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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詩畵集(2) : 별의 눈물36

시간이 안개처럼 쌓여도 시간이 안개처럼 쌓여도 趙司翼 지친 몸은 오늘도 시간의 빈 복도를 걷고 있다 중세시대 오렌지색 노을 속을 물안개는 목선을 타고 어디로 가는 걸까 '할슈타트' 오래된 숙소를 눈 감아도 몇 분 전 지나간 시간은 되돌아오고 뒤 따르던 별 하나가 문설주를 기웃거리는데 내 기억이 말하지 않을 뿐 몇 해전 하늘로 간 목장지기 친구 별이었다 환상 가득 빛과 어둠을 풍경처럼 그리는 '애드몬트 수도원'의 밤 인질로 잡힌 기억은 새벽을 기다리며 동트는 순간에 이르렀을 때도 친구 생각을 가슴 깊이 움켜쥐고 탕 빈 시간을 홀로 눈물짓는 내 모습뿐이다 (2019.03.18) 편집 등록 . 정민재 BGM - Enrico Macias (Zingarella -Gina Lollobrigida) 제목 2023. 4. 29.
성운 星雲 성운 星雲 趙司翼 밀리듯 쫓기고 싶지 않아 노을을 눈감는 동안 드넓어진 수평선 어둠 진해올수록 싸늘하게 누워 있는 죽음의 존재처럼 불균형으로 가득 찬 압도적인 삶의 무게 그것은 기생충처럼 나를 갉아먹고 말라비틀어진 내 영혼에 오한을 던지고 끝없는 밤을 속삭이며 춤추는 파도 깜깜한 어둠이 끈질긴 빛으로 맥동하기 시작하면 영원한 불꽃을 간직한 채 오래된 모든 것들이 임종을 고할 때까지 이제는 이유도 목적도 알려하지 않고 마치 옛날부터 나를 아는 것처럼 만나고, 헤어지고, 눈물짓고, 가슴 아팠던 그 모든 것들로 깊어 가는 이 밤 독백을 성운의 시로 노래하면서 Down in dim woods the diamond delves! the elves’-eyes Bright star, would I were stedf.. 2023. 4. 15.
벳푸, 오이타에서 벳푸, 오이타에서 趙司翼 떠돌던 옛날 일이며, 구겨진 추억과 마주 앉아 이 외로운 해안가 여관 집에서 갯내음 비릿한 술잔을 혼자 하면서 밤배가 출항하는 뱃고동 시름에 젖어 더욱 차오르는 외로움은 무엇인지! 다다미방 일본식 격자 문틈 새를 날름거리는 달그림자 더욱 짙게 드리워 오는 어지간하면 한없이 차분한 밤이건만 해안가 전깃줄은 윙윙거리고 술독처럼 끌어 오르는 어둠에 싸여 보이지 않는 것들과 이야기하면서 고뇌가 투덜대는 시간뿐 나는 이 모든 것을 외로움이라 말한다 편집 등록 . 정민재 伍代夏子(瀬戸情話) 2023. 4. 6.
못내 그리운 이름으로 하여 못내 그리운 이름으로 하여 趙司翼 바닷바람에 실려 어디론가 소멸돼 가는 경기만 별이 빛나는 볼음도(乶音島 )의 밤 검은 안갯속을 어른거리는 발자취는 민낯 드러난 새벽 바닷 자락을 개밥바라기 초저녁 별이 울며 가는 소리였다 어스름 피어오르는 요옥산의 새벽 북방 한계선이 드러나는 순간 새벽바람 휘청휘청 하늘 먼 곳 알지 못해 더욱 가슴이 아픈 북녘하늘 날아가는 철새들은 어디서 밤을 지새웠을까 못내 그리운 이름으로 하여 젖은 눈동자는 오늘도 눈물을 받아내고 있다 마른 풀잎처럼 오랜 그리움을 곁에 두고 죽어서도 소원일 것 같다는 실향민 통일 노래 슬픈 잔을 눈물로 채우며 2016.10.29 사진 . 다음 포탈에서 제목 2023. 3. 12.
