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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악 . 우라지오 가까운 항구에서 이용악 . 우라지오 가까운 항구에서 삽살개 짖는 소리 눈보라에 얼어붙은 섣달 그믐밤이 얄궂은 손을 하도 곱게 흔들길래 술을 마시어 불타는 소원이 이 부두로 왔다. 걸어온 길가에 찔레 한 송이 없었대도 나의 아롱 범은 자옥 자옥을 뉘우칠 줄 모른다. 어깨에 쌓여도 하얀 눈이 무겁지 않고나. 철없는 누이 고수머릴랑 어루만지며 우라지오의 이야길 캐고 싶던 밤이면 울 어머닌 서투른 마우 재 말도 들려주셨지. 졸음 졸음 귀 밝히는 누이 잠들 때까지 등불이 깜빡 저절로 눈감을 때까지 다시 내게로 헤여드는 어머니의 입김이 무지개처럼 어질다. 나는 그 모두를 살뜰히 담았으니 어린 기억의 새야 귀성스럽다. 기다리지 말고 마음의 은줄에 작은 날개를 털라. 드나드는 배 하나 없는 지금 부두에 호젓 선 나는 멧비둘기 아니건만.. 2023. 3. 31.
캐나다 벤프 . canada banff Nature's Hand Walking towards a wishful dream, By your side a crooked stream, Above, the clouds are fluffy cream, No longer do you want to scream. The air, it smells so sweet. The birds go, twitter tweet. Soft grass to place your feet. You groove with nature's beat. Out here, there are no cars. Out here, there are no bars. Nighttime brings you Venus, Mars, Uncountable amounts of stars. Take it a.. 2023. 3. 30.
비록 지친 외로움일지라도 비록 지친 외로움일지라도 趙司翼 내 가까이 폭포의 심장이 뛰는 것처럼 숲을 한밤중처럼 솔부엉이 깨어 울고 앵초 풀밭 민들레 핀 언덕을 정의로운 태양은 빛나는데 여러 생각이 몸을 굽히는 동안 쉼표처럼 빗방울이 떨어지고 방갈로 편백 마루에서 아이스필드를 품은 캐슬 마운틴일지라도 분노한 황소처럼 울부짖는 산비탈 비록 내가 비물질적인 마음이라 해도 이 슬픈 그림들이 옆구리에 걸려 숨 막히는 침묵을 감당할 수가 없다 지친 사람이 갈망하는 여행자의 아침은 어디에 있을까 2023.03.27 - Banff Castle Mountain 편집 등록 . 성우혁 제목 2023. 3. 28.
그 섬에 살고 싶다 그 섬에 살고 싶다 趙司翼 태평양 푸른 바다를 홀로 쓸쓸한 듯해도 오팔 빛 호수가 찰락거리는 그 섬은 청새치 갈빗살을 야자잎 밥상머리에 펼쳐 놓고 오손도손 웅기종기 북중미 혈통 원주민 또 다른 터전이고 밀림 숲을 벌 떼처럼 우구구구, 덩굴 숲 외줄 타는 유인원 여러 종족의 고향이다 비취빛 앵무새 섬이 정박해 있는 파도 우글거리는 돛 단 배 유혹 속에 모든 빛나는 명상적 희년이지만 바닷새와 매, 가파른 절벽에서 희미한 얼룩 안개가 고개를 숙이고 생각에 잠기는 별 푸른 밤이 못내 그리운 그 섬 편집등록 . 성우혁 제목 2023. 3. 27.
난젠지 철학의 길 난젠지 철학의 길趙司翼양털더미처럼 구름이 깔린 하늘 아래 노랗고, 푸르게 물들어 가는 난젠지(南禅寺) 방천 길에서 화가의 붓질로 목가적(牧歌的)인 강물 위를  분홍빛 꽃잎들이 도란도란 떠가는데 우연히 어릴 때 이야기들을 오랫동안 지켜보았다 풀밭을 어린 사슴이 뛰 놀고 친근한 추억이 말 걸어올 것 같은 철학의 길 걸으며  시골집 부뚜막에서 꽃전 지지시던  그 모습도 희미해진 지 오래인데 정다웁던 할머니 얼굴이 바람결에 흔들린다 황금빛 미나리아재비 가득 핀 오후의 푸른 햇살 아래 덜커덩 덜커덩 디딜방아를 찢던 고향집 물방레방아 그 모습이 그립다2023.03.19 - 哲学の道에서      철학의 길(哲学の道)은!교토의 銀閣寺와 南禅寺를 연결하는 약 2km에 걸친 산책로를 말한다1870年5月19日에 출생하여19.. 2023. 3. 25.
