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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버린 땅 신이 버린 땅 지친 여행자의 고독을 잊기 위해 스페인산 와인을 마셨다 초저녁 달빛 아래 고갈된 의식마저 허물어지는 밤 낮이 머물고 간 대지는 혹독한 비명뿐 저승길보다 냉혹한 '흐비타 강' 계곡 따라 창백한 세상 보이지 않는 어둠 안에서 정적이 점령한 밤 살아 숨 쉬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늙은 여우의 울음소리와 나의 고갈된 의식 여행자의 고독을 알고 있는 고뇌의 울음뿐일지도 모른다 마비된 감각은 턱밑까지 들이대는데 소멸된 내 청춘의 기억을 회상하면서 간헐천 황산가스 시체 썩은 냄새로 자극되는 촉수에 그나마 지금까지 살아 있는 것이 있다면 헛것처럼 저승세계가 휘날리는 것을 보았고 끝끝내 오월의 남국을 꿈꾸며 광야에서 길을 잃었다 이내 얼어버리고 마는 눈물 방울 뺨을 스치고 강을 타고 흐르는 '굴포스' 전설이.. 2022. 9. 22.
이정하 . 고독하다는 것은 이정하 . 고독하다는 것은 날고 싶을 때 날 수 있는 새들은 얼마나 행복한가. 피고 싶을 때 필 수 있는 꽃들은 또 얼마나 행복한가. 고독하다는 것은 사랑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뜻입니다. 내 마음을 고스란히 비워 당신을 맞이할 준비가 다 되어 있다는, 그래서 당신이 사무치게 그립고, 어서 오기만을 기다린다는 그런 뜻입니다. イ・ジョンハ . 孤独ということは 飛びたい時に飛べる鳥はどんなに幸せか。 咲きたい時に咲ける花もまたどんなに幸せか。 孤独ということは愛する準備ができているということ。 私の心まるごと空にしてあなたを迎える準備が できているということ、だからあなたがこんなにも恋しくて 早く来てくれることだけを待つというそういうことなのです。 번역.조사익 등록.성우혁 제목 2022. 9. 22.
동경에서 쓰는 편지 동경에서 쓰는 편지 여관집 문틈으로 보이는 처마 끝 하늘이 한가롭다 타국에서 홀아비는 제 창을 열어젖히고 늙은 여자의 가슴살 닮은 넝쿨장미 유혹의 손길을 끝내 거부하지 못하고 어디로든 걷고 싶다 남으로 난 1평짜리 통창을 달궈오는 햇살을 보며 홀아비도 발끝에서 손끝까지 달아오르는데 정원에 핀 장미꽃 향기마저 코끝을 마비시킨다 숙소에서만 견디기엔 그 누구인들 불가능한 일, 이윽고 숙소를 나서는 하늘은 숨을 죽이고 괴괴한데 언제였는지도 모를 술집 여자의 안부가 궁금했는지! 본능적으로 도쿄 3번가 골목길로 홀아비의 걸음을 재촉한다 길어진 햇살을 걸으며 긴자 거리의 3블록에서 그때를 잊고 지낸 줄로만 알았는데 골목을 들어서고 보니 그때 만났던 술집 여자와의 추억이 기억 속에서 책장 넘어가는 소리로 시끌벅적하다 .. 2022. 9. 22.
石井幸雄 . 추억 앨범 추억 앨범 . 石井幸雄 추억은 인생의 특별한 순간들이다 시간의 흐름으로부터 빌린 것이다 지나간 날의 유령과 그림자 에칭 되어 우리 마음속에 저장되어 있다 우리의 마음은 추억의 앨범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곳, 우리가 사랑스럽게 집착하는 기억들 그것은 심장이 뛰는 것을 건너뛰게 한다 우리가 잊고 싶은 것들이 있는가 하면 우리 인간은 보물을 사랑한다 어떤 기억은 소중한 선물이 되어 영원히 영원토록 살아 있기도 하다 추억은 소중한 순간에서 비롯되고 나 또한 꽤 많은 추억을 간직하고 있다 내가 가장 아끼는 추억은 내가 너와 함께 만든 것들이다 Memory Album by Yukio Ishii Memories are life's special moments Borrowed from the passing of tim.. 2022. 9. 21.
