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詩畵集(3) : 바람이 울고간

아버지 세월

by 조사익시문학(運營者) 2024. 2. 9.

 

아버지 세월

趙司翼

야심한 밤 무슨 일로 절규하듯 설움 모르겠고

뜬눈으로 마디마디 뼈아픔도 설원인데
응결된 지평, 날 밝으면서

목련 꽃눈이 나비처럼, 그럴 때쯤
오래전 아버지를 눈물 속에 여의었지
눈보라 서글프고 가난한 그날 속에서도
주말이면 아버지의 술 취한 저녁이 오고
자식들 심장을 부둥켜안고 눈물 흘리시던 아버지
가난으로 아픈 그 시절 가운데서도
변함없는 자식 사랑, 아버지는 그러하셨다

지고 또 지고 세월 흘러도
그래도 남은 슬픔 다 하지 못한 날
당신의 뜨거운 숨결 구름처럼 이는데
추억은 갈수록 쓸쓸하고
아직도 엉킨 눈물 가슴속을
짜낼 수 없는 그리움이 깊게 깊게 맺힌다

 

1990.01.18

'■ 詩畵集(3) : 바람이 울고간'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독에 대한 송가  (70) 2024.06.14
끝내 슬픈 여행이 된다  (62) 2024.06.03
세상을 앞서 간다 해도  (53) 2024.05.27
항구의 슬픈 밤  (98) 2024.02.20
삶과 인생  (100) 2024.01.09
슬픈 판타지아  (71) 2023.12.22
홀로 외로운 섬  (81) 2023.12.20
이별처럼 슬픈 가을  (62) 2023.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