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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국 번역시107

크리스토퍼 몰리 . 봄날 낙엽을 태우다 봄날 낙엽을 태우다 . 크리스토퍼 몰리 말라버린 이파리들이 화염에 휩싸이고 모닥불에선 푸른빛 연기가 피어올라 덤불 사이로 스며들 때 호박색 가을날이 상큼하고 푸른 숲 사이로 내려앉는다 저들 희미하게 녹아내리는 유령의 숨결 어린 새싹들이 보는 앞에서 낙엽들은 행복한 죽음을 맞고 나의 모든 추억도 저 모닥불 속으로 사라진다 혼란스럽던 시간 모두 불에 타버렸다 하지만 그을린 시간의 유령들은 여전히 불타오르고 영원한 아름다움은, 다시 너에게로 돌아간다 Burning Leaves in Spring by Christopher Morley When withered leaves are lost in flame Their eddying ghosts, a thin blue haze, Blow through the thic.. 2022. 12. 21.
월리엄 워즈워드 . 수선화 수선화 . 월리엄 워즈워드 높은 골짜기와 언덕을 구름처럼 외로이 헤매던 나는 무리 지어 피어있는 황금빛 수선화를 보았네 호숫가 나무 그늘 아래서 산들산들 무리 지어 하늘거리며 춤추는 것을 빛나는 은하수 반짝이는 별처럼 줄지어 핀 수선화들, 호숫가 가장자리에 무리 지어 핀 만송이 수선화 꽃 멋진 춤사위로 꽃송이가 흔들린다 그 곁 호수의 물결도 춤을 추지만 반짝이는 물결인들 꽃들만하리요 이토록 유쾌한 무리를 보며 흥겨움만 더해지는 나 아무 생각 없이 쳐다보고 쳐다볼 뿐 진정 내가 얻은 것이 무엇인지를 알지 못했다 업치락 뒤치락 소파에 누워 아무 생각 없이 시름에 잠겨있을 때 마음속에서 번뜩임을 느끼나니 그게 고독이 가져다준 행복이었음을 비로소 기쁨에 넘쳐 수선화와 함께 춤을 춘다 Daffodils by Wi.. 2022. 12. 18.
에밀리 디킨슨 . 하늘 낮게 흐르는 구름은 The Sky is Low, The Clouds Are Mean (Emily Dickinson) The sky is low, the clouds are mean, A travelling flake of snow Across a barn or through a rut Debates if it will go. A narrow wind complains all day How some one treated him; Nature, like us, is sometimes caught Without her diadem. 하늘 낮게 흐르는 구름은 . 에밀리 디킨슨 낮은 하늘, 구름이 날아오른다 흩날리는 눈송이 허공과 허공 사이를 휘저으며 방향을 잃고 제자리를 맴돈다 온종일 회오리바람이 분다 누가 자연을 성나게 했는지,.. 2022. 12. 18.
로버트 프로스트 . 불과 얼음 로버트 프로스트 . 불과 얼음 어떤 사람은 세상이 불로 망할 것이라 하고 또 누군가는 얼음으로 망할 것이라고 합니다 내가 갖는 욕구를 말하자면 불이라고 말하는 사람을 믿고 싶습니다 하지만 만약 또다시 멸망하게 된다면, 위험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어야 하며 얼음으로 인한 파괴는 어떠할지도 알고 싶고 이 또한 알았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했었다고, 말하겠습니다 세상이 불이나 얼음으로 끝날 종말에 관한 시. "불과 얼음"은 로버트 프로스트의 가장 유명한 시 중 하나로 1920년 Harper's Magazine에 처음 실렸다. Robert Frost by Fire And Ice Some say the world will end in fire, Some say in ice. From what I've tasted of .. 2022. 12. 16.
