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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詩畵集(3) : 바람이 울고간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by 조사익시문학(運營者) 2024. 6. 23.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趙司翼

抒情도 아니면서 浪漫도 아니면서
어쩌자고 살아온 세월 슬픈 흔적이
안개 자욱한 벳푸의 저녁 들판을 말없이 간다
풀 냄새 가득 십자가 외로운 성당에서
전후 맥락도 없이 손 모으던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그토록 단단했던 내가
침묵은 많아지는데 말수는 줄어들고
많던 사랑의 말도 훌훌 떨린 
나 스스로를 뭉개버린 고통이
독살처럼 원주(原株)로 남아
가슴을 움켜쥐고 숨이 막힐 때마다
살면서 그래도 참아내던 인내가
버럭버럭 불길처럼 솟아오르고
노을빛 뉘엿뉘엿 해당화 핀 시골인데도
못내 안타까운 눈물만 이러한 내가 된다

 

2021. 05.09  -  大分 別府(오이타  벳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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