Hauser . Mariage D’amour 인생은 혼자 가는 길 나이가 들면 들수록 꽃 같은 인품의 향기를 지니고 넉넉한 마음으로 살게 하소 늙어가더라도 지난 세월에 너무 애착하지 말고 언제나 청춘의 봄날로 의욕이 솟아 활기가 넘치는 인생을 젊게 살아가게 하소서 우러난 욕심 모두 몰아내고 언제나 스스로 평온한 마음 지니며 지난 세월을 모두 즐겁게 안아 자기 인생을 사랑하며 살게 하소서 지나간 과거는 모두 아름답게 여기고 앞으로 오는 미래의 시간표마다 아름다운 행복의 꿈을 그려 놓고 매일 동그라미 치며 사는 삶으로 인생의 즐거움이 넘치게 하소서 아침마다 거울을 보면 한 줄씩 그어지는 주름살 나이가 들어 인생의 경륜으로 남을 때 아주 가벼운 마음으로 살아가며 마음의 부자로 여기며 살게 하소서 자신이 살아오면서 남긴 징표를 고이 접어 감사한 마음을 안.. 2023. 3. 24.
그곳엔 아직도 추억이 있었다 그곳엔 아직도 추억이 있었다趙司翼사파이어 물빛에도 불구하고저 푸른 하늘이 호수에 내린 듯, 왜 그러느냐!애타게 기다리기나 한 것처럼관음지(観音池), 지난 흔적이 안개처럼 자욱하다새벽 풀밭에 떨어진 꽃잎 위로은빛 면류관을 쓰고 밝아 오는 아침오래된 기억이 물감처럼 곱게 곱게미술관 옆 드넓은 호수를 떠다닌다어젯일 같이 일렁이는 추억으로 하여꽃 향기 가득한 풀밭길을자홍빛 적포도주와 걸으며베토벤 교향곡을 크게 불렀지만우왕좌왕 공원을 뛰놀던 골든 레트리버가짖고, 짖고, 따라오며 또 짖고,차라리 나는 침묵을 초대한다캔버스 속 청자빛 하늘이 한가롭다2023.03.23  観音池 公園에서 편집 등록 . 성우혁 제목 2023. 3. 24.
정호승 . 그 는 정호승 . 그 는 그는 아무도 나를 사랑하지 않을 때 조용히 나의 창문을 두드리다 돌아간 사람이었다 그는 아무도 나를 위해 기도하지 않을 때 묵묵히 무릎을 꿇고 나를 위해 울며 기도하던 사람이었다 내가 내 더러운 운명의 길가에 서성대다가 드디어 죽음의 순간을 맞이했을 때 그는 가만히 내 곁에 누워 나의 죽음이 된 사람이었다 아무도 나의 주검을 씻어주지 않고 뿔뿔이 흩어져 촛불을 끄고 돌아가 버렸을 때 그는 고요히 바다가 되어 나를 씻어준 사람이었다 아무도 사랑하지 않는 자를 사랑하는 기다리기 전에 이미 나를 사랑하고 사랑하기 전에 이미 나를 기다린 사람이었다 제목 2023. 3. 23.
목련 꽃그늘에서 목련 꽃그늘에서趙司翼대낮을 조각 달은 세레나데로 빛나는데가지마다 호접(胡蝶)으로 핀 목련꽃푸른 초원을 떠가는 흰 돛단배처럼봄새 지저귀는 가락 타고지친 방랑자 고단한 영혼을 어루만진다실개천 버들강아지 몸살 굵어지고부푼 가슴 속살 터진 어느 날 밤한잎 두잎 새벽이슬 밭에 얼굴을 묻겠지예견할 수는 없지만직면할지도 모를 목련꽃과의 이별이못 견디게 눈물로 아픈 마음일까가못내 두렵다사색하는 언덕에 어깨를 기대 봐도못내 그리운 흔적으로 스치는 목련꽃 제목 2023. 3. 22.
노천명 . 푸른 오월 노천명 . 푸른 오월 청자(靑瓷) 빛 하늘이 육모정(六角亭) 탑 위에 그린 듯이 곱고, 연못 창포 잎에, 여인네 맵시 위에 감미로운 첫여름이 흐른다. 라일락 숲에 내 젊은 꿈이 나비처럼 앉은 정오(正午) 계절의 여왕 오월의 푸른 여신 앞에 내가 웬일로 무색하고 외롭구나. 밀물처럼 가슴속에 몰려드는 향수를 어찌하는 수 없어 눈은 먼데 하늘을 본다. 긴 담을 끼고 외딴길을 걸으며 걸으며, 생각이 무지개처럼 핀다. 풀냄새가 물씬 향수보다 좋게 내 코를 스치고 청머루 순이 뻗어 나오던 길섶 어디에선가 한나절 꿩이 울고 나는 활나물, 호납나물, 젓가락나물, 참나물을 찾던 잃어버린 날이 그립지 아니한가, 나의 사람아. 아름다운 노래라도 부르자. 서러운 노래를 부르자. 보리밭 푸른 물결을 헤치며 종달새 모양 내 마음.. 2023. 3. 22.
