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구의 슬픈 밤
趙司翼
뱃일처럼 고단한 밤 파도 말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바다가 화산처럼 솟구칠 때마다
해거름 보았던 어부의 무사귀환을 빌며
몸을 다해 기도를 껴안았으나
내가 지닌 힘으로는 윤곽뿐 모순에 불과했는지
짠내 나는 밤 넋을 놓고
그저 허무하게 어촌마을 사람들 텅 빈 시선 속에
희미하게 동해가 흔들리는 새벽을
등 푸른 파도가 울부짖고
또 한 가족 슬픔을 가슴 깊이 낙인찍은 밤이었다
죽변항 어둠을 털고 아침 오면서
눈시울을 묻어 두고
그래도 그 바다로
어부들 출항 채비가 뱃전에 쌓일 때까지
모두는 몸에 지닌 슬픔을 말하지 않았다
2018 - 울진 죽변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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