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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국 번역시

파블로 네루다 . 詩

by 조사익시문학(運營者) 2022. 12. 4.

 

 

파블로 네루다 . 詩
세상에, 이 나이에 詩가 도착하다니
그것도 하필 나한테, 어디서 왔는지 모르겠어
모르긴 해도 겨울 어느 날 강에서 왔는지
무슨 재주로 왔는지 모르겠어
내 느낌으론 그들 목소리도 아니고 그들은 아니었어
말도 없이 조용하기만,
하지만 어느 길거리에서 나를 부르는 소리였지
깊은 밤 나뭇가지인 것 같기도 하고
별난 목소리는 아닌데
혹시 화마로 요동치는 불길 속에서 왔는지도
나 혼자 돌아오는데
숨어서 길목을 지키고 있다가
툭 하고 나를 건드리며 당혹케 하더군

내 입으로 뭐라고 해야 할지도 어안이 벙벙했고
달리 방법도 없는 데다가
순간 앞이 캄캄한 상태에서,
그런데 내 영혼 속에서 뭔가 번쩍였어
단박에 나만의 방식을 생각해 냈지,
불에 탄 상처를 해독한 후
이내 나는 고독에 삐지고 말았지
무엇인가가 내 영혼에서 시작된 거야
깜빡하고 잊고 있었던 날개로
나는 나만의 길을 만들었고
순간 번뜩이는,
무엇인가를 생각했어
어렴풋한 기억으로 첫 번째 문장을 썼지

희미할 뿐 실체도 없고 순수한데
말도 안 되는 순수한 지혜라고나 할까
누구인지도 전혀 모르는데,
그러다 갑자기 하늘이 열리고
보이는 여러 행성들, 가슴 설레는 농장들
뻥뻥 구멍이 뚫려 있고
여러 느낌으로 가득 찬
화살처럼 생긴 불꽃 모습으로
요동치는 우주의 밤

그리고 나(我)라는, 이 미미한 존재는
수없이 많은 별의 일부였음을,....
베일이 풀린 이 공허함,
나 자신이 그 혼란 속 일부임을 알았고
나는 별들과 함께였고
내 마음은 한없는 바람 속을 날아다녔지


Pablo neruda . Poetry
And it was at that age… Poetry arrived
in search of me. I don't know, I don't know where
it came from, from winter or a river.
I don't know how or when,
no they were not voices, they were not
words, nor silence,
but from a street I was summoned,
from the branches of night,
abruptly from the others,
among violent fires
or returning alone,
there I was without a face
and it touched me.

I did not know what to say, my mouth
had no way
with names,
my eyes were blind,
and something started in my soul,
fever or forgotten wings,
and I made my own way,
deciphering
that fire,
and I wrote the first faint line,

faint, without substance, pure
nonsense,
pure wisdom
of someone who knows nothing,
and suddenly I saw
the heavens
unfastened
and open,
planets,
palpitating plantations,
shadow perforated,
riddled
with arrows, fire and flowers,
the winding night, the universe.

And I, infinitesimal being,
drunk with the great starry
void,
likeness, image of
mystery,
felt myself a pure part
of the abyss,
I wheeled with the stars,
my heart broke loose on the wind.


바블로 네루다가 칠레 공산당 상원의원으로 재직하던 중
1948년 "가브리엘 곤살레스 비델라"대통령이 공산주의를 불법화하고
네루다의 체포 영장이 발부되었으나
항구 도시 '발파라이소' 친구 집 지하실에 몇 달 동안 숨어 지내다
1949년에 산길을 통해 아르헨티나로 탈출했는데

망명 기간 동안 정체성에 깊은 영향을 미치게 되었으며
이 시는 숨어 지내던 당시 쓰인 시로
밤이 오면 견디기 힘든 고독에 시달리며 정신착란 증세를 보이기도 했다고 한다

  번역,조사익        편집등록.성우혁       BGM-Chopin (Spring Walt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