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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향 고  향趙司翼 기억엔 있는데 자국이 없어서캔버스에 점하나 찍어 보면 차오르는 어떤 의미이걸 그리움이라고 하던가도화지 흰 여백으로흐릿한 기억 분분하게 오랜 추억을그저 흐득이며 바라보는 마음이 서글프다숲처럼 푸르게 물빛같던 청춘이 가고불러보는 연가(戀歌)가 서글플 때면양팔 가득 향수를 품어 안고불빛 흐린 골목에서 눈물만 펑펑했던 날처럼오늘이 그런 날인지 모르지만늦은 밤 시야가 어둔 뉴욕의 그늘에서나의 살던 고향은목을 타고 흐르는 뜨거운 눈물이 된다 2018.11.10 -Brooklyn, New York  제목 2024. 8. 15.
윤동주 . 참회록(懺悔錄) 윤동주  .  참회록(懺悔錄) 파란 녹이 낀 구리거울속에 내 얼굴이 남어 있는 것은 어느 왕조(王朝)의 유물(遺物)이기에  이다지도 욕될가   나는 나의 참회(懺悔)의 글을 한줄에 주리자 - 만(滿) 이십사(二十四) 년(年) 일(一) 개월(個月)을   무슨 기쁨을 바라 살아 왔든가   내일이나 모레나 그 어느 즐거운 날에 나는 또 한 줄의 참회록(懺悔錄)을 써야한다. - 그 때 그 젊은 나이에   웨 그런 부끄런 고백(告白)을 했든가   밤이면 밤마다 나의 거울을 손바닥으로 발바닥으로 닦어 보자.   그러면 어느 운석(隕石) 밑으로 홀로 걸어가는  슬픈 사람의 뒷모양이 거울속에 나타나온다. Yun Dong-ju  . Confession   The fact that my face still remains .. 2024. 8. 14.
2024.08.14 - 정지용 . 고향 정지용 . 고향 고향에 고향에 돌아와도 그리던 고향은 아니러뇨 산꿩이 알을 품고 뻐꾸기 제철에 울건만 마음은 제 고향 지니지 않고 머언 항구로 떠도는 구름 오늘도 뫼끝에 홀로 오르니 흰 점꽃이 인정스레 웃고 어린 시절에 불던 풀피리 소리 아니 나고 메마른 입술에 쓰디쓰다 고향에 고향에 돌아와도 그리던 하늘만이 높푸르구나 Homeplace   by   Jeong Ji-yong  Here I am back at my homeplace But it is not the home I've longed for Wild pheasants nurse their eggs         Cuckoos calling as they do in season         Only my heart isn't embracing i.. 2024. 8. 12.
꽃들과 밤을 이야기하면서 꽃들과 밤을 이야기하면서 趙司翼 별 반짝이는 깜깜한 언덕으로   여명(黎明) 열리더니 먼 데서 시선이 날아든다 달팽이처럼 늦잠을 꾸물대던 별 몇 개가 눈 뜬 하늘로 지워지면서 나는 무너지는 밤을 혼자 서 있었다 밤을 놀던 여우가 비명을 등에 업고 도망을 한다 이 아침은 어디서 놀다 왔을까 별 지닌 밤은 또 어디로 가고 있을까 온타리오 메이 마운틴 수만 기슭마다 계절 색을 띤 나무들이 얼굴 부대끼며 사는 모습 그러하듯 꽃들과 밤을 이야기하면서 호수가 물결 더불어 사는 것처럼 2017 8 27  -   Ontario  Maple에서  제목 2024. 7. 28.
내 영혼의 슬픈 날 내 영혼의 슬픈 날趙司翼 잎새들 부서지는 풍경이 못내 마음 아프고시인의 오랜 생애를 생각하면서그가 잠든 공원에 촛불 하나 걸어 놓는다온통 슬픈 것들은 어디서 오나세월의 자락을 넘나들 때마다그림자처럼 무너지는 슬픔을 언제까지 울어야 할까쓰다 둔 글, 그 간절함 인지도 모른다나는 끝내 폴 베를렌의 서사를 쓰지 못한 채어두워가는 그림자만 끌어안고무심한 타국의 하늘을 혼자 누워분간 모를 눈물만 한가득슬픈 영혼이 울고 있는 새벽공원 관리소 경광등 불빛들 뒤엉켜어딘가로 흩어지는 밤을 홀로 외로이 2017.11.18 - '폴 베를렌'의  묘지 '바티뇰'에서   Solveig's Song - Barbara Bonney 2024. 7. 23.
남정국 . 답장을 기다리며 성명 . 남정국출생 . 1958년 12월 21일사망 . 1978년 11월 4일학력 . 고려대학교 1년 중 사망남정국은 19세이던  1978년  11월 4일경기도 대성리 북한강에서 배가 뒤집히는 바람에 일주일이 지난 후에야 시신을 수습하였는데만  20년의 삶을 채우지도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답장을 기다리며몸처럼 마음도 지칠 때 나는 밤을 느낍니다 밤의 밥상을 받습니다 답장을 기다리며 내 목소리를 보았는지 내 마음을 들었는지 혹은 우물물처럼 일렁이는 내 그리움을 간파했는지 오늘도 비는 혼자 내렸습니다 내일은 태양이 또 제 홀로 빛나겠죠 짜장은 눈물도 조금은 나는 멜로물 중에 나는 휘날리는 청춘이 부럽습니다 당신의 사랑을 둘러써 보고 싶고 며칠씩 굶어 쓰러지고도 싶습니다  제목 2024. 7. 23.