낙동강 장림포구 낙동강 장림포구 趙司翼 초행길 강마루에 홀로인 적 없는 사람은 이러한 모습을 하고 있는 나의 마음 모를 것이다 마른풀 무성한 방천을 우그리고 빛발 치는 총탄 전장의 최전선보다 살벌한 길쭉한 왜가리 주둥이가 기척일 때마다 물 풀 무성한 숲을 찾아 숨어드는 각시붕어, 민물조개들의 가슴 뛰는 심장 소리는 섬돌처럼 홀로 외로운 내 모습이 되고 얼마나 애연(哀然)한 생각을 일으켰으면 갈잎들도 슬프도록 흐느끼는 밤에 문득 보게 되는, 절망의 몸부림 여러 흔적뿐인 것들로 나의 세월은 참말로 깊게 패인 상처가 많아 어디론가 절뚝거리는 긴 아픔을 살았다 검은 강을 별빛 자잘하게 물결 지는....... 물 때를 노리는 희끗희끗 점(點) 하나가 죽을 운명처럼 어둠 속을, 거기 어부의 늙은 모습이 마음 아프다 포구의 불빛은 .. 2022. 12. 31.
비애 . 悲哀 비애 . 悲哀 趙司翼 내 청춘 배신에 찬 오래전 기억이 겨울이면 날리는 눈처럼 속속들이 가슴이 아파서 깊게 파인 자국 지우면서도 못내 눈물이 흐른다 우주에도 아픔 있는지! 어두운 밤을 큰 달도 날개를 접고 목마른 모가지 길게 빼고 그 세상을 비척인다 후회도 말고, 눈물 없이 가자고, 이제는 하현(下弦)의 길목에서 문득 뒤 돌아봤을 적에 진동에 흔들린 후지산 영혼처럼 비애(悲哀)를 끌어안고 눈물짓지는 말아야지 편집등록 . 성우혁 제목 2022. 12. 28.
눈 내리는 밤 눈 내리는 밤 趙司翼 푸른 밤도 눈을 감고 침묵하는데 내리는 눈이 헛되이 몸만 괴롭히는 이러함에서 비롯된 풍경이 내 마음 같지가 않고 대지가 몸을 떠는 한밤 내리는 눈 얼룩무늬 창유리에 매화꽃을 걸어 놓았다 이걸 보면서 더욱 외로워만 오는, 나는 어찌할 수가 없어서 칠십 년대 겨울 이야기를 흩트려 달빛 창에 나열하며 꾹꾹 눌러 다시 한번 써 내려간다 냉기(冷氣) 꾸역꾸역 겨드랑이를 파고들던 밤 화로 맡에서 고구마 구워주시던 할아버지와 정다웠던 추억이 사각사각 밤을 적시는 눈(雪) 소리에 또 다른 그리움 되어 눈가를 스쳐 흐른다 고요함 너무 깊어 별처럼 가로등 흔들리는 이 밤에 편집등록 성우혁 제목 2022. 12. 21.
미사리의 밤 미사리의 밤 趙司翼 남한강 저녁 공기가 물결처럼 흐르고 튕기는 통기타 소리 조용한 카페에서 손을 잡고 얼굴 맞댄 젊은 청춘들이 부럽다 깜깜이 먼 하늘 창문 밖엔 별 몇 개가 스멀스멀 월계수에 걸려 있고 어둠 활짝 열린 강변 들녘에서 살아 있는 계절에 내가 사는 것처럼 남겨진 옛 추억을 사색하기가 이를 데 없이 고요한 이러한 밤에 지난 청춘 어느 한 세월이 뜬금없이 다시 돌아와 술 취한 내 모습을 울게 할지라도 그 눈물이 지닌 뜻을 알려하지 않겠다 어떤 식으로든 상응하는 답을 줄 수가 없어서, 에메랄드색 투명한 이러한 밤에 북쪽 하늘 일곱 별자리도 침묵하는데 편집등록 (정민재) . BGM- 이연실(노을) 제목 2022. 12. 11.
