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길은 없었다
趙司翼
내 가난한 슬픈 사람아
해질 무렵 어둠을 짓누르는 도시의 공포가 구름처럼 일렁인다
거리는 전쟁 같은 숨결이 파편처럼 나부끼고
혼자든 둘이든 촉촉한 싸락눈에 젖어
세상과 등 돌린 사람들이
쉴 새 없이 차 오르는 서릿길 어둠 속을
타다 만 송판때기 사그라드는 골목으로
허기진 육신 식어가는 혈관을 움켜쥐고 가만가만히
천만년 같은 이 넓은 세상에서
거리를 번뜩이는 트리라 할지라도
이들에겐 눈시울 붉어지면서 눈물 꽃에 불과하고
어느 것 하나 사람의 길은 보이지 않았다
금이 간 눈물 덜어내면서
내 이러한 위안의 중심엔 슬픔만 있다
2023.11.11 - spain catalon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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