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詩畵集(4) : 길 위의 날

아침이슬

by 조사익시문학(運營者) 2023. 12. 9.

 

아침이슬

趙司翼

서리가 엉킨 거미줄에 맺힌 이슬
진주알 영롱한 조화를 하느님은 어떻게 생각했을까
먼 별 우르르 듯 넋을 놓고 보는 동안
빗줄기처럼 아침 햇살 쏟아지고
하나씩 둘 씩 억새 말라버린 풀숲으로 숨어드는 이슬...........
뭐든 간에 간절함은 매 순간이 그러하듯
그 짧은 운명을 아쉬워하며
얼떨결에 내뱉는 한마디 표현조차
입천장에 달라붙어 굳어 든 혀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마른 낙엽 사이를 옥처럼 맑은 하늘
지금이야 말로 바람아 불어라
구름처럼 일며 짓누르는 아쉬움 
가벼워지는 마음이 되자
길 근처 서리 핀 갈꽃 냄새가 맑다

 

'■ 詩畵集(4) : 길 위의 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카슈미르에서 온 엽서  (59) 2024.04.24
콜로라도 록키에서  (62) 2024.04.14
세월이 슬픈 것은  (59) 2024.04.12
밀레의 만종(The Angelus)  (73) 2024.03.23
민들레  (36) 2023.11.05
가을이면 슬픈 것들로 하여  (47) 2023.10.16
가을이 오면  (54) 2023.09.25
분카 롯폰기 서점에서  (36) 2023.09.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