헨리 반 다이크 . 시간은! 시간은! . 헨리 반 다이크 주니어 기다리는 자에게는 너무 느리고 두려워하는 자들에게는 너무 빠르고 슬퍼하는 사람들에게는 너무 길고 기뻐하는 사람들에게는 너무 짧다 그러나 사랑하는 사람들 시간은 그렇지 않다 Time is! by Henry van DykeToo Slow for those who Wait,Too Swift for those who Fear,Too Long for those who Grieve,Too Short for those who Rejoice;But for those who Love, Time is not.'Time Is'는 'Henry van Dyke'의 가장 잘 알려진 시 중 하나이다1904 컬렉션에서 처음으로 출판되었으며1997년 다이애나 비의 장례식에서 낭독되었다Henry va.. 2022. 12. 15.
알렉산드르 푸쉬킨 . 나이팅게일과 장미 알렉산드르 푸쉬킨 . 나이팅게일과 장미 봄날 안개 낀 밤, 정원은 쥐 죽은 듯 고요합니다 장미 한 송이가 동양의 나이팅게일을 노래합니다. 불쌍히 도 이 매력적인 장미는 아무것도 못 느끼고 듣지도 못합니다 그리고 사랑의 찬송가는 흐르는데 그저 조용하게 꾸벅꾸벅 졸기만 합니다 이렇듯 아름다운데, 추워서 노래를 못 듣는 건 아닌지? 정신 차리세요, 음유시인, 당신의 심장은 어디로 흐르는 건가요? 그녀는 시인의 영혼을 듣지도 느끼지도 못합니다 당신은 그녀에게 꽃이 피는 중이라고, 전화를 합니다 하지만 대답이 없습니다 A Nightingale And A Rose . Alexander Pushkin In gardens’ muteness, in spring, in the nights’ mist, Over a rose.. 2022. 12. 8.
앤 플라톤 . 물망초 앤 플라톤 . 물망초 아침 안개 자욱한 시간이 오면 모든 꽃에 부드러운 태양이 빛날 테고 당신이 인자한 미소를 짓지 않을 때 모든 마음이 당신께 응답한다고 생각하세요 하나님 안에서 안식을 취하는 순간에도 날 잊지 말아요 황혼 녘 마지막 석양이 질 때 그대여, 그대여, 그대여! 안개가 언덕으로 흐를 것이고 산을 오르는 소리도 들리지 않고 모든 사람들이 평화를 노래부를 때에도 날 잊지 말아요 첫 번째 별이 찬란하게 빛날 때 둥근 밤을 외롭게 비출 것이고 밝은 달빛이 어둠을 밝힐 때 다양한 별빛도 빛나게 될 것이고 한낮 태양처럼 세상은 밝아지게 될 때에도 날 잊지 말아요 허공의 바람이 엄숙하게 일렁이면 생각도 깊어지고 마음도 깊어집니다 당신이 슬퍼하고 외로워하면 혼자라는 느낌 때문에 한숨을 쉬게 되고 우울함을.. 2022. 12. 6.
파블로 네루다 . 詩 파블로 네루다 . 詩 세상에, 이 나이에 詩가 도착하다니 그것도 하필 나한테, 어디서 왔는지 모르겠어 모르긴 해도 겨울 어느 날 강에서 왔는지 무슨 재주로 왔는지 모르겠어 내 느낌으론 그들 목소리도 아니고 그들은 아니었어 말도 없이 조용하기만, 하지만 어느 길거리에서 나를 부르는 소리였지 깊은 밤 나뭇가지인 것 같기도 하고 별난 목소리는 아닌데 혹시 화마로 요동치는 불길 속에서 왔는지도 나 혼자 돌아오는데 숨어서 길목을 지키고 있다가 툭 하고 나를 건드리며 당혹케 하더군 내 입으로 뭐라고 해야 할지도 어안이 벙벙했고 달리 방법도 없는 데다가 순간 앞이 캄캄한 상태에서, 그런데 내 영혼 속에서 뭔가 번쩍였어 단박에 나만의 방식을 생각해 냈지, 불에 탄 상처를 해독한 후 이내 나는 고독에 삐지고 말았지 무엇.. 2022. 12. 4.
