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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詩文學 . 2025년5

어떤 날이 그랬던 것처럼 어떤 날이 그랬던 것처럼 趙司翼 웅덩이를 잔 물 아롱진 밤도 아니었는데 슬렁슬렁 밤비 지나간 자리깔린 볏짚 부풀면서 오르는 목단과 다알리아가  황록의 수채화 물감으로 색조를 내밀었다 내 어설픈 흉내로는 설명할 수도 없고  그래도 지금 순간을 번역하려니 열기에 찬 호흡이 나를 감전시키는 일로 뜻 모를 생각만 오히려 깊어지고 눈물 가득 아파 오는 순간 바람을 본다   꽃 붉은 동백나무 돌담 길에서 무수한 꽃잎이 바다 너머  먼 땅 어디론가 허공을 날아간다  담쟁이덩굴 화환처럼 고귀하고달팽이 순례처럼 천천히 그렇게 모든 것이 바람 안에 있다2025.04.05  제목 2025. 4. 6.
오카자키공원 오카자키공원趙司翼 벚꽃 만발한 공원을 가지가 울렁거리고 향기 가득 봄날이아무리 시적이고 수채화 풍경 같다 할지라도 또한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는 꽃잎 슬픈 비애로 공허한 것은 늙은 나무 가지마다 원색의 일장 깃발이 시선 안으로 끼어들면서 내 피 맺힌 정서가 모세혈관 핏발 가득 눈물이 흘러내리기 때문이다무정한 자비, 온화한 체 잔인함, 거리마다 욱일기 살벌한데나 여기서 무엇을 언제까지 이렇게 겸손하게 기다리고 있을까2025.03.05 - 京都 岡崎公園  제목 2025. 3. 9.
지금은 무법열차가 달린다 지금은 무법열차가 달린다趙司翼 얼었던 대지에 연자색 삼월이 녹아 흐르고 토끼풀, 민들레 주변을 매화 향이잔설 희끗거리는 겨울을 뛰어넘는다 이제나 올까 저제나 올까 꽃 가득 불러보는 봄 표정 없는 메아리만 어스름을 방황하고 노을은 무엇이 말하고 싶어 눈물 길을 별로 가고 있을까 1919년 3월 1일, 그날처럼 함성 하나된 목소리가 못내 그립다 좌에 치이고, 우에 치이고, 집단 오물 득실대는 거리를 차가운 어둠이 주저앉아 울고 있다2025.03.02  제목 2025. 2. 27.
자작나무 쓸쓸한 해안 마을 자작나무 쓸쓸한 해안 마을 趙司翼바다가 해안선을 괴롭히는 것을 지켜보면서 흔적 없이 무너질 것만 같은 내가 서 있는 마을에서 예측되는 앞날, 그때의 슬픔이  길게 늘어선 잿빛 하늘 심연으로 셀룰로이드 섬유처럼 눈물 가득 훌쩍이는 세포를 태운다 눈바람이 해안선 물결 사이를 희끗희끗 내 비록 고립 속을 슬플지라도 말 없는 땅, 코트카(Kotka) 평원에서 심장 근육이 뜨겁게 울럭이는 것은 온갖 외로움에도 살아 있다는 것이고 오로라가 출렁이는 고요한 밤에 고향의 섣달 같은 그 모습을 행위하면서   펜을 들고 단어들을 내뱉는다 땀 흘린 혈관처럼  맑은 영혼의 밤2025.01.14  -  Finland Kotka  Julio Iglesias(Nathalie) 2025. 1. 19.
獨白論者의 獨白 獨白論者의  獨白 趙司翼 해일처럼  몰려드는 외로움을  미친 듯이 파괴하며 소멸을 기도했다 서릿발 엉킨 덩굴처럼 한겨울이 나뒹굴고 캄캄한 나무들은 타버린 신경처럼 굳었는데 메마른 밤의 정적 구름 일더니 얼어 있던 하늘 열리면서 별 가득한 밤이 된다 산다는 게 때로는잎담배 연기처럼 허무함이 되고 우두커니 그리웠던 순간들이 추억처럼 소리없이 흐득일 때마다 무리 지어 질식하는 검은 안갯속을 안절부절 방황하는 별들이 울고 있다함박눈 쏟아지는 눈보라 속을나 이렇게, 獨白論者는 비명을 덮는다2025.1.4  -  Finland  Helsinki  I Understand 2024. 12.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