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인생
趙司翼
그 향기롭던 인생 향연(饗宴)도 해저문 노을로
시름시름 구름처럼 일더니 병통 잦아지면서
익숙한 길 오듯 오는 죽음
남 얘기라며, 멀리멀리 먼 미래에 던져 놔도
알게 모르게 명(命) 줄 다하면서
가는 것이 인생이다
삶은 죽음에서 근원하여
생을 싹 틔우고 사계절을 여행하다가
지지대가 꺾이는 날 왔던 곳 되돌아가는
한 잎 남김없이 한 철 피었다 지는 꽃에 불과하다
죽음은 숙명이고 불변의 진리인 것을
삶이 내일 끝난다 해도 이상할 것 하나 없다
잠시 세 들어 살던 곳 비워주는 것인데
2005.10.18 보문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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