여의도를 지나 청계천에 이르기까지 여의도를 지나 청계천에 이르기까지趙司翼 https://blog.kakaocdn.net/dn/dL0ZpH/btrIpF1efuR/Y0TwsIIH8WBCzJI2fpcfLK/%EC%95%8C%EB%9D%BC%EB%AA%A8%28Alamo%29.mp3?attach=1&knm=tfile.mp3" autoplay="autoplay" loop="loop"> 제목 https://blog.kakaocdn.net/dn/dL0ZpH/btrIpF1efuR/Y0TwsIIH8WBCzJI2fpcfLK/%EC%95%8C%EB%9D%BC%EB%AA%A8%28Alamo%29.mp3?attach=1&knm=tfile.mp3" autoplay="autoplay" loop="loop"> 제목 그것들이 점령한 서점가(書店街)는기억하는 추억.. 2024. 7. 21.
어느 날 해 질 무렵 어느 날 해 질 무렵 趙司翼 푸른 바람이 들녘을 강물처럼 뒤덮어 오고 모래 위를 지긋이 뒤척이며 몸을 적시는 나는 외로운 존재가 된다 열린 노을 풍경 속을 삐딱하게 이러한 내가 모순인 줄 알면서도 어두워가는 하늘 캔버스에 삶의 흔적을 못질하면서 해 저문 야영지에서 물밖으로 튀어 오른 힘겨웠던 시간들이 몸통을 술독처럼 뒤뒤 감아도 단 한 번도 그 세월을 미워한 적 없었다 고단했던 하루가 잠기는 강변에서 사는 이야기가 무엇이든 혈관 뜨겁게 뛰는 삼장이면 된다 해질 무렵 산에서 부는 바람이 곱다 2024.07.15 - 여주 신륵사 인근에서  제목 2024. 7. 18.
떨어진 꽃잎 떨어진 꽃잎 趙司翼 풍경 흐린 날 지는 꽃들로 괜한 눈물이 흐르고 이별의 찬가 부르며 쓸쓸한 노을이 뚝뚝 그렇게 진다 제각각 사연 바람에 날리는 언덕에서 여름을 매미처럼 그냥 지켜보는 동안 언덕 너머 밀려드는 황혼에 젖어 꽃무리 눈물 자국 어두워오는데 곤한 사람 울며 가는 황혼이 구성지게 슬프다 그 장면이 무엇이든 하루는 그냥 세월처럼 지나간다2024.07.12  (세월) 2024. 7. 13.
칠월이 지나가는 동안 칠월이 지나가는 동안趙司翼 한 낯을 타는 듯한 냄새가 지나간다 그것은 바람 없는 침묵 속에 계절 익어 가는 소리가 그랬었다 황무지처럼 주변이 외로워 오고 해 지면서 매미처럼 진동하는 고독 속에 이 모든 그리움을 다 어쩌지! 싸리 울타리 이글거리는 나팔꽃 속살 터지듯 운명이라 할지라도 끊어 낼 수도 없고 물결 깊은 곳으로 기어가는 푸른 밤그 뒷모습을 보면서 내 고질적인 텅 빈 허무를 본다 별 무한한 언덕에서 그냥 칠월을 붙들고 담담하게 우는 일이다2024.07.10 해바라기 OST 2024. 7. 11.
시를 말하는 사람이라면 시를 말하는 사람이라면趙司翼흡사 달빛 비 오듯 쏟아지는 밤일종의 문 밖 세상이 반쯤 완성된 문장처럼시의 운율이 행간(行間) 대열을 이루고푸르다 깊어진 하늘 그 밤을 떠가는 별을 보면서쓰다 지우기를 하고 또 쓰고일 년 전 다른 나라에서 쓰다 만암흑의 별들 아스테르 이야기까지글로 깎아 만든 연(聯)과 행(行),고독을 살다 간 시인들 슬픈 이야기만 아니라면어느 날이 눈물처럼 쓸쓸한 밤누군가 시를 말하는 사람과 모여알고 싶다수 많게 내 인생 슬픈 서사(敍事)를  2024.07.03 - 신동엽 시인 문학관에서  제목 2024. 7. 7.
七月 序曲 七月 序曲趙司翼 익시온(Ixion)과 구름의 포옹에서 태어났음을 칠월 너는 그렇게 내 앞에 던져졌으니 이 푸른 계절을 생각할 겨를도 없이 그보다 더 깊숙이 뿌려 놓은 청록의 핏발 자국 풀뿌리 희끗거리는 들길을 눌러 밟고 집시처럼 잎들 나부끼는 바람 속을 걸어야겠다 푸르게 깊어 가는 어둠을 두드리며 어쩌지, 성난 빗줄기처럼 무수히 쏟아지는 별들의 눈물거울 앞에 내어 놓고 달래 보는 것 말고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으니 우리가 늙어 가는 모습처럼 칠월이 갈색 올리브로 뒤덮이기만을 2016.07.02 -  헤파이스토스 신전 언덕에서 익시온 (Ixion)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인물 아레스 혹은 플레기아스의 아들이라고 알려져 있으며 후에 라피테스족의 왕이 되었다 익시온은 에이오네우스의 딸인 디아와 결혼했는데.. 2024. 7.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