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916

친구가 남기고 간 세월로 하여 친구가 남기고 간 세월로 하여趙司翼그리다 만 캔버스 남겨진 여백의 말은 어디로 갔을까 찬구 떠난 그 바다를 생각하는 동안 쉭쉭 대는 바람결에 유리창이 휘감기고 싸락싸락 눈 내리는 밤을 쪼그려 봐도 마지막 숨결이 있어 그리운, 차마 눈물이 나는 곳 나가사키 항구 바닷가도 기억에서 흐려져 간다 살아생전 따스하고 다정했던 마음도 파도가 지워버린 모래 위 발자국처럼 그렇게 서서히 옛일이 되어 가고 귓가를 떠도는 친구의 여러 이야기마저 잘못된 기억으로 허구의 거짓일까가 두렵다 아득히 푸른 밤을 잊힌 기억들만 머릿속을 떠 다니고 어두워 가는 여백의 캔버스를 보면서도 친구가 남긴 세월 채울 수가 없어서붓끝에 너의 이름을 남겨 둔 채로 이 밤을 나도 의식 없는 죽음이어야 했다 우정이 매몰된 나가사키 푸른 바다엔 함께 .. 2023. 2. 8.
羅勲児 . 타향살이 라훈아 . 타향살이 (羅勲児 . 他郷暮らし) (一) ふるさと 離れて 幾年 すぎた 후루사토 하나레테 이쿠토시 스기타 고향을 떠나온 지 몇 해가 지났나 指折り かぞえりゃ 涙が 落ちる 유비오리 카조에랴 나미다가 오치루 손꼽아 세어보니 눈물만이 흐르네 (二) 浮草みたいな 私の運命 우키쿠사 미타이나 와타시노 사다메 부평초 같은 내 운명 帰らぬ 青春だけ 私も 老いた 카에라누 세에슌다케 와타시모 오이타 다시 못 올 청춘뿐 나도 늙었네 (三) 真赤に 燃えてる 夕日の空は 맛카니 모에테루 유우히노 소라와 새빨갛게 불타는 석양의 하늘은 瞼のふるさと 燃やして 消える 마부타노 후루사토 모야시테 키에루 눈에 선한 고향을 불태우고 사라지네 2023. 2. 8.
정일근 . 저 모성(母性) 정일근 . 저 모성(母性) 눈 내리는 성탄(聖誕) 아침 우리 집 개가 혼자서 제 새끼들을 낳고 있다 어미가 있어 가르친 것도 아니고 사람의 손이 돕지도 않는데 새끼를 낳고 태를 끊고 젖을 물린다 찬 바람 드는 곳을 제 몸으로 막고 오직 몸의 온기로 만드는 따뜻한 요람에서 제 피를 녹여 새끼를 만들고 제 살을 녹여 젖을 물리는 모성 앞에 나는 한참이나 눈물겨워진다 모성은 신성(神性) 이전에 만들어졌을 것이니 하찮은 것들이라 할지라도, 저 모성 앞에 오늘은 성탄절, 동방박사가 찾아와 축복해 주실 것이다 몸 구석구석 핥아주고 배내똥도 핥아주고 핥고 핥아서 제 생명의 등불 밝히는 저 모성 앞에서 정일근 시인 출생 : 1958년 7월 28일 출생지 : 경남 양산 데뷔 : 1984년 실천문학에 시 '야학일기' 학력.. 2023. 2. 8.
趙司翼 . 그리스 테살로니키에서 그리스 테살로니키에서 趙司翼 늦가을 테살로니키 해의 푸른 하늘 아래 벽에 걸린 그림에 취해 밤늦도록 고전문학과 싸워야 했다 오래전 올림피아 파르테논 신전에서 역사가 만들어지고 신화가 뿌리를 내린 곳 괴테, 헤밍웨이, 니체, 이 들도 나 같은 마음이 되어 쪽빛 바다 푸른 바람을 보고 갔겠지 내 맘처럼 안개가 자욱한 밤 눈물로 푸른 밤을 깨우며 고요한 태양이 일리아스 산 너머로 떠오를 때 그리스 경정맥을 자르고 지친 여행자의 외로운 이야기가 삼단노선의 구겨진 돛처럼 떨어진다 파도가 내 이러함을 지우듯이 별 우리에 갇힌 음산한 달빛뿐으로 공허한 마음은 결코 빛을 보지 못했다 In Thessaloniki Greece Under the blue sky of the Thessaloniki Sea in late au.. 2023. 2. 8.