日記 (사랑이란게 참!) 사랑이란게 참! 혹여 그대 사랑의 쓴잔을 마신적 있었는지? 한 번의 굴욕 때문에 사랑을 회피하고 있지는 않는지? 사랑에는 백 가지의 교만과 경멸이 있고, 사랑에는 백 가지 이해와 설득이 있습니다 사랑에는 국경이 없고 사랑에는 나이 차도 없으나 사랑에 장애물이 있다면 망설이는 그대의 마음가짐과 태도입니다 진정으로 사랑을 원한다면 망설이지도 주저하지도 마십시오 하지만 또다시 쓴잔을 미시게 될 위험도 있습니다 가진 돈이 있고 없고를 논한다면, 배움과 못 배움을 말한다면, 주어진 환경을 저울질한다면, 그 사랑은 사랑이 아닙니다 눈에 콩깍지가 씌었을 뿐 진정한 사랑이 아닙니다 내가 머물고 있는 이곳, 교토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60대의 한 여자가 사랑의 선택 앞에서 고민하며 망설이고 있습니다 누구인들 선택을 말할 .. 2022. 9. 21.
로버트 프로스트 . 가지 않은 길 로버트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은 인생은 살아가면서 선택의 연속으로 이루어짐을 말하고 있다 이 유명한 시는 숲이 우거진 길의 갈림길에서 시작하여 우리가 인생에서 어리석은 것이 아니라 어떤 길을 선택해야 하는지를 설명하는 수단으로 독자를 하나의 "길"로 안내한다 우리가 어떤 길을 가더라도 그것이 우리를 어디로 데려갈지, 다른 사람이 어떻게 될지 예측할 수 없으며 우리는 좋은 결정을 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할 수 있지만, 대안이 얼마나 더 나쁘고 더 나았는지 결코 진정으로 알지 못할 것이며 그러므로 우리는 가지 않은 길을 후회해서는 안 된다, .. 라고 The Road Not Taken by Robert Frost Two roads diverged in a yellow wood, And sorry I co.. 2022. 9. 21.
김진학 . 들국화 김진학 . 들국화 들길가다 너를 만나 돌아선 발길 소리 없이 피는 너처럼 나 이승에 왔다가 소리 없이 지는 너처럼 나 가야 하겠지 마음아파 개울 건너 산아래 이어진 길 다 기운 가을에 너만 홀로 피었구나 걸어온 길 돌아보면 문득 가슴 한자락 스치는 그리운 바람 이름없는 들녘에 내 어찌 너처럼 피었는가 산 위에 물든 노을에 가을이 진다 편집등록 신유라 제목 2022. 9. 21.
팔 일간의 추억여행 오늘이 2022년 5월 1일 4일 후면 만남과 작별하고 각자의 길을 우리는 간다 현재와 과거의 시간이 공존하는 날들이었다 1967년 이후로 처음 만난 친구와 1974년 이후로 또 처음 만난 친구와 안부는 듣고 살았으나 만나지 못했던 친구들과의 시간들 미국에서 '신우'가 독일에서 '성일'이가 캐나다에서 '현수'가 일본에서 '용호'가 대구에서 '수일'이가 충주에서 '광우'가 서울에서 '형표'가 고등학교, 대학 때, 그리고 30대에 만난 후로 수십 년 세월이 흘렀는데도 얼굴에 주름살과 머리 흰 것 말고는 그대로인 친구들이 모였다 성격도, 감수성도, 장난기도, 모두가 그대로이다 다만 달라진 게 있다면 아버지라는 이름표와 할아버지라는 이름표를 달고 왔다 학창(고등학교) 시절 함께 다녔던 강원도 여행 중이다 정선,.. 2022. 9. 20.
1902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 1902년 노벨 문학상자 : 크리스티안 마티아스 테오도르 몸젠(Christian Matthias Theodor Mommsen) 출생 : 1817년 11월 30일 (Garding, Schleswig) 사망 : 1903년 11월 1일 (독일 샤를로텐부르크) 수상 동기 역사 쓰기 예술의 가장 위대한 살아있는 거장 그의 기념비적인 작품, 로마의 역사를 특별히 참고함 테오도르 몸젠은 출생 당시 덴마크의 일부였던 슐레스비히 공국 출신입이다 공부를 마치고 베를린에서 로마사 교수가 되었으며 정치적으로도 활동적이었다. 1848년의 격변 동안 그는 헌법 개혁을 지지했고, 나중에는 민족주의적 자유주의 운동에 활발히 참여했습니다. 그는 포용적 민족주의를 표방했고 반유대주의에 대한 노골적인 반대자였다 . 테오도르 몸젠은 역사와.. 2022. 9. 20.
