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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詩文學 . 2022년 . 2023년

11월, 그 이별 앞에서

by 조사익시문학(運營者) 2023. 11. 25.

 

 

11월, 그 이별 앞에서

趙司翼

무너질 듯 칼슈테인 성벽에 벼락처럼 눈보라를 입혔다
성안의 성자들 수행 같은 나무들이
성곽의 순례자 행렬 같은 나무에서
매몰될 낙엽 피의 절규가 뼛속 깊이 사무치고
가을은 그렇게 눈에 맺힌 이별의 눈물을 지워내고 있다
찬바람 얼어든 입술마저 둔감하고
창문 밖을 라일락 꽃잎처럼 눈은 날리는데
함박눈 펑펑 내리는 프라하 캄캄한 밤 
이별의 끝자락에서
시대의 영혼들이 얼굴을 맞대고
새벽 두 시,  쏟아지는 눈보라 속을 울고 있다
11월이 톱밥 난로 근처에서 말없이 눈물만

2023.11.25 -  Prague .프라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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