Provence . 프로방스 제목 2023. 2. 7.
詩朗誦 . 들꽃의 말 영상에서 시 제목에 오타가 발생함을 양해바랍니다 들꽃의 말 趙司翼 그대! 나의 작은 꽃을 꺾어가세요 밟히고 채여 관심 없는 시선에 묻히느니 그대 화병서 말라 서런 슬픔이어도 물 냄새 향긋이 좋았다고 단 하루일 때도 내 선택 옳았다 말할 겁니다 떠가는 구름이 부럽기로서니 나의 타고난 운명이 바람의 노예라서 애가 탄들 들에 핀 게 죄일지라도 마지막 말라죽은 모습조차 바람에 날려 사라진다는 것은 견딜 수 없는 슬픔일 것 같고 작은 꽃 병서 하루라 해도 그대 시선 속에 머물고 싶다 하여, 나의 작은 꽃을 꺾어가세요 The Word of the wild Flower David cho come and pick my little flower Rather than being trampled and kicked and .. 2023. 2. 7.
기형도 . 봄날은 간다 기형도 . 봄날은 간다 햇빛은 분가루처럼 흩날리고 쉽사리 키가 변하는 그림자들은 한 장 열풍에 말려 둥글게 휘어지는구나 아무 때나 손을 흔드는 미루나무 얕은 그늘 속을 첨벙이며 2시 반 시외버스도 떠난 지 오래인데 아까부터 서울 집 툇마루에 앉은 여자 외상값처럼 밀려드는 대낮 신작로 위에는 흙먼지, 더러운 비닐들 빈 들판에 꽂혀 있는 저 희미한 연기들은 어느 쓸쓸한 풀잎의 자손들일까 밤마다 숱한 나무젓가락들은 두 쪽으로 갈라지고 사내들은 화투 패 마냥 모여들어 또 그렇게 어디론가 뿔뿔이 흩어져간다 여자가 속옷을 헹구는 시냇가엔 하룻밤 새 없어져버린 풀꽃들 다시 흘러 들어온 것들의 인사(人事) 흐린 알전구 아래 엉망으로 취한 군인은 몇 해 전 누이 얼굴을 알아보지 못하고, 여자는 자신의 생을 계산하지 못한.. 2023. 2. 6.
이내 뜨거운 가슴이 된다 이내 뜨거운 가슴이 된다 趙司翼 강변길 어둠 위로 초저녁 달이 떠오를 때면 옛 생각에 휘청거리지 않으려고 오고 가는 여러 주변 이야기들과 한 식구가 되어야한다 퐁네프 다리를 지나 대성당 노트르담으로 가는 굽이굽이 쿠르즈 여객선 뱃고동소리는 울렸었는지 작은 불빛이 박물관 유리 벽에 스미었는지 보이지 않는 그림자뿐으로 외로움을 감싸 안고 추억에 젖어 내 모습에 취해 있는 동안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는다 어김없이 어둠 안에 별이 빛나고 눈발처럼 날리는 기억을 홀로 쓸쓸히 '다니엘 불랑제' 신작 시집을 가슴에 품던 때가 오래전 일로 낯설게 다가오고 당시가 이글거렸던 꿈도 희망도 아르장퇴유로 가는 철교 어둔 불빛처럼 혼잣말로 지껄이는 이러한 밤에 결사하는 마음으로 다짐을 하고 눈에 보이지 않은 것을 애써 찾지는 말.. 2023. 2. 5.
심연수 . 등불 심연수 . 등불 존엄의 거룩한 등불 이 문틈으로 새어나오다가 한줄기 폭풍에 꺼져 버렜습니다 옛날 조상께서 처음 켠 그등불이 그동안 한번도 꺼짐이 없이 이 안을 밝혀왔습니다 그들은 그 빛을 보면서 옛일을 생각 하였고 하고 싶은 말을 하였으며 하고 싶은 일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지금도 어둠속에서 촛불을 켜는 이 있으니 또다시 밝이질 날이 멀지 않았습니다 그 등잔에는 기름도 많이 있고 심지도 퍽이나 기오니 다시 불만 켜진다면 이 집은 오래 오래 밝아질 것입니다 2023. 2. 4.