봄날은 가는데 봄날은 가는데 趙司翼 파도의 몸부림이 해안가에 충돌하는 벼랑에 앉아 물보라를 눈물로 쓰는 바위 벽 슬픈 흔적을 괜히 생각하면서.......... 고통의 죄절이 곤두박질하던 긴 미로 뒤틀린 운명을 펜과 잉크로 새겨가면서 영혼의 본질을 애써 지우고 슬픈 환상에 젖어 눈물짓던 때가 생각난다어쩐지 오늘도 집 생각에 동해를 넘나드는 남풍은 멀기만 하고 꽃나무 우거진 봄날은 가는데 찬사도 이제는 싫다 도쿄만 가와사키(川崎) 항구를 훨훨 나는 갈매기처럼 날고 싶다 운명이 궁하다 보니 더더욱 그렇다2023.03.19 편집 등록 . 정민재한영애.봄날은간다 2023. 3. 19.
詩朗誦 . 안개비 내리던 날 안개비 내리던 날 趙司翼 작은 빵집과 꽃 가게가 아래층을 채우고 있는 둔탁한 소리를 내는 통나무 계단을 열서너 번 오를 즈음. 그 옛날 이름 없는 무명 화가가 가난을 그리다 간 흔적과 건반에 올려 보지도 못한 악보가 먼지 낀 다다미 방바닥에 나 뒹구는 모습을 연상케 하는데 긴 한숨을 타고 뿜어져 나오는 담배연기가 생성과 소멸의 반복 속에서 창밖 안개비 속으로 사라져 가는 풍경을 건네며 나를 맞이하는 시인의 모습이 아름답다 전시회에 내걸었던「하늘 시인」이라는 포스터와 릴케의 「장미」라는 글이 빼곡한 그림 한 장이 송판때기 벽을 채우고 있을 뿐 호사스러운 풍경들은 그 어디에도 없건만 왜 이렇게 내 마음은 따뜻하게 전율하는 것일까 향 진한 녹차를 건네는 친구의 미소에서 행복을 훔친다. 간간이 불어오는 안개비 .. 2023. 3. 19.
이정하 . 별 (1) 이정하 . 별 (1) 밤하늘엔 별이 있습니다. 내 마음엔 당신이 있습니다. 새벽이 되면 별은 집니다. 그러나 단지 눈에 보이지 않을 뿐 별은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 당신은 아시나요? 그대를 만나고부터 내 마음속엔 언제나 별 하나 빛나고 있습니다. 星 (1) 夜空には星があります。 私の胸にはあなたがいます。 明け方になると星は消えます。 でもただ目に見えないだけ 星はなくなるわけではないこと、 あなたはご存知ですか? あなたに会ってから私の胸には いつも星がひとつ輝いています。 번역(조사익) . 편집 등록(정민재) Give Me Strength 2023. 3. 17.
미술관 자화상으로 하여 미술관 자화상으로 하여 趙司翼이유 없이 쓰려던 원고가 서랍장을 흠뻑 적시고 울부짖는 패배자의 피맺힌 비명 속에 산송장이나 다름없는 자화상 그 순간이아직도 미결(未決)로 남아 뜬 눈으로 새는 밤그 모습과 눈이 마주쳤을 때머리를 감쌌던 순간 밖에 기억나는 게 없어서,아득히 밝아 오는 새벽 마음을 닫고 시력(視力)을 감는다 뜨겁게 혈관을 우글거리던 청년 시절 GPS가 터 준 끝없는 안목만 지녔어도, ......이제라도 AI와 어깨동무하고 전시회 열리던 날 요코하마 항구의 물빛 이토록 화창한 날 금새우란, 양달개비 꽃밭에서 코끝을 찌르는 매화향에 취하고 싶었으나 예삿일처럼 또다시 익숙한 번뇌에 묶이고 마는, 왜냐하면! 横浜美術館에 내걸었던 자화상도 내 하루를 구원해 주지 못하는데하물며 세상에서 보지 못한 글을 .. 2023. 3. 17.
