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분류 전체보기947

어떤 날이 그랬던 것처럼 어떤 날이 그랬던 것처럼 趙司翼 웅덩이를 잔 물 아롱진 밤도 아니었는데 슬렁슬렁 밤비 지나간 자리마다 깔린 볏짚 부풀면서 오르는 목단과 다알리아가  황록의 수채화 물감으로 색조를 내밀었다 내 어설픈 흉내로는 설명할 수도 없고  그래도 지금 순간을 번역하려니 거센 호흡이 나를 감전시키는 일로 뜻 모를 생각만 오히려 깊어지고 눈물 가득 아파 오는 순간 바람을 본다   꽃 붉은 동백나무 돌담 길에서 무수한 꽃잎이 바다 너머  먼 땅 어디론가 허공을 날아간다  담쟁이덩굴 화환처럼 고귀하고달팽이 순례처럼 천천히 그렇게 모든 것이 바람일 뿐이다2025.04.05  제목 2025. 4. 6.
샤를 보들레르 . 그대에게 샤를 보들레르 . 그대에게 한 폭의 그림처럼 그대 모습이 눈부시다  맑은 하늘 한줄기 바람이 스치듯 아름답게 미소가 감도는  그대의 입술과 그대의 가녀린 손짓  하나의 해가 떠오르고  또 하나 세상이 환하게 그대 미소로  밝아지는데  눈이 부셔 나는 도저히 눈을 뜰 수가 없다  눈부신 그대 눈빛이 너무나도 아름다워  그대의 수호천사가 되고 마는 나는  영혼조차 이미 그대 것이 되고  화석처럼 그대 사랑하는 마음이 영원하기에  나는 모든 것을 그대에게 바친다 2025. 4. 2.
조이스 알칸타라 . 당신은 나의 죽음을 당신은 나의 죽음을 보지 못할 것입니다 조이스 알칸타라 당신은 내가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겠지만 죽어가는 모습은 보지 못할 것입니다 내가 약하든 아니든 간에 나는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 꿋꿋이 서 있을 것이며 인생이 쉽다고 하는 사람도 있겠으나 그것은 진정으로 사는 삶이 아니고 살기 위해 끊임없는 투쟁을 하겠지만 결국엔 그 자리에 머물게 될것입니다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울고 싶어도 참아가며 살기 위한 투쟁을 계속할 것입니다 결국 나는 죽음을 타고난 운명이고 지치고  힘들지만 나의 처한 현실을 헤쳐 나갈 수 있습니다 당신은 내가 힘들어하는 모습은  보겠지만 죽어가는 모습은 보지 못할 것입니다 You Will Never See Me Fall  by  Joyce Alcantara You may see m.. 2025. 4. 1.
캔버스의 봄은 오지 않았다 캔버스의 봄은 오지 않았다趙司翼 그리다 만 꽃들 붓자국 어수선하게 속옷 나부레기가 바람을 나부끼는 빨랫줄 그러하듯타버린 시간들만 캔버스에 나자빠져 뒹굴고인상주의 '클로드 모네'의꽃밭 여인들 안갯속 풍경처럼낮에 봤던 꽃 향기를 찻잔 속에 녹이며그런 봄을 팔레트에 으깨 봐도아흐레가 지나도록 붓 끝은 방황을 하고뭐가 문제인지,더욱 알 수 없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그냥 서있기가 수치스러워지는 노을 따라밀려드는 어둠 안에 나를 묻는다2016.04.10  제목 2025. 3. 30.
2020년 노벨문학상 붉은 양귀비  by  루이스 글 뤼크 대단한 것도 아니다그저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감정이오, 하며 야단 들이다하늘의 영주(領主), 태양이라 부르며꽃을 향한 마음에 불을 지피게 하는 양귀비, 양귀비,그냥 꽃의 존재 외에 독풀 말고 아무것도 아닌데오, 형제자매 여러분우리는 오래전부터 지금까지양귀비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지금 내가 하고 싶은 말은양귀비에 대한 망상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참 인간으로 거듭나기 전에양귀비 꽃에 묻힌 우리 삶이산산조각 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Louise Glück  by  The Red Poppy The great thing is not having  a mind. Feelings: oh, I have those; they  govern me. I have  a lord in .. 2025. 3. 28.
둘레길 산책로 둘레길 산책로趙司翼 오르는 꽃 순 곰달초가 샛노랗게 주춤주춤 가지 일렁이는 도시의 둘레길 갇힌 듯 에워싼 벚꽃길 너머파랗게 오르는 언덕을 발끝으로 눌러 밟고 종달새 떠 있는 하늘 한 자락을 끌어다 이 순간을 연필 끝에 모아봐도 산뽕나무 연자색 숨결조차 눈에 담지 못했다 두 볼에 봄을 문지르며 이토록 꽃향기를 담아내려 해도 굶주린 내 정서가 너무 약한 탓이다 꽃술로 피어 나는 봄일지라도 보는 것조차 의미를 두지 말고 저물어 가는 황혼을 우두커니 외롭지 말고 그저 하얗게,먼 곳으로 눈동자만 아득하자2016.04.02   제목 2025. 3. 27.