페닌 알프스 그렌츠기펠에서 페닌 알프스 그렌츠기펠에서 The Pennine Alps Grenzgipfel 산마루가 하늘을 끌어안고 숭고하게 빛나는 페닌 알프스 유령 같은 형상들이 시선을 가득 채우고 모호한 환상의 변화를 보면서 그 엄청난 카니발 속 주인공처럼 나는 몸을 떨었다 낮엔 뒤틀린 경련을 일으키다가도 밤이면 새벽이 올 때까지 부드러운 걸음을 하고 바위벽 능선 위로 태양이 솟아오르는,.... 부들부들 심장 떨리는 적막은 무엇을 말하는지! 나는 그렌츠기펠 발밑에서 무릎 꿇고 숭배의 마음이 되어 기도를 했다 밤이 새도록 혹한으로 더욱 무거워진 어둠과 싸우던 별빛들이 새벽하늘로 사라져 가고 저기 가파르게 들쭉날쭉한 바위 절벽 거대한 협곡의 경사면 아래로 빙산을 녹아 흐르는 급류들 통곡하는 외침이어도 밤새 고요했던 정적이 산맥 허리.. 2023. 2. 3.
미켈란젤로 . 아름다운 운명 미켈란젤로 . 아름다운 운명 영혼을 선택하라, 유리잔처럼 누구에게나 보였습니다 너의 순수한 모습과 섬세함 속에 비친 하늘과 자연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이 아름다움, 이 모든 작품은 그들의 본보기가 될 것입니다! 사랑, 연민, 경건함, 표면상 그들의 외적인 부분에서 구도를 발견했다 우리는 분명히 읽었고, 매우 희귀하고 위대 하다 그들은 아무도 장식을 좋아하지 아니하였도다 사랑은 나를 사로잡고. 아름다움은 내 영혼을 구속했다 그들의 부드러운 눈으로 동정과 자비를 베푸소서. 속일 수 없는 희망을 내 가슴속에 깨우소서 어떤 규정이, 어떤 운명이, 무엇이 통제력을 잃게 하는지, 얼마나 잔인한지, 당장 아니면 늦게라도 인정하지 않을지도? 죽으면서까지 그토록 완전한 완전성을 추구해야 합니까? Doom Of Beaut.. 2023. 2. 3.
趙司翼 . 안개비 내리던 날 안개비 내리던 날 趙司翼 작은 빵집과 꽃 가게가 아래층을 채우고 있는 둔탁한 소리를 내는 통나무 계단을 열서너 번 오를 즈음. 그 옛날 이름 없는 무명 화가가 가난을 그리다 간 흔적과 건반에 올려 보지도 못한 악보가 먼지 낀 다다미 방바닥에 나 뒹구는 모습을 연상케 하는데 긴 한숨을 타고 뿜어져 나오는 담배연기가 생성과 소멸의 반복 속에서 창밖 안개비 속으로 사라져 가는 풍경을 건네며 나를 맞이하는 시인의 모습이 아름답다 전시회에 내걸었던「하늘 시인」이라는 포스터와 릴케의 「장미」라는 글이 빼곡한 그림 한 장이 송판때기 벽을 채우고 있을 뿐 호사스러운 풍경들은 그 어디에도 없건만 왜 이렇게 내 마음은 따뜻하게 전율하는 것일까 향 진한 녹차를 건네는 친구의 미소에서 행복을 훔친다. 간간이 불어오는 안개비 .. 2023. 2. 2.
HAUSER . Caruso 기회의 문을 연 편지 19세의 폴 마이어는 보험 세일즈맨이 되고자 했지만 매번 실패했다. 50개의 회사에서 면접을 본 뒤에야 겨우 취직의 기회를 잡을 수 있었으나 그마저 말을 더듬는다는 이유로 3주만에 해고되었다. 하지만 그는 풀이 죽기는커녕 오히려 당당하게 말했다. "당신은 지금 미국 최고의 세일즈맨을 놓쳤습니다. 나는 반드시 미국 제일의 판매 기록을 만들 것이고 당신들은 그것을 신문에서 읽게 될 것이오." 폴 마이어는 최고의 세일즈맨이 되겠다고 매일 아침 다짐했다. 그에 따른 모든 계획을 수립하고 행동에 옮긴 끝에 그는 27세의 젊은 나이에 백만 달러의 판매 기록을 올린 세일즈맨으로 성공한다. 하루는 폴 마이어가 세일즈를 위해 대기업의 최고 경영자를 만나러 다닐 때였다. 매번 시간이 없다며 비서실에서.. 2023. 2. 2.