헝가리 광시곡 이해인 . 3월에 단발머리 소녀가 웃으며 건네 준 한 장의 꽃봉투 ​새봄의 봉투를 열면 그 애의 눈빛처럼 가슴으로 쏟아져 오는 소망의 씨앗들 ​ 가을에 만날 한 송이 꽃과의 약속을 위해 따뜻한 두 손으로 흙을 만지는 3월 ​나는 누군가를 흔드는 새벽 바람이고 싶다 ​ 시들지 않는 언어를 그의 가슴에 꽂는 연두색 바람이고 싶다 편집 등록 . 성우혁 2023. 3. 16.
헤르만헤세 . 흰 구름 헤르만헤세 . 흰 구름 저길 봐, 아름답고 잔잔하게 잊고 있었던 멜로디를 노래 부르며 구름이 또다시 푸른 하늘을 떠다닌다 그 오랜 여행을 하면서 고달픈 방황에도 기뻐하는 것을,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은 어떤 마음으로도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태양과 바다와 바람처럼, 나는 눈부시게 빛나는 것을 좋아한다 고향 없이 떠도는 사람한테는 저것이 자매이고 천사이기 때문이다 White clouds by Hermann Hesse Oh look, they drift again Like quiet melodies Of forgotten, beautiful songs Along the blue heavens! No heart can understand them That has not, upon a long journey, A.. 2023. 3. 16.
영흥도에서 영흥도에서 趙司翼 몸부림을 울어대는 오후 쓸쓸한 바닷가에서 이들 운명이라기엔 발전소 독성 물이 구름처럼 떠있는 하늘 아래 갯벌을 터로 사는 이 모든 것들이 통곡하며 울부짖는 영흥도 아픈 소리를 외면해서는 어니 될 일이다 차마 가슴이 아파 내가 피해 지내는 동안에도 깊게 파인 갯벌 분노의 눈물을 보면서 인간 이기가 원흉이 되어 죽어야 끝을 보는 이 무능 떠난 종들의 숙주(宿主)를 귀담아야 한다 내가 걷는 옆선에서 몸부림하는 뻘을 지나 비릿한 갯내음은 어디로 가는 걸까 잿빛 가물거리는 멀리 인천 앞바다가 못내 마음 아프다 편집 등록 . 정민재 제목 2023. 3. 15.
Antonio Vivaldi Spring 가장 위대한 스승 1차 세계대전 뒤 처칠이 전쟁을 승리로 이끌어 영웅이 되자, 런던의 한 신문사에서 처칠을 가르쳤던 교수들을 취재하여 "위인을 만든 스승들"이란 제목으로 보도해 큰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그러나 이 기사를 본 처칠은 신문사에 다음과 같은 편지를 보냈다. "귀 신문의 보도에서 가장 중요한 스승 한 분이 빠졌습니다. 그 분은 바로 나의 어머니입니다." 부모와 자식은 피로 맺어진 관계이다. 부모님은 나에게 피 흘려주신 분이다. 생을 마치기까지 사랑하는 분이다. 부모님은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스승이다. 한 청년이 '위대한 스승'을 만나기 위해 집을 나섰다. 이곳저곳을 헤맸으나 찾지 못했다. 청년은 너무 지쳐 나무그늘에 쉬고 있었다. 그때 길가 던 노인이 청년에게 물었다. "이보게 청년, 왜 그렇.. 2023. 3. 14.
에밀리 디킨슨 . 잊혀진 무덤 에밀리 디킨슨 . 잊혀진 무덤 백 년 세월이 지난 후라 묘터가 어딘지 아무도 알지 못하고 고뇌의 쓸쓸함만이, 아늑한 평화로움은 그 어디에도 없다 너절 브레 잡초들만 무성하고 알 수 없는 사람들이 쓴 낙서 서툴고 지저분한 글씨 어느 노인(장로)의 죽음이었는지 여름 들판엔 바람 휑한데 길조차 묻혀버리고, 본능적으로 생각을 더듬지만 뉘인 지 그 기억 모두 사라져 버렸다 The Forgotten Grave by Emily Dickinson After a hundred years Nobody knows the place, Agony, that enacted there, Motionless as peace. Weeds triumphant ranged, Strangers strolled and spelled At t.. 2023. 3. 14.
