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의 밤이어도
趙司翼
하얀 밤 깃발 나부끼는 중세마을 작은 광장
하나씩 둘씩 꿈과 희망을 모아
수만 방울 반짝이는 성탄 불을 별빛처럼 내 걸었다
해일처럼 인파 속을 축제의 밤
누구에겐 복된 소망 캐럴 울리는데
그 쏟아지는 아우성에 뒷전으로 밀린 가난한 얼굴들이
차고 무건 어둠을 걸 터 앉아 부들부들 떨고 있다
이들 모두 시간을 놓고 살아야
날이 새고 해가 뜬다는 것을 알고 있다
더러는 웅크리고 더러는 졸고
뺨을 스치는 바람 더욱 거센데
허수아비처럼 텅 빈 들판을 홀로들 그런 밤이다
뭐라도 하지 않으면 견딜 수 없을 것 같고
작은 기도를 위하여
굳게 시린 손등을 문질러야 했다
2023.12.15 - Brussels Belgium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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