박성룡 . 처서기(處暑記) 박성룡 . 처서기(處暑記) 처서 가까운 이 깊은 밤 천지를 울리던 우뢰 소리들도 이젠 마치 우리들의 이마에 땀방울이 걷히듯 먼 산맥의 등성이를 넘어가나 보다. 역시 나는 자정을 넘어 이 새벽의 나른한 시간까지는 고단한 꿈길을 참고 견뎌야만 처음으로 가을이 이 땅을 찾아오는 벌레 설레이는 소리라도 듣게 되나 보다. 어떤 것은 명주실같이 빛나는 시름을, 어떤 것은 재깍재깍 녹슨 가윗소리로, 어떤 것은 또 엷은 거미줄에라도 걸려 파닥거리는 시늉으로 들리게 마련이지만, 그것들은 벌써 어떤 곳에서는 깊은 우물을 이루기도 하고 손이 시릴 만큼 차가운 개울물 소리를 이루기도 했다. 처서 가까운 이 깊은 밤 나는 아직 깨어 있다가 저 우뢰 소리가 산맥을 넘고, 설레이는 벌레 소리가 강으로라도, 바다로라도, 다 흐르고 .. 2023. 2. 2.
얼마나 더 살아야 얼마나 더 살아야 趙司翼 무시로 울더니 잠시 멈춘 하늘 토막 난 구름은 남으로 가는데 인생 이야기 같은 버드나무 나붓나붓 얼굴 비비는 가지 그늘에서 저 구름과 마지막일지도 모를 술잔을 비운다 오늘도 하루만큼 또 떠나는 내 청춘과 이별할 때 배웅하며 흘려야 할 눈물 대신 석양 붉게 물든 강물 위에 유서를 쓴다 가버린 청춘 그 기억 하나 챙기지 못하고 살아온 세월 감출 수 없는 고민으로 살아왔다지만 간절했던 위장일 뿐 그건 진정으로 나를 사랑한 순수는 아니었다 세상에 손 내밀며 선량하지도 못한 양심으로 잡담에 불과한 인생을 이야기했을 뿐 비 몰이 같은 바람이라도 부는 날에는 바람만 탓하며 내 청춘에 무심했음을 시 낭송 . 한송이 편집등록 . 성우혁 제목 2023. 2. 1.
군함도 . 軍艦島 군함도 . 軍艦島 趙司翼 선혈 낭자한 붉은 자국이 미라로 굳어 그 오랜 세월에도 패인 암벽마다 한 서린 꽃을 피웠다 고향도, 성씨도, 누구의 세월이었을까 곡괭이가 분노에 찬 모습을 하고 박물관 유리벽에 갇혀 있다 죽어서도 못다 한 무엇이기에 광산(軍艦島) 바위 벽에 돌 채송화가 소복(素服)처럼 피었다 빛과 어둠을 분간할 수 없는 이곳은 박쥐 떼들이 비명을 지르며 어깨 위로 미끄러질 때마다 공포가 차 올라 풍지처럼 떨리는데 제국의 타래에 감겨 짓밟히고 채이면서 개처럼 핥아야만 했던 피죽으로 끼니를 채우고 나라 없는 설움을 알몸으로 견디어가며 석탄층 뚝뚝지는 물방울이 광부들 젖줄이었을 것을 생각하니 도저히 인간일 수가 없는 왜놈들아 나의 서글프기가 이루 헤아릴 수가 없다 그렇게 단단하고 왜곡된 다짐 무엇인지.. 2023. 2. 1.
詩朗誦 . 당신이 그런 사람이라는 것을 당신이 그런 사람이라는 것을 趙司翼 잿빛 창가로 날리는 햇살 그 하늘 검은 구름 사이로 전해오는 추억 생각하며 우리 살아온 세월이 정원 뜰 안을 서성입니다 희망 한 점 보이지 않는 내일 없는 시간에 갇혀 있을 때도 기도로 말할 수 있는, 그 무엇조차도 텅 빈 나에게 묻지 않고 그저 안아주던 사람이 당신이었다는 것을, 괴변뿐인 내 스스로를 항변하며 따져 묻는다 한들 지난 추억을 다시 펼친 후에야 알게 됩니다 당신이 그런 사람이라는 것을 (낭송 . 프시케) That you are such a person David cho The sunlight by the grey window, the sky the black clouds, and the years of our lives wandering through t.. 2023. 1. 29.
