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 핀 들길에서
趙司翼
황금빛 주말 연둣빛 술렁술렁 비밀처럼 흔들리는
수양버들 그림자를 눌러 밟고
물오른 아지랑이와 하나 된 마음이어 봐도
흰 구름만 소리 없이 오고 가고
신작로 길 작은 꽃밭에서
오렌지색 베고니아, 분홍 데이지가
투명한 바람 타고 향기로이 날아오르는
저 하늘 한 자락을 가슴에 담아 봐도
불쑥불쑥 쓸쓸함만 더욱 커지는
세월의 아픈 목소리가 갈비뼈를 찔러대고
얼룩얼룩 희미한 지평선 끝엔
너도 외로운 시골 버스 정류장이었다
종달새 재잘재잘 아름다운 하늘도
달궈진 홍채 뜨건 눈물뿐으로
들꽃 가르랑거리는 길 위에 서서
나는 어쩔 수 없는 외로움이 된다
편집 등록 . 정민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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