존던 . 누구를 향한 종소리인가 존던 . 누구를 향한 종소리인가 어디든 그 자체로 완벽한 섬은 없다 대륙의 한 조각에 불과한 인간은 대양의 부속물이며 만일 땅덩이가 바닷물에 씻겨 떨어지면 유럽은 그만큼 작아질 것이며, 사구(沙丘)가 생성되어도 마찬가지다 뿐만 아니라 지금 당신 살고 있는 집이 친구의 집이 된다고 한들 이상할 게 없다 모르는 사람이 죽는다 해도 나는 슬플 것이다 왜냐하면 나도 인류와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누구의 죽음을 알리는 종소리인지 알려하지도 말고 누굴 보내 확인하지도 말라 그 종소리는 그대들을 향해 울리는 종소리이니 For Whom the Bell Tolls by John Donne No man is an island, Entire of itself. Each is a piece of the continen.. 2022. 11. 29.
기욤 아폴리네르 . 미라보 다리 기욤 아폴리네르 . 미라보 다리 미라보 다리 아래 센강이 흐른다 오 나의 연인이여 나를 잊지 말아요 어찌 기쁨은 늘 괴로움으로 이어지는지! 밤마다 울리는 시계탑 종소리 가는 세월 속에서 나만 홀로이 우리 손을 꼭 잡고 얼굴을 마주하자 미라보 다리 아래서 꼬~옥 포옹을 하고 아쉬움 흐르는 센강에 시선을 묻는다 밤마다 울리는 시계탑 종소리 가는 세월 속에서 나만 홀로이 흐르는 강물처럼 우리 사랑도 흘러간다 그 사랑마저 떠나는데 가난은 매 마찬가지로 더디기만 하고 희망은 왜 이리 들쑥날쑥한지 밤마다 울리는 시계탑 종소리 가는 세월 속에서 나만 홀로이 어제와 오늘, 그렇게 일주일이 지났구나 지난날은 추억으로 남고 떠난 사랑은 돌아오지도 않는데 미라보 다리 아래 센강이 흐른다 밤마다 울리는 시계탑 종소리 가는 세.. 2022. 11. 27.
헤르만 헤세 . 들판을 건너서 헤르만 헤세 . 들판을 건너서 하늘을 가로질러 구름이 흐르고 들판을 가로질러 바람이 흘러간다 들판을 놀다 길 잃은 아이에서 내 어머니가 당황하는 모습을 본다 길 건너엔 나뭇잎이 날리고 나뭇가지에서 새들이 지저귀는데 산 넘어 머나먼 곳에 나의 고향 집이 있을 것이다 Across The Fields by Hermann Hesse Across the sky, the clouds move, Across the fields, the wind, Across the fields the lost child Of my mother wanders. Across the street, leaves blow, Across the trees, birds cry Across the mountains, far away, My hom.. 2022. 11. 26.
가브리엘 찰스 단테 로세티 . 가을 노래 가브리엘 찰스 단테 로세티 . 가을 노래 그대 정녕 낙엽 지는 이유를 모르시나요 슬픔과 낙담만 커지는 심정을 어찌 감당할지 차라리 모두 잊어버리고 여유를 갖는 것이 옳은 일일지도 모릅니다 이렇듯 낙엽 지는 가을 날 머릿속은 온갖 생각들로 가득 차 부질없다는 생각의 갈등만 깊어질 뿐, 낙엽 지는 가을을 그대는 왜 느끼지 못하나요 그리고 이 엄청난 장관(壯觀)을 보며 고통 없는 희열을 왜 못 느끼는지! 그대 정녕 낙엽 지는 이유를 모르시나요 영혼은 수확을 기다리는 건초 다발처럼 묶인 채, 멀리 길게 늘어서 있는데 한편으론 죽음을 멋진 일처럼 느끼기도 하고 이렇듯 고운 낙엽 지는 가을을! Autumn Song by (Gabriel Charles Dante Rossetti) Know'st thou not at .. 2022. 11.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