타고르 . 친구 타고르  . 친구이렇게 비바람 몰아치는 밤 친구는 타국에 있겠지여행은 달콤하고 행복한지?하늘은 절망에 우는 사람처럼 신음을 하고나 이렇게 잠 못 이루는 밤흔들리는 문밖을 몇 번이고 내다본다깜깜한 어둠뿐인데, 나의 친구는!눈앞에는 꽉 찬 어둠 쏟아지는데친구는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 궁금함만 커지고잉크 빛처럼 푸르고 희미한 강기슭 거슬러어느 멀디 먼 숲의 가장자리를 따라미로처럼 어둔 심연을 뚫고 나를 향해쉼 없이 걸음을 재촉하고 있을까, 나의 친구는? Friend  by Rabindranath Tagore Art thou abroad on this stormy night on thy journey of love, my friend? The sky groans like one in despair. I have .. 2025. 3. 25.
나는 지워야 할 이름이 된다 나는 지워야 할 이름이 된다 趙司翼은하계를 빛으로 메아리가 부풀고별 폭풍 반고흐 그림같이 그렇게 간절했던 밤감히 그 먼 어둠을 찢고 바라만 보는별과 나, 나와 별,전나무만 네댓 개 굴뚝같은 언덕에서어둑어둑 어스름을 침묵하면서 이별의 서곡을 써야 했다내 슬픈 기억처럼 절규하던 바람 잠잠이예견된 이별을 저글링 하는 동안밤늦도록 심장 박동이 맥박 치며 뜨겁다몽파르나스 전갈자리 별 푸른 밤아무 뜻 없이 울다 갔노라고무엇 하나 남기지 말고그랬으면 좋겠다달 없는 밤 고요한 어둠처럼2012.08.17 - Montparnasse에서  제목 2025. 3. 18.
사라 티즈데일 (봄비) 사라 티즈데일 by 봄비 잊은 줄 알았는데모든 것이 내게로 다시 돌아왔다첫 번째 맞는 봄오늘 밤도 천둥을 동반한 봄비가 내린다어두워진 출입구가 생각났다폭풍이 휩쓸고 지나가는 동안 우리가 서 있던 곳,지구를 쪼개버릴 듯한 천둥소리와하늘에서 번갯불이 번뜩이었다지나가는 버스들도 덜컹거리고패인 거리엔 빗물로 가득 차불빛이 작은 파도에 흔들리듯차량 불빛들이 어른거린다거친 봄비와 천둥과 함께흥분한 내 마음도 요동을 친다그날 밤 너의 눈빛은 참으로 많은 말을 했었지내 입으로 말하는 것보다......잊은 줄 알았는데모든 것이 내게로 다시 돌아왔다첫 번째 맞는 봄오늘 밤도 천둥을 동반한 봄비가 내린다    Spring Rain  by  Sara TeasdaleI thought I had forgotten, But it .. 2025. 3. 17.
윌리엄 워즈워스 by 내 심장이 뛴다 윌리엄 워즈워스 by 내 심장이 뛴다 하늘의 무지개를 볼 때마다 심장이 뜁니다 내가 기억하는 한 항상 그랬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어른이 된 지금도 여전히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늙어서 무지개를 보고 같은 기쁨을 느끼지 못한다면 더 이상 살고 싶지 않을 것 같습니다 어린 시절이 그랬듯이 내 남은 인생동안 간직해야 할 교훈을 가르침 받으며 살아갈 것입니다 나는 자연 세계를 보면서 경이로움을 느낄 것입니다 My Heart Leaps Up   by  William Wordsworth My heart leaps up when I behold A rainbow in the sky: So was it when my life began; So is it now I am a man; So be it when I shall g.. 2025. 3. 14.
오카자키공원 오카자키공원趙司翼 벚꽃 만발한 공원을 가지가 울렁거리고 향기 가득 봄날이아무리 시적이고 수채화 풍경 같다 할지라도 또한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는 꽃잎 슬픈 비애로 공허한 것은 늙은 나무 가지마다 원색의 일장 깃발이 시선 안으로 끼어들면서 내 피 맺힌 정서가 모세혈관 핏발 가득 눈물이 흘러내리기 때문이다무정한 자비, 온화한 체 잔인함, 거리마다 욱일기 살벌한데나 여기서 무엇을 언제까지 이렇게 겸손하게 기다리고 있을까2025.03.05 - 京都 岡崎公園  제목 2025. 3. 9.
샤를 보들레르 . 연인의 죽음 샤를 보들레르  . 연인의 죽음우리는 희미한 향기가 가득한 침대와 무덤만큼 깊은 소파, 그리고 선반 위에 놓인 이상한 꽃들을 가질 것이다. 그것들은 더 아름다운 하늘 아래 우리를 위해 펼쳐질 것입니다 그들의 마지막 온기를 본받아우리의 두 마음은 두 개의 거대한 횃불이 될 것이요, 그 횃불은 그들의 이중 빛을 우리의 두 정신, 즉 쌍둥이 거울 속에 반사할 것이다 어느날 저녁, 신비로운 장미와 푸른색으로 이루어진우리는 한 번의 빛줄기를 교환할 것입니다 마치 이별을 담은 긴 흐느낌처럼요. 그리고 나중에는 문을 반쯤 열고 충실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천사가 와서 변색된 거울과 꺼진 불꽃을 다시 살릴 것입니다 The Death Of Lovers by Charles-Pierre Baudelaire We will hav.. 2025. 3.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