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섬에서 최후를 보았다
趙司翼
하늘 한 자락이 물결처럼 휘청일 때마다
울타리를 한 레모네이드 연한 풀밭으로
때 아닌 우박 덩어리가 섬광처럼 쏟아진다
절벽 높은 해안가 간이 막사의 밤
죽음 앞에서 살기만 을 목 놓아 울면서
트라우마가 사라질 때까지 내버려 두는 동안에도
심장을 가로질러 남아 있는 피의 얼룩
죽음 말고는 성찰의 여지가 없다
재해의 숙주가 된 엘리뇨는
동반한 낙뢰를 눈앞에 뿌려 대고
사지로 몰린 지구의 분노가
긴장 상태가 된 세계의 뇌간을 가로질러
으르렁으르렁 목덜미를 움켜쥐고
피의 만찬을 즐기려 들 때
지구가 떠나는 장승곡 슬픈 연주 속에
나 또한 괴물로 변이가 되어
뒤를 따르며
환희의 박수갈채를 보내고 있을지도
2014.10.15 ~ 10.17 : 아이슬란드 스나이펠스네스(Snæfellsn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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