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면 슬픈 것들로 하여
趙司翼
저 타는 황혼 쓸쓸해서 허리춤을 둘러보니
문득 보게 되는 바람 속을 들국화 꽃이 울고 있다
해질 무렵 들려오는 산사의 종소리에
길을 잃고 서성거리는 내 모습이 슬픈 순간
혼자만의 울음으로 너무 많은 추억을 불 싸지르고 싶다
내 이러한 원인의 중심에
가슴새가 울부짖는 피의 절규가 있기 때문이다
가을은 온통 침묵보다 더 한 것들로 허허롭고
풀밭을 홀로 풀 꽃에도 이별은 있었으니
바람결에 얼굴이 스칠 때마다
마음만 병들고 외롭고 쓸쓸하고 빈 들을 홀로 서서
참으로 흔들리는 갈잎 소리뿐
훌쩍 거리며 시들어 가는 허수아비
벌판을 아스라이 별 뜬 밤만 눈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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