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吉野弘 . 銀座를 말없이 걸었다 銀座를 말없이 걸었다 吉野弘 창백한 얼굴 침울한 마음너에게서 멀어지려고 눈 감는 그 때간간히 빗방울 떨어지더니순간처럼 내리 치는 천둥의 시간어쩌면 단 한 번 손길만으로도영원히 잠들 수 있을지도 몰라번갯불 낙하 하더니 도시의 빌딩을 소용돌이친다울부짖던 하늘이 그치고 깃털같은 빗방울 가볍게파스텔 빛 몸에 묻은 먼지를 씻어준다꽃들 어우러진 도시의 공원은그토록 그리웠던 물줄기를 향해 고개를 든다긴자(銀座) 거리 상쾌한 걸음빗방울, 그 소중함을 다시 느끼며2024.04.11 - 外出道銀座で 제목 2025. 4. 28.
病床日記 (응급병동) 病床日記 (응급병동)趙司翼몸통 영역 더 깊게 파고들면서 그 많게 정의된 생의학을 무력화시키고 '산 者' 세상이, '죽은 者' 세상을 넘나들 때마다 고통이 만삭으로 포화된 병실 듣는 가슴 찢어질 듯 숨이 막히고 어느 순간! 호흡 느릿하게 누군가가 생의 임계를 지날 때요절을 거슬러 병실 모두 울면서 주저앉는다 운명 앞에 등을 굽히고 기도의 결의가 시들기 전에 차게 굳어 가는 세포 줄기마다 역삼투 현상, 그 기적이 병실 가득 거짓처럼, 그리 되기만2012.03.18-병실에서 제목 2025. 4. 27.
봄이라서 그럴까 봄이라서 그럴까趙司翼백합과 페튜니아, 꽃 같은 네온에 쌓여 별을 동반한 우주 음표 천상의 멜로디가 울리는 밤이라 그럴까 불모의 산을 정복한 것처럼술 취한 모습이 거리에서 울창한 목청을 친다 왜 아니겠는가! 나 그러듯, 누구나 홀로인 세상 어찌 저찌 사는 게 인생이라서 나만 비롯해도 생애 한시름을 위스키에 태우고 싶다 인디고색, 별 푸른 밤도 여수바다 울돌목 거친 물살처럼그 윤곽이 아직도 찰락거리는데 아득한 그 기억과 이별하는 밤이다2025.04.20 제목 2025. 4. 23.
로버트 프로스트 . 금빛은 한순간이다 로버트 프로스트 . 금빛은 한순간이다 이른 봄 나무에 돋아난 새싹은 금빛이다하지만 자연에서 가장 빨리 사라지는 색이기도 하다나무의 첫 싹은 꽃이지만 이 꽃 역시 금세 사라진다마치 인류가 에덴동산의 낙원에서 추락했듯이희망찬 아침 햇살이 낮으로 바뀌면서꽃은 잎으로 변해 땅으로 떨어지고아름답게 싱싱하고, 순수해도 오래 머무르지 않는다 Nothing Gold Can Stay by Robert Frost Nature’s first green is gold, Her hardest hue to hold. Her early leaf’s a flower; But only so an hour. Then leaf subsides to leaf. So Eden sank to grief, So dawn goes dow.. 2025. 4. 22.
밤에 쓰는 일기 밤에 쓰는 일기趙司翼 창틀에서 봄으로 핀 꽃 시들면서뛰는 맥박처럼 눈물만 뚝뚝꽃들은 그렇게 깜깜한 어둠으로 사라지고평생을 숙제처럼 캔버스에서결의와 고집이 만나는 점을 비워둔 채장 메칭거, 폴 세잔, 살바도르 달리를 비롯하여도큐비즘으로 일그러진 밤액자에서 트렌치코트 빈티지한 모습으로해안마을 언덕끼리 만나는 곳을 우두커니 있는데TV는 '속보(速報)'라는 이름으로트럼프에서 시진핑 거슬러이스라엘에서 팔레스타인까지,관세를 포함한 폭발 직전 이야기들이눈과 귀를 쉼 없이 지나는 동안나의 말하지 않은 말들이나무 벤치에 앉아 한숨을 내뱉고 있었다 2025.04.17, 밤 제목 2025. 4. 19.
구상 . 오늘 구상 . 오늘 오늘도 신비의 샘인 하루를 맞는다. 이 하루는 저 강물의 한 방울이 어느 산골짝 옹달샘에 이어져 있고 아득한 푸른 바다에 이어져 있듯 과거와 미래와 현재가 하나다. 이렇듯 나의 오늘은 영원 속에 이어져 바로 시방 나는 그 영원을 살고 있다. 그래서 나는 죽고 나서부터가 아니라 오늘서부터 영원을 살아야 하고 영원에 합당한 삶을 살아야 한다. 마음이 가난한 삶을 살아야 한다. 마음을 비운 삶을 살아야 한다. Today by Ku Sang oday again I meet a day, a well of mystery. Like a drop of that river extends to a spring of a valley and then to the faraway blue sea, for t.. 2025. 4. 17.
