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詩畵集(3) : 바람이 울고간

끝내 슬픈 여행이 된다

by 조사익시문학(運營者) 2024. 6. 3.

 

끝내 슬픈 여행이 된다

趙司翼

울타리 너머 쌓인 세월을 바라보는 동안
굳게 닫힌 시선 허물어지면서
꿈인 듯 사실처럼 오랜 계절이 지나가는 것을 보았다
내 지쳐 울던 지난날은 어디쯤에 있을까
더부룩하게 늙어 가는 발자국을 뒤로하고
들장미 외롭게 핀 강변 따라
무심한 세월 홀로 중얼거리며
은둔(隱遁) 한 여행자는 끝내 눈물이 난다
빗방울에 시든 꽃이 고개를 들고
물결처럼 기폭을 흔든다 해도
언젠가는 창백한 공허 속에 
메아리만 남기고
영혼의 행렬 따라 슬픈 여행자가 된다
비록 내가 하나님처럼
오래 살도록 선고를 받았다고 할지라도

2018, 9, 12 Trafalgar St. James London

 

'■ 詩畵集(3) : 바람이 울고간'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 향  (42) 2024.08.15
떠도는 구름처럼 방황을 했다  (66) 2024.07.03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58) 2024.06.23
고독에 대한 송가  (70) 2024.06.14
세상을 앞서 간다 해도  (53) 2024.05.27
항구의 슬픈 밤  (98) 2024.02.20
아버지 세월  (95) 2024.02.09
삶과 인생  (100) 2024.0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