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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詩文學 . 2025년8

이웃집 여자 이웃집 여자 趙司翼 여미듯 물결 같은 세월도 아니고울화통을 침묵으로 토하면서 견뎌왔다는 것이더욱 슬퍼 오는 이러한 마음,열어젖힌 창문저편 오후의 풍경 아래햇살 같은 미소를 입가에벌집처럼 웅성웅성 머릿결을 가진 이웃집 여자가보랏빛 향기로운 라일락 그늘에서산사나무 푸르게 물든 오월을 웃고 있다왜 이렇게 얼굴이 화끈거리고심장 더욱 바람처럼 나부끼는지!그 이유를 고민하는 동안열고 닫는 시간 속에 그가 있었다2025.05.01 제목 2025. 5. 2.
봄이라서 그럴까 봄이라서 그럴까趙司翼백합과 페튜니아, 꽃 같은 네온에 쌓여 별을 동반한 우주 음표 천상의 멜로디가 울리는 밤이라 그럴까 불모의 산을 정복한 것처럼술 취한 모습이 거리에서 울창한 목청을 친다 왜 아니겠는가! 나 그러듯, 누구나 홀로인 세상 어찌 저찌 사는 게 인생이라서 나만 비롯해도 생애 한시름을 위스키에 태우고 싶다 인디고색, 별 푸른 밤도 여수바다 울돌목 거친 물살처럼그 윤곽이 아직도 찰락거리는데 아득한 그 기억과 이별하는 밤이다2025.04.20 제목 2025. 4. 23.
밤에 쓰는 일기 밤에 쓰는 일기趙司翼 창틀에서 봄으로 핀 꽃 시들면서뛰는 맥박처럼 눈물만 뚝뚝꽃들은 그렇게 깜깜한 어둠으로 사라지고평생을 숙제처럼 캔버스에서결의와 고집이 만나는 점을 비워둔 채장 메칭거, 폴 세잔, 살바도르 달리를 비롯하여도큐비즘으로 일그러진 밤액자에서 트렌치코트 빈티지한 모습으로해안마을 언덕끼리 만나는 곳을 우두커니 있는데TV는 '속보(速報)'라는 이름으로트럼프에서 시진핑 거슬러이스라엘에서 팔레스타인까지,관세를 포함한 폭발 직전 이야기들이눈과 귀를 쉼 없이 지나는 동안나의 말하지 않은 말들이나무 벤치에 앉아 한숨을 내뱉고 있었다 2025.04.17, 밤 제목 2025. 4. 19.
어떤 날이 그랬던 것처럼 어떤 날이 그랬던 것처럼 趙司翼 웅덩이를 잔 물 아롱진 밤도 아니었는데 슬렁슬렁 밤비 지나간 자리깔린 볏짚 부풀면서 오르는 목단과 다알리아가 황록의 수채화 물감으로 색조를 내밀었다 내 어설픈 흉내로는 설명할 수도 없고 그래도 지금 순간을 번역하려니 열기에 찬 호흡이 나를 감전시키는 일로 뜻 모를 생각만 오히려 깊어지고 눈물 가득 아파 오는 순간 바람을 본다 꽃 붉은 동백나무 돌담 길무수한 꽃잎이 바다 너머 먼 땅 어디론가 허공을 날아간다 담쟁이덩굴 화환처럼 고귀하고달팽이 순례처럼 천천히 그렇게 모든 것이 바람 안에 있다2025.04.05 제목 2025. 4. 6.
오카자키공원 오카자키공원趙司翼 벚꽃 만발한 공원을 가지가 울렁거리고 향기 가득 봄날이아무리 시적이고 수채화 풍경 같다 할지라도 또한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는 꽃잎 슬픈 비애로 공허한 것은 늙은 나무 가지마다 원색의 일장 깃발이 시선 안으로 끼어들면서 내 피 맺힌 정서가 모세혈관 핏발 가득 눈물이 흘러내리기 때문이다무자비한 자비, 온화한 체 잔인함, 거리마다 욱일기 살벌한데나 여기서 무엇을 언제까지 이렇게 겸손하게 기다리고 있을까2025.03.05 - 京都 岡崎公園 제목 2025. 3. 9.
지금은 무법열차가 달린다 지금은 무법열차가 달린다趙司翼 얼었던 대지에 연자색 삼월이 녹아 흐르고 토끼풀, 민들레 주변을 매화 향이잔설 희끗거리는 겨울을 뛰어넘는다 이제나 올까 저제나 올까 꽃 가득 불러보는 봄 표정 없는 메아리만 어스름을 방황하고 노을은 무엇이 말하고 싶어 눈물 길을 별로 가고 있을까 1919년 3월 1일, 그날처럼 함성 하나된 목소리가 못내 그립다 좌에 치이고, 우에 치이고, 집단 오물 득실대는 거리를 차가운 어둠이 주저앉아 울고 있다2025.03.02 제목 2025. 2. 27.
자작나무 쓸쓸한 해안 마을 자작나무 쓸쓸한 해안 마을 趙司翼바다가 해안선을 괴롭히는 것을 지켜보면서 흔적 없이 무너질 것만 같은 마을예측되는 앞날, 그때의 슬픔이 길게 늘어선 잿빛 하늘 심연으로 셀룰로이드 섬유처럼 눈물 가득 훌쩍이는 세포를 태운다 눈바람이 해안선 물결 사이를 희끗희끗 내 비록 고립 속을 슬플지라도 말 없는 땅, 코트카(Kotka) 평원에서 심장 근육이 뜨겁게 울럭이는 것은 온갖 외로움에도 살아 있다는 것이고 오로라가 출렁이는 고요한 밤에 고향의 섣달 같은 그 모습을 행위하면서 펜을 들고 단어들을 내뱉는다 땀 흘린 혈관처럼 맑은 영혼의 밤2025.01.14 - Finland Kotka Julio Iglesias(Nathalie) 2025. 1. 19.
獨白論者의 獨白 獨白論者의 獨白 趙司翼 해일처럼 몰려드는 외로움을 미친 듯이 파괴하며 소멸을 기도했다 서릿발 엉킨 덩굴처럼 한겨울이 나뒹굴고 나무들은 타버린 신경으로 굳었는데메마른 밤의 정적 구름 일더니 언 하늘 열리면서 별 가득한 밤이 된다 산다는 게 때로는잎담배 연기처럼 허무함이 되고 우두커니 그리웠던 순간이 추억 되어 소리없이 흐득일 때마다 무리 지어 질식하는 검은 안갯속을 안절부절 방황하는 별들이 울고 있다함박눈 쏟아지는 눈보라 속을나 이렇게, 獨白論者는 비명을 덮는다2025.1.4 - Finland Helsinki I Understand 2024. 12.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