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오월의 기억
趙司翼
그 때 광주의 5월은 살인의 자유를
군부의 미친개들이 킁킁거리며
피비린내 난무하게 빗발치듯 총탄을 쏟아붓고
더러워진 하늘, 해 질 녘을
날이면 날마다 애국가는 제창되고
길을 가다가 국기 하강식 때
가슴에 손을 얹고 국민 모두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신군부 살인, 그 만행을 대변하는
행위의 당위성을 변론하면서
살인의 실상이 철저히 왜곡된 채 언론은 그랬다
죽는 순간까지 총탄에 맞서면서
민주의 외침은 피의 물결인데
텔레비전에서도, 신문에서도,
진실을 굳게 닫은 채
관변 언론들은 그랬었다
그것뿐이었다
시민의 소리로 민주를 외친 들
꽃을 꽃이라 부르지 못한,
그 시대 지성(知性) 모두 비굴한 양심뿐
살인의 총탄에 울림마저 막혀버리고,
죽어야 할 사람만 죽어야 했는지!
5·18 광주 민주화 운동
영령의 묘, 그 오월의 정신이 숨 쉬는
멀리 광주 천변 노을이 슬프다
2003년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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