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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詩畵集(4) : 길 위의 날

괴테 만나 던 날

by 조사익시문학(運營者) 2023. 6. 3.

 

괴테 만나 던 날

趙司翼

괴테여! 당신은 나의 젖은 심장을 타오르게 히는, 
당신 처음 만났을 때부터
몸부림을 미래로 안고 살아야 했습니다
버려진 사람처럼 슬픈 눈을 하고
목마른 육신 욱신거리는 상처를 운명처럼 부둥켜안고
끊임없는 신음으로 지친 세월을 살았습니다

그리워서 외로웠던 날, 고독이 차 올라 슬펐던 날,
수많은 무엇이든 모두 데리고
무릎까지 차오른 눈길 헤쳐 와서
베아트리체 마지막 눈물처럼
나도 슬픔이 되어 펑펑 눈물 쏟습니다
내 앞에 이 모습이 당신이란 말입니까?

2015년 1월 19일 - 괴테 묘를 찾던 날

 

 

 

 

1832년 괴테는 심부전으로 '바이마르'에서 사망했다.
그의 의사 '칼 보겔'에 따르면 그의 마지막 말은 'Mehr Licht'였다
하지만 괴테가 사망한 순간 의사가 이 방에 없었기 때문에 이 말은 논쟁의 여지가 있다
괴테는 '바이마르'에 있는 의 '역사묘지'의 '듀갈볼트'에 묻혔다
* 바이마르 : 독일 튀랑 겐조 에 있는 도시
* Mehr Licht의 뜻 : 좀 더 밝았으면...

 


요한 페터 에커만(Johann Peter Eckermann)은
독일의 시인이자 작가이며 괴테가 사망하는 순간까지 함께하였으며
유명한 작품 'Goethe와의 대화'를 출판하면서 더욱 유명해졌는데
나도 이 책을 읽으면서
괴테의 사망 순간이 너무 생생하여 아래와 같이 요약해 본다

괴테가 죽은 다음 날 아침,
나는 다시 한번 그의 마지막 모습이 보고 싶어서
방을 지키고 있는 몸종(프리드리히)에게 부탁하여 방에 들어갔다
괴테는 비스듬히 등을 기대고 누워 있었다

그의 숭고한 얼굴에는 심오한 평화와 안전이 깃들어 있었다
핏기가 도는 이마는 아직도 살아 있는 듯한 느낌이었고
나는 그의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가지런히 정리하고 싶었으나
경외심 때문에 머리카락을 자르지 못했다

옷은 입지 않은 알몸상태로 하얀 시트로 덮여 있었는데
가능한 한 오랫동안 시신을 신선하게 유지하기 위해
큰 얼음 조각이 시신 근처를 두르고 있었다

사망했다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팔다리의 신성한 장엄함에 놀랐다
넓은 가슴은 아치형으로 강한 힘이 솟구치는 듯했으며
팔과 허벅지는 우아하고 가장 완벽한 모양이었다

몸 그 어느 한 곳도 뚱뚱하거나 부패한 흔적 하나 없이
완벽한 남자였으며 아름다움이 넘쳐흐르는 모습으로 누워 있었다
광경을 보면서 불러일으킨 황홀감은
그가 사망했다는 사실조차 나는 생각하지 못했다
불멸의 영혼이란! 이런 모습을 두고 하는 말인가 보다

나는 그의 심장에 손을 얹고,
깊은 침묵이 흘렀고,
그를 끌어안고 억눌린 눈물을 마음껏 흘렸다

'요한 페터 에커만'의 'Goethe와의 대화'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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