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
趙司翼
쑥향 우거진 풀밭길을 민들레가 울고 있다
자갈돌 모래밭에 몸을 비비며
쓰러질 듯 보여도 스스로 생명의 비약을 견고히
탁월한 본질의 영역에서 내가 보기엔 들에 핀 꽃 중의 꽃이다
타다만 먼지처럼 늦가을 굳어가는데
꽃 지고 잎 마른 민들레를 떠나오면서
그런 이별 겪어보지 못한 사람은 이별의 눈물을 말하지 말자
옷자락이 타는듯 한 석양을 바라보면서
또 눈물은 어디서 오는지
신음하듯 들리는데 흐느끼는 소리
골골이 도랑물 소리인가 했더니
한 밤중을 민들레 홀씨되어
새벽 너머 어디론가 날아가는 소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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