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詩畵集(3) : 바람이 울고간

항구의 난파선

by 조사익시문학(運營者) 2023. 4. 17.

 

 

항구의 난파선
趙司翼
밤바다 밀려드는 파도의 물거품 속에
난파선, 그 아름답던 선체는 흔적을 모두 잃은 채
산산이 부서져 찢어지고 녹이 슬고
선실을 삿삿히 물고기 산란하는
수많은 생명, 그 탄생의 순간을 울부짖는
숭고한 경이로움도 있지만
녹슬고 뒤틀린 잔해물을 바라보면서
저 흉물스러운 뼈대만 앙상하게
남겨진 유산 잔유물조차도
파도와 조수에 맡겨진 운명으로
모래벌에서 과거의 유물이 될 것을 생각하니
못내 안타깝고
거센 풍랑 격하게 요동치는 어느 날
해수면으로 장승곡이 울려 퍼질지라도
잊힌 지 오래된 이야기로
평범한 존재에 불과할 것을 생각하자니
슬픈 비애가 폭포수처럼 요동친다

(하코다테 해안마을에서)

 

편집 등록(성우혁)  .  BGM - 岡千秋(花はあなたの肩にく)

 

'■ 詩畵集(3) : 바람이 울고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찔레꽃이 내게로 오는 동안  (14) 2023.05.20
백조의 호수  (15) 2023.05.17
무심 . 無心  (13) 2023.05.09
인생열차, 그 짧은 여정에서  (7) 2023.04.27
인생은 모순이다  (8) 2023.04.11
영흥도에서  (5) 2023.03.15
나를 잃어버린 시간  (4) 2023.03.03
메이른호펜에 영혼을 묻고  (5) 2023.0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