산마리노의 밤 산마리노의 밤 san marino night 趙司翼 '아펜니노' 밤 깊은 산 별의 강을 건너 빛이 꿈틀대는 바다 '아드리아해'로 가자 검은 구름 사이 달 한 조각에 메마른 내 영혼이 외롭게 깃들였나니 저 은은한 '몬테 티타노' 물결 지는 도시 불빛을 우주의 바다에 띄워 푸르게 노를 젓자 명멸하는 별빛이 창가에 내린다 끊일 듯 잘게 떨며 흐느끼는 영혼 슬픈 울음아 나의 눈물로도 어찌할 수가 없다 깊은 밤 은하의 강을 건너 바다로 가자 별 하나 유성으로 또 죽어간다 고독이라는 불가피성 알기 위해서라도 저기, 우주의 바다로 내 인생을 띄워 이별로 못내 아픈 가슴 토닥이고 싶다 편집등록.정민재 BGM- Paul Mauriat (Love Is Blue) 제목 2022. 11. 29.
시로가네 호수 . 白金青い池 시로가네 호수 . 白金青い池 Shirogane Blue Pond 달빛이 푸른 눈동자를 하고 홀로 울던 밤 나도 뜬 눈으로 외로운 밤이었고 새벽을 눈 뜬 시로가네 호수에는 증인 된 모습으로 자작나무 마른 가지가 전설 속 이야기처럼 물에 떠 있다 천황의 항복 소리가 전파 타던 날 자살 특공대(神風)가 몸을 던진 호수의 숫한 내력을 모두 알 수 없음에도 나를 스쳐간 여려 흔적으로 미루어 볼 때 피의 물결로 출렁였을 호수의 말은 진실이다 그들이 버리고 간 남겨진 시간이 물 그림자를 하고 흔들릴 때마다 거룩하지도 않고 헛되이 죽은 죄로 호숫가만 떠도는 神風, 영혼이 들끓는 통곡의 절규여도 하늘 길도 닫혔는데 편집등록 성우혁 BGM - 冠二郎(演歌人生) 제목 2022. 11. 26.
달빛 푸른 밤 달빛 푸른 밤 趙司翼 뜰안엔 바람소리 쓸쓸해 있고 아쉬운 이유가 이유로 남아 오늘도 휘청휘청 날리는 달빛 속에 더없이 풀벌레 울음 서글프다 하기로서니 설령 눈물이 난다 할지라도 눈을 감고 남루가 짝이 없는 내 영혼 아프고 가난할 지라도 자비를 빌며 달빛 현으로 가락이라도 타야만 겠다 뭉크 린 자객이 내 안에 숨어 사계의 비파도 품을 떠나고 문창호지 낡은 틈으로 푸른빛을 하고 새어드는 달빛 애닮지만 참말로 그리운 이야기를 하고 싶다 편집등록 신유라 BGM - Chopin (Nocturne) 제목 2022. 10. 29.
孤獨한 밤의 노래 孤獨한 밤의 노래 趙司翼 이토록 많은 별이 뜨고 지는 동안에도 삿포로 이시카리(石狩) 항구의 밤은 밤을 떠도는 갈매기 마른 울음 끼고 앉아 나 또한 바다를 떠도는 시름 속에 눈만 감아도 느끼는 계절을 선채로 눈물이 났다 예 올 때부터 변하지 않는 게 있었다 외로운 비가 내리며 세월이 갔고 이 한 몸 걸어온 길은 나의 노래가 되고 검은 파도가 들고 나는 오타루(小樽) 밤은 더욱 깊어가는데 친구 생각에 이러한 나의 사연을 달은 알까? 별은 알까? 헛되이 몸만 괴롭힌 것 같고 그리하여 이 모든 것들이 내 마음 같지 않아서 또 하나 밤의 노래만 멀리 멀리로 편집등록 신유라 BGM - 氷川きよし(雪の渡り鳥) 제목 2022. 10.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