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趙司翼
抒情도 아니면서 浪漫도 아니면서
어쩌자고 살아온 세월 슬픈 흔적이
안개 자욱한 벳푸의 저녁 들판을 말없이 간다
풀 냄새 가득 십자가 외로운 성당에서
전후 맥락도 없이 손 모으던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그토록 단단했던 내가
침묵은 많아지는데 말수는 줄어들고
그 많던 사랑의 말도 훌훌 떨린 채
나 스스로를 뭉개버린 고통이
독살처럼 원주(原株)로 남아
가슴을 움켜쥐고 숨이 막힐 때마다
살면서 그래도 참아내던 인내가
버럭버럭 불길처럼 솟아오르고
노을빛 뉘엿뉘엿 해당화 핀 시골인데도
못내 안타까운 눈물만 이러한 내가 된다
2021. 05.09 - 大分 別府(오이타 벳푸)에서
'■ 詩畵集(3) : 바람이 울고간'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 향 (42) | 2024.08.15 |
---|---|
떠도는 구름처럼 방황을 했다 (66) | 2024.07.03 |
고독에 대한 송가 (70) | 2024.06.14 |
끝내 슬픈 여행이 된다 (62) | 2024.06.03 |
세상을 앞서 간다 해도 (53) | 2024.05.27 |
항구의 슬픈 밤 (98) | 2024.02.20 |
아버지 세월 (95) | 2024.02.09 |
삶과 인생 (100) | 2024.01.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