔버스에 꽃 향기를 그리던 때가 가슴 깊이 기억으로 남아 있다 내 외로운 추억이 담긴 강둑에서 돋아나듯 형상을 지닌 고향 선율이 미친 듯이 그립고 광한루원이 있는 고향 집이 생각난다 지리산 뱀사골 계곡물소리가 기도하듯 은은하게 천둥처럼 울리고 수녀처럼 고요한 동산 위로 반딧불이가 무자비한 눈빛으로 날아다니는 집마당 풍경이 그립다 저기 멀리 알프스산 자락이 강물 위를 살랑살랑 밀려들고 길가에 핀 팬지꽃 노는 모습에서 가난했던 고향 풍경이 어지럽게 드리워온다 2018.08 - 스위스 바젤 "라인 강"에서 https://en.wikipedia.org/wiki/Rhine 제목 2026. 6. 24. 클로드 맥케이 (내가 세상을 떠났을 때) 클로드 맥케이 (내가 세상을 떠났을 때) 내가 세상을 떠나 잊히고, 살아있는 사람 중 아무도 내 얼굴을 기억하지 못할 때 낯선 땅 아래 내 뼈가 썩어 묻히고 그 자리를 표시할 나무 한 그루, 돌 하나도 없을 때 어쩌면 열정으로 가득 찬 한 젊은이가 사랑과 술 냄새가 풍기는 옛 시를 음미하며 낡은 책장을 넘기다가 내 작은 노래를 우연히 발견할지도 모른다 그는 그 멜로디를 나지막이 흥얼거리며 누가 오래전에 이 시를 썼을까 낡은 책의 묵은 페이지를 넘기다가 내 작은 노래를 발견할지도 모르겠다 출생 : 1890년 9월 15일 (자메이카)사망 : 1948년 5월 22일 (향년 57세) 미국 일리노이 주학력 : 캔자스 주립 대학When I Have Passed Away by Claude McK.. 2026. 6. 23. 잔상.殘像 잔상.殘像 趙司翼 들창 가 하늘에서 빗방울이 떨어지고 찰랑거리는 세월과 세월 사이 추억의 오솔길 까마득한 그 길 열차가 달리던 호남선 철길 위에 가랑비는 내리고 어머니 등을 기대 살던 어린 날 흔적으로 묶여 있던 실타래가 풀리면서 알듯 말 듯 눈물이 나고 느릿느릿 어지럽게 이제 와서 떼 지어 오는 어린 날의 잔상을 어찌하란 말이냐 내 무너질 성싶다가도 이렇게 쉴 새 없이 살아온 인생인데 이 좋은 세상아 너만 홀로 즐기려느냐 2026.06.14 - 三国岳 (미쿠니 타케)에서 제목 2026. 6. 20. 라 펠로사 슬픈 연가 라 펠로사 슬픈 연가趙司翼 파도가 부서지는 해변을 나른한 시선으로 보편적인 생각에서도 볼 수 있을 만큼 외로움을 본다 홀로 외딴곳에서 무의미한 모습이 되어 길 없는 숲처럼 느껴지는 삶 이토록 증오스러운 세상에서 그렇게 세월은 흘러가고여객선 키를 돌리는 물소리와 바람뿐 파도에 시달리는 해안의 포효 속에 도요새 한 마리가 솟아오르며 바다 위를 날아간다 어두운 날을 휘갈겨 쓴 일기 문장처럼 물결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에 한없이 넓어지는 파도를 보며 시간이 거듭될수록 슬픔만 더욱 쌓인다 2025.07.18 - La Pelosa Sardinia 제목 2026. 6. 13. 친구 장례식 친구 장례식 趙司翼 조화로 장식한 백단나무 향기가 향로에서 슬프게 깊어가는 밤을 지켜보고 있다 진혼곡 애도가 첼로 선율로 매듭지어질 때 내 무모한 이상주의에 공감해 주던 친구는별 가득한 은하계 너머 더 이상 삶의 완성이 필요 없는 세상으로 갔던 것이다 계절도 슬피 우는 이러한 밤 잠시 견디는 시간도 휘청거리는데 그가 떠났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도 없고, 굳건했던 어둠의 얽매임을 지나 또 다른 하루가 눈떠 오면 조용히 홀로 강둑에 서서 고질적인 추억의 되새김질로 친구 생각하는 감정에 목말라하며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다 한들 어떻게 고독의 깊이를 견뎌낼 수 있을까野田 野道 (Nomichi Noda)일본에 정착하기까지 바탕이 되어준 친구 열도의 모진 풍파를 바람막이가 되어 준 고국에.. 2026. 6. 8. 괴테의 길 괴테의 길 趙司翼 무너진 성 자락에 구불구불 철길이 흐르고 기차 건널목을 지나는 괴테의 길 비 내리는 날 그토록 어둡고 음산한 길을 시인은 갔던 것일까 불쑥 떠오르는 괴테의 그림자가 이토록 격렬하게 날 반길 줄은 알지 못했다 평화롭게 조용한 들판에는 그가 살다 간 세월의 흔적들이 종이장처럼 구겨져 있다 시간 거듭될수록 구름 같은 상징들이 펼쳐지면서 바람에 몸을 맡긴 빗방울이 후둑후둑카페가 있는 팬지꽃 풀밭 위로빗소리 메아리가 울려 퍼지고 시간의 물결 위에 종이배를 띄우면서 하루가 흘러가는 대로 잡지 않고 두었다 2023.08 -괴테베흐 기차 건널목을 지나 브로켄 산으로 가는 괴테의 길 BGM - Sergei Trofanov (Djelem) 제목 2026. 6. 4. 사라 테즈데일 (회색 안개) 사라 테즈데일. 회색 안개 무거운 짐을 진 듯, 안개가 자욱하게 깔리고 바다의 차갑고 하얀 유령처럼 언덕들이 하나씩 사라져 간다 오솔길과 후추나무도, 나는 안개가 창문으로 흘러들어오는 것을 바라본다 온 세상이 눈이 멀어 버린 듯 모든 것이, 나의 그리움조차 나른해진다 심지어 내 마음속에 있는 생각들까지도 나는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 쥐었다 더 이상 할 일도, 할 말도 없다 더 이상 바랄 게 없어, 너무 지쳤어 그리고 죽은 자처럼 무거울 뿐이다 출생 : 1884년 8월 8일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사망 : 1933년 1월 29일 (향년 48세)Gray Fog by Sara Teasdale A fog drifts in, the heavy laden Cold white ghos.. 2026. 6. 3. 이전 1 2 3 4 ··· 4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