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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시 . 종합

강은교 . 홍련암, 등불

by 조사익시문학(運營者) 2023. 4. 15.

 

 

강은교 . 홍련암, 등불
그 문 앞에 서서 등불을 켜고자
등불에 어른거리는 황홀을 잡고자
황홀이 너에게 살며시 다가와
내려 뜨는 눈까풀의 파들 거림을 바라 보고자
살며시 눈 내려감다가 도처에 별을 켜는 모양을 보고자
별에 묻어 있는 깊은 꿈이 웃는 것을 보고자

꿈이 웃고 있다가 부끄럽게 부끄럽게
바다에게 손목을 잡히는 양을 보고자
손목에 잡혀 파도가 허겁지겁 달려오는 것을 보고자
달려오는 것들이 달려가는 것들임을 보고자
달려가는 그리움

네들이 주욱 푸른 벼랑에 서 있는 걸 보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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