섬, 컬럼비아 밴쿠버에서 브리티시컬럼비아 밴쿠버 趙司翼 영혼에 근원 하여 시간 흐르는 동안에도 풍화는 정복하지 않으려고 각각을 모래 알갱이로 조각낸 것 그 하나하나가 위대한 진라를 말하고 있다 광물화된 거친 퇴적물일지라도 침식의 세월을 견딘 끝에 지금은 브리티시 컬럼비아의 밴쿠버 섬을 이루었으니 밤이면 별을 찬탈하는 낙뢰와 천둥 속에 눈먼 새벽은 태양조차 찾아오지 않았고 그 새벽을 나는 눈 뜨지 못했으나 자연은 풍화에 의한 침식일 뿐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오 하늘의 은둔자여, 오 바다의 제왕이여, 인간들 진정한 조화는 길이 없는지! 간밤 무서운 어둠, 이내 그리될까 죄 많은 인간세상 한없이 두렵다 2020.08.021 - British Columbia Vancouver Island 편집 등록 . 성.. 2023. 3. 14.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 . 언젠가 나이 들면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 . 언젠가 나이 들면 늙어버린 당신 모습은 초라하고 졸음으로 가득합니다 화롯가에서 꾸벅꾸벅 졸다가 책을 떨어뜨리기도 하고 천천히 읽다가 어느새 나른해져 꿈을 꾸기도 합니다 옛날 당신 눈매는 그림자가 질정도로 깊고 강렬했습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당신의 은혜로움을 기쁘게 사랑했는지, 사실이든 아니든 당신의 아름다움을 사랑했습니다 그러나 어떤 사람은 당신 믿음이 준 순례자의 영혼을 사랑했고 당신의 변화하는 얼굴을 보며 슬픔마저도 사랑했습니다 지팡이가 미끄러지자 얼떨결에 몸을 구부리고 중얼중얼, 슬프게도 그 사랑이 왜 당신 곁을 떠났는지 되려 허공 높은 곳에서 서성거리고 하물며 수많은 별들 사이에 얼굴을 숨겼습니다 When You Are Old by William Butler Yeats.. 2023. 3. 13.
새봄, 모차르트와 함께 법정 . 항상 현재일 뿐이다 어떤 사람이 불안과 슬픔에 빠져 있다면 그는 이미 지나가 버린 과거의 시간에 아직도 매달려 있는 것이다 또 누가 미래를 두려워 하면서 잠을 못이룬다면 그는 아직도 오지도 않는 시간을 가불해서 쓰는 것이다 과거나 미래쪽에 한눈을 팔면 현재의 삶이 소멸해 버린다 보다 직설적으로 표현 하면 과거도 없고 미래도 없다 항상 현재일 뿐이다 지금 이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최대한 살 수 있다면 여기에는 삶과 죽음의 두려움도 발 붙일 수 없다 저마다 서 있는 자리에서 자기 자신답게 살라 2023. 3. 13.
오르베텔로 봄 오르베텔로 봄 趙司翼 초록빛 음영 무성한 지중해가 보이는 곳 에메랄드 얼룩덜룩 반짝거리고 이 도시에서 버려진 듯보여도 이상할 것 하나 없는 토기 화분 분방한 저마다의 모습에서 지친 여행자 참으로 행복하면 될 일이다 중세 도시 해안 마을 오르베텔로(Orbetello), 꽃 가득 벽돌담 테라스가 아름다운 햇살 벽에 비발디 사계 선율이 물결처럼 흐른다 창문 밖을 여러 국적 여행자들 줄지어 가고 아스파라거스를 베이스로 한 지중해식 클래식풍 레스토랑에서 그림처럼 아름다운 행복한 시간 단 한 번도 날 배신한 적 없는 지중해 그리웠던 순간을 마주 하는 지금 분산하는 에스프레소 향에 취해 무심결 캔버스를 펼치는 나는 화가였다 이탈리아 오르베텔로에서 편집 등록 . 성우혁 제목 2023. 3. 12.
못내 그리운 이름으로 하여 못내 그리운 이름으로 하여 趙司翼 바닷바람에 실려 어디론가 소멸돼 가는 경기만 별이 빛나는 볼음도(乶音島 )의 밤 검은 안갯속을 어른거리는 발자취는 민낯 드러난 새벽 바닷 자락을 개밥바라기 초저녁 별이 울며 가는 소리였다 어스름 피어오르는 요옥산의 새벽 북방 한계선이 드러나는 순간 새벽바람 휘청휘청 하늘 먼 곳 알지 못해 더욱 가슴이 아픈 북녘하늘 날아가는 철새들은 어디서 밤을 지새웠을까 못내 그리운 이름으로 하여 젖은 눈동자는 오늘도 눈물을 받아내고 있다 마른 풀잎처럼 오랜 그리움을 곁에 두고 죽어서도 소원일 것 같다는 실향민 통일 노래 슬픈 잔을 눈물로 채우며 2016.10.29 사진 . 다음 포탈에서 제목 2023. 3.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