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이슬
趙司翼
서리가 엉킨 거미줄에 맺힌 이슬
진주알 영롱한 조화를 하느님은 어떻게 생각했을까
먼 별 우르르 듯 넋을 놓고 보는 동안
빗줄기처럼 아침 햇살 쏟아지고
하나씩 둘 씩 억새 말라버린 풀숲으로 숨어드는 이슬...........
뭐든 간에 간절함은 매 순간이 그러하듯
그 짧은 운명을 아쉬워하며
얼떨결에 내뱉는 한마디 표현조차
입천장에 달라붙어 굳어 든 혀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마른 낙엽 사이를 옥처럼 맑은 하늘
지금이야 말로 바람아 불어라
구름처럼 일며 짓누르는 아쉬움
가벼워지는 마음이 되자
길 근처 서리 핀 갈꽃 냄새가 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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