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슬픈 것은
趙司翼
피카소 덧칠 같은 군상(群像)들이 에워싼
스트라스부르크 낯선 거리에서
감기듯 휘젓는 센강 흰 바람이 새들처럼 날아간다
누군가의 미소 자욱한 거리에서
저무는 하루가 저녁으로 깊어 가는데
곤하게 슬픈 인생들 틈에서
내가 본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고, 차라리 말하자
어스름을 지금 시간이 밤 일곱 시,
네온이 비명을 지르는 동안
나 외로워서 허둥대는 쓸쓸한 거리에는
어느 해 학창 시절처럼
그 세월 이야기들이 눈가를 젖어 흐르고
이루지 못한 꿈들만 양손 가득
휘청휘청 몸을 짓누르는데
인생 무거워진다는 것이
이렇게도 슬픈 세월이 된다는 것을
(프랑스 Strasbourg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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