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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詩畵集(1) : 열도에 내리는

군함도 . 軍艦島

by 조사익시문학(運營者) 2023. 2. 1.

군함도 . 軍艦島
趙司翼

선혈 낭자한 붉은 자국이 미라로 굳어
그 오랜 세월에도 패인 암벽마다 한 서린 꽃을 피웠다
고향도, 성씨도, 누구의 세월이었을까
곡괭이가 분노에 찬 모습을 하고 박물관 유리벽에 갇혀 있다
죽어서도 못다 한 무엇이기에
광산(軍艦島) 바위 벽에 돌 채송화가 소복(素服)처럼 피었다
빛과 어둠을 분간할 수 없는 이곳은
박쥐 떼들이 비명을 지르며 어깨 위로 미끄러질 때마다
공포가 차 올라 풍지처럼 떨리는데
제국의 타래에 감겨 짓밟히고 채이면서
개처럼 핥아야만 했던 피죽으로 끼니를 채우고
나라 없는 설움을 알몸으로 견디어가며
석탄층 뚝뚝지는 물방울이
광부들 젖줄이었을 것을 생각하니
도저히 인간일 수가 없는 왜놈들아
나의 서글프기가 이루 헤아릴 수가 없다

그렇게 단단하고 왜곡된 다짐 무엇인지!
군함도(軍艦島)를 세계문화유산으로 새겨놓고,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린다 한들
멸망에 이르고야 말 훗날의 열도 모습뿐인데 

 

 



'군함도'라고 불리는 하시마 섬은 세계문화유산의 일부인 하시마 탄광이 있는 곳이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일본 정부가 한국인을 강제징용한
부정적 측면을 충분히 밝히지 않는 데 대해 강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군함도"로 알려진 탄광은 2015년 메이지 산업 혁명의 유적지로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승인하면서
전제 조건으로
한반도에서 끌려온 노동자들이 강제 노역을 했다는 내용이었는데

그 후 유네스코 위원회에서 방문했을 때
방문객들이 판단할 수 있는 다양한 증언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으며
탄광에 대한 전시물이
한반도에서 노동자들을 강제로 데려온 것이 아니라는 인상을 준다면서
추가로 어떤 조치를 취할 계획인지를
2022년 12월 1일까지 유네스코에 제출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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