요한 파헬벨(Johann Pachelbel) . 세레나데 The Elegance of Pachelbel - Serenade 2023. 1. 29.
빈 가슴이 되어 봐도 빈 가슴이 되어 봐도趙司翼 청운을 가슴에 달고 광화문 뒷골목에서, 그립도록 그리운 친구들 모두 어디에 살고 있을까 점박이 물범처럼 희끗희끗 눈 덮인 인왕산도 제 모습을 감추려 들고 와도 와도 너무 멀어버린 지금에 와서 당시 모습을 하고 길 위의 인생처럼 떠돌아 봐도 쌓인 침묵 속에 흔적 없는 그림자일 뿐으로 그러했던 순간을 일려 주는 이 하나 없는 거리는 칠십 년대 청바지에 통기타 노랫말처럼 빌딩 창으로 푸른 하늘만 떠다니고 옛날이 그리워서 미친 듯이 소리쳤지만 잔잔한 메아리도 빌딩 숲은 담아내지 못했다 거리는 보이지 않는 추억들만 떠다니고 서울 사람들 발자국으로 유리알처럼 다져져 번들거리는 광화문 광장 은빛으로 수북수북 입김 날리며 오가는 발길 사이 눈길은 오후의 서울로 물드는데 추억이 된 곳은 그 어.. 2023. 1. 28.
詩朗誦 . 사랑은! 趙司翼 . 사랑은! 사랑이 무의미하지 않으려거든 상처받지 않으려거든 사랑하는 마음과 마음 사이에 아무것도 존재하지 말아라 사랑은 본능에서 태어나고 눈빛으로 말하며 계곡물 호수에 다다르면 바람에 일렁이는 물결처럼, 그게 사랑이다 호수에 햇살이 물결을 날름대고 시시덕거려도 추하다고 고개 돌릴, 아무도 없다 사랑은 그런 것이다 그래야 한다 바람에 나붓대는 꽃잎이 애타지 않아도 찾아드는 벌 나비처럼 Love is by David cho if you went your love is pointless if you don't want to get hurt nothing to be existed between a loving heart and a heart love Love is born of instinct, spe.. 2023. 1. 27.
에밀리 디킨슨 . 용담 새싹 에밀리 디킨슨 . 용담 새싹 신께서 작은 용담 싹을 돋웠습니다 애초엔 장미꽃을 피우려 했으나 망연자실, 실패하고 여름 내내 헛웃음만 그런데 눈 내리기 적전에 보라색을 띤 용담 싹이 돋았습니다 언덕 모두가 황홀경에 빠졌습니다 여름은 놀라서 얼굴을 숨기고, 하지만 비웃음은 여전합니다 서릿발은 용담 싹을 소중히 보살핍니다 북녘 용담이 꽃피울 때까지 자줏빛 꽃봉오리를 숨겨줍니다 "신이시여! 이제는 꽃피워도 되겠습니까? " Emily Dickinson . Fringed Gentian God made a little gentian; It tried to be a rose And failed, and all the summer laughed. But just before the snows There came a pu.. 2023. 1. 26.
윤석구 . 늙어가는 길 윤석구 . 늙어가는 처음 가는 길입니다.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길입니다. 무엇 하나 처음 아닌 길은 없었지만 늙어가는 이 길은 몸과 마음도 같지 않고 방향 감각도 매우 서툴기만 합니다. 가면서도 이 길이 맞는지 어리둥절할 때가 많습니다. 때론 두렵고 불안한 마음에 멍하니 창밖만 바라보곤 합니다. 시리도록 외로울 때도 있고 아리도록 그리울 때도 있습니다. 어릴 적 처음 길은 호기심과 희망이 있었고 젊어서의 처음 길은 설렘으로 무서울 게 없었는데 처음 늙어가는 이 길은 너무나 어렵습니다. 언제부터 인가 지팡이가 절실하고 애틋한 친구가 될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그래도 가다 보면 혹시나 가슴 뛰는 일이 없을까 하여 노욕인 줄 알면서도 두리번두리번 찾아봅니다. 앞길이 뒷길보다 짧다는 걸 알기에 한발 한발 더.. 2023. 1. 25.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 내림마장조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 내림마장조 Beethoven Piano Concerto No 5 in E flat majo (Jan Lisiecki) 2023. 1. 25.
산사명상음악(3) Temple meditation music 산사명상음악(3) Temple meditation music (1) 개울옆 인적없는 찻집 (2) 가을山寺 2023. 1.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