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렌체 깊은 밤을
趙司翼
내가 나인 것 같지 않은 흑백을 앉아
달빛 헤어드는 중세시대 골목길엔 가로등뿐
물보라 유연한 분수 정원을 달빛 흐르는데
피렌체 오래된 성당 십자가 불빛 아래
새벽 풀밭에 진리의 이슬이 맺히고
지중해 졸린 파도가 중얼거릴 때
치유를 갈망하는 여명의 고요한 숨결을 호흡하면서
야수가 다스리는 힘에 굴복하여
나는 단지 비밀리에 정욕을 노래 부른다
할 일 없는 도시의 밤은
부나방처럼 나를 설레게 하고
소경이 시력을 얻었을 때
분별없이 비틀거리듯
덧없는 시간 속에 밤의 외침을 울먹이며
풍선처럼 떠도는 영혼 없는 그림자였다
편집 등록 . 정민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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