쓸쓸해서 외로웠다 쓸쓸해서 외로웠다趙司翼 황혼의 눈동자가 저물녘을 쓸쓸히 어두워 오는 틈에 끼어 비명을 지른다 땅내음 고개 숙인 언덕갈풀 사이 하얀 들꽃처럼 그렇게 시인의 생애 말고, 어떤 존재도 없었다 가을걷이 자국마다 서리 결이 쌓이고 나 외로워 흘린 눈물 어느 천 년 그 세월에 묻어야 했다 밀밭 우거진 황색 들녘 적막한데 단풍나무 검은 가지에서 시인의 영혼인 듯 초저녁별 하나가 나를 보고 있다 2017.11.29 '폴란드 볼라 오크르제스카'에 있는 시인 '헨리크 시엔키비츠' 기념비에서 https://poem-poet.tistory.com/892 제목 2025. 4. 12.
1992년 . 노벨 문학상 (데릭 월콧) 출생 : 1930년 1월 23일 (영국령 서인도 제도의 세인트 루시아 캐스트리스 ) 사망 : 2017년 3월 17일 (87세)  직업 : 시인, 극작가, 교수 1992년 노벨 문학상 데릭 월콧 .  사랑 그 후 사랑 언젠가는 올 것입니다 환희의 시간이 변화된 당신 자신을 맞이할 것입니다 당신의 거실 거울 앞에서 변화한 당신을 보며  미소 지을 것입니다 여기 앉아 차분하게 느껴보세요 당신은 또 다른 당신을 사랑하게 될 것입니다. 와인과 빵을 먹으면서 당신의 마음을 되돌리세요 당신을 사랑했던 이방인에게 당신이 무시했던 당신의 모든 삶 당신의 진심을 알고 있는 타인을 위해 책갈피에서 망상의 러브 레터를 없애버리세요 사진과 절망적인 메모들까지 이제 거울에서 자신의 과거 이미지를 벗어버리고 차분한 마음으로 당신의.. 2025. 4. 11.
어떤 날이 그랬던 것처럼 어떤 날이 그랬던 것처럼 趙司翼 웅덩이를 잔 물 아롱진 밤도 아니었는데 슬렁슬렁 밤비 지나간 자리깔린 볏짚 부풀면서 오르는 목단과 다알리아가  황록의 수채화 물감으로 색조를 내밀었다 내 어설픈 흉내로는 설명할 수도 없고  그래도 지금 순간을 번역하려니 열기에 찬 호흡이 나를 감전시키는 일로 뜻 모를 생각만 오히려 깊어지고 눈물 가득 아파 오는 순간 바람을 본다   꽃 붉은 동백나무 돌담 길무수한 꽃잎이 바다 너머  먼 땅 어디론가 허공을 날아간다  담쟁이덩굴 화환처럼 고귀하고달팽이 순례처럼 천천히 그렇게 모든 것이 바람 안에 있다2025.04.05  제목 2025. 4. 6.
샤를 보들레르 . 그대에게 샤를 보들레르 . 그대에게 한 폭의 그림처럼 그대 모습이 눈부시다  맑은 하늘 한줄기 바람이 스치듯 아름답게 미소가 감도는  그대의 입술과 그대의 가녀린 손짓  하나의 해가 떠오르고  또 하나 세상이 환하게 그대 미소로  밝아지는데  눈이 부셔 나는 도저히 눈을 뜰 수가 없다  눈부신 그대 눈빛이 너무나도 아름다워  그대의 수호천사가 되고 마는 나는  영혼조차 이미 그대 것이 되고  화석처럼 그대 사랑하는 마음이 영원하기에  나는 모든 것을 그대에게 바친다 2025. 4. 2.
조이스 알칸타라 . 당신은 나의 죽음을 당신은 나의 죽음을 보지 못할 것입니다 조이스 알칸타라 당신은 내가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겠지만 죽어가는 모습은 보지 못할 것입니다 내가 약하든 아니든 간에 나는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 꿋꿋이 서 있을 것이며 인생이 쉽다고 하는 사람도 있겠으나 그것은 진정으로 사는 삶이 아니고 살기 위해 끊임없는 투쟁을 하겠지만 결국엔 그 자리에 머물게 될것입니다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울고 싶어도 참아가며 살기 위한 투쟁을 계속할 것입니다 결국 나는 죽음을 타고난 운명이고 지치고  힘들지만 나의 처한 현실을 헤쳐 나갈 수 있습니다 당신은 내가 힘들어하는 모습은  보겠지만 죽어가는 모습은 보지 못할 것입니다 You Will Never See Me Fall  by  Joyce Alcantara You may see m.. 2025. 4. 1.
캔버스의 봄은 오지 않았다 캔버스의 봄은 오지 않았다趙司翼 그리다 만 꽃들 붓자국 어수선하게속옷 나부레기가 바람을 나부끼는 빨랫줄 그러하듯타버린 시간들만 캔버스에 나자빠져 뒹굴고인상주의 '클로드 모네'의꽃밭 여인들 안갯속 풍경처럼낮에 봤던 꽃 향기를 찻잔 속에 녹이며그런 봄을 팔레트에 으깨 봐도아흐레가 지나도록 붓 끝만 허둥지둥뭐가 문제인지,사실을 깨닫기도 전에차 오르는 울화통을 견디면서노을 뒤로 오는 어둠 안에 나를 묻는다 2016.04.10 제목 2025. 3.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