703 病棟의 가을 703 病棟의 가을 趙司翼 분별 못하는 정신병이라면 얼마나 좋을지 세상이 원망스럽고 거짓 같은 통증에 고통스런 가슴 움켜쥐고 멈추지 않는 심맥을 쥐어짜는 아픔이 마치 독주를 마신 육신처럼 누구 하나 없는 거리로 내몰리듯 무너진다 나 이렇게 고통스레 울분 토하는 것은 당신네의 행복한 운명을 시기해서가 아니라 베토벤 운명교향곡 같기도 한 어떤 선율 줄거리 한 부분을 잊을 수 없어 무수히 외롭고 고독한 밤을 눈물로 울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백 몇십 날, 오랫동안 품던 희망은 멀리로 흩어지고 흔적도 없이 사라져 또 어떤 미개척 영역서 낯선 투쟁으로 얼마나 많은 울음 토하며 병실 환자들 신음 소리는 언제까지 들어야는지! 오만가지 생각의 고통은 새로이 가지를 뻗고 희망 보이지 않아 홀로 방황할 때도 병실 밖 풍경은 .. 2022. 9. 19.
아르투르 올자크 . 가을 어느 날 ● Artur Olszak (아르투르 올자크) ● Literary Academy member (문학 아카데미 동호회) ● 거주지 . Switzerland zurich ● The University of Zurich 인문학교수 One day in autumn Alps autumn windy sunny afternoon My heart is wide awake, yet full of dreams. The air, alive with hushed confusion, teems With scent of grain-fields, and a mystic rune, Foreboding of the fall of Summer soon, Keeps swelling and subsiding, till there seems.. 2022. 9. 19.
밤을 흐르는 템즈강 밤을 흐르는 템즈강 趙司翼 여러 물결로 지난날들이 가슴 아프다 흐르다 보면 강물도 타향으로,나도 그 어디 건간에 발길 닿는 곳은 고향과 이별을 하고 온 날이다 런던의 별 푸른 밤을 베고 누워 이상을 꿈꾸며 떠나온 고향을 보노라니그 많은 생각들이 어둠을 웅크리고 그리워하는 마음조차 닫고 살아야 하는 강변을 배회하며 부풀어 오른 심적 갈등 속에어렴풋하게 들려오는내 어머니 기도소리가 마음 쓰리다웨스트민스터 궁전을 곁에 두고주변을 몰려드는 별이 푸른 밤템즈강을 검은 밤이 잔물결로 출렁인다    핀집등록   성우혁      BGM - JAMES LAST(Amazing grace) 제목 2022. 9. 19.
서정주 . 꽃밭의 독백 서정주 . 꽃밭의 독백 노래가 낫기는 그중 나아도 구름까지 갔다간 되돌아오고 네 발굽을 쳐 달려간 말은 바닷가에 가 멎어버렸다 활로 잡은 산돼지, 매로 잡은 산새들에도 이제는 벌써 입맛을 잃었다 꽃아, 아침마다 개벽하는 꽃아 네가 좋기는 제일 좋아도 물 낯바닥에 얼굴이나 비취는 헤엄도 모르는 어린아이와 같이 나는 네 닫힌 문에 기대 섰을 뿐이다 문 열어라 꽃아, 문 열어라 꽃아 벼락과 해일만이 길일지라도 문 열어라 꽃아, 문 열어라 꽃아 시낭송 . 최현숙 2022. 9. 18.
브래들리 샤빗 아트슨 . 나는 창녀에게 나는 창녀에게 기꺼이 내 마음을 팔았다 나는 하룻밤 인생을 눈물 흘리며 구애하는 창녀에게 팔았다 인생을 고민하며 어두웠던 시절, 이렇게 편안함을 느낀 적이 없었다 나 이렇듯 누구든 간에 사랑은 시장에서 은밀한 상품이다 각기 매력을, 마법처럼 끌고 끌리면 남자와 여지는 가격 흥정이 맞아떨어질 때, 힘과 매력을 섞는다 도시의 밤거리는 웃음으로 가득했고, 나도 거리의 사랑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숫한 이유들이 거리의 사랑을 찾아 헤매는 것을 보았다 사랑을 팔고 사는 거리는 그 자체만 존재하는 곳은 아니었다 옛 연인을 잊지 못해서, 가출한 아내를 찾는 사람들,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 딸을 찾는 아버지들, 허기진 사랑을 받아줄 여자를 찾아서, 순간의 쾌락을 즐기기 위해서, 여기 오기까지, 내가 생각했던.. 2022. 9. 18.
임화 . 자고 새면 임화 . 자고 새면 자고 새면 이변((異變)을 꿈꾸면서 나는 어느 날이나 무사하기를 바랐다. 행복되려는 마음이 나를 여러 차례 주검에서 구해준 은혜를 잊지 않지만 행복도 즐거움도 무사한 그날그날 가운데 찾아지지 아니할 때 나의 생활은 꽃 진 장미 넝쿨이었다. 푸른 잎을 즐기기엔 나의 나이가 너무 어리고 마른 가지를 사랑 키엔 더구나 마음이 애 띄어 그만 인젠 살려고 무사하려던 생각이 믿기 어려워 한이 되어 몸과 마음이 상할 자리를 비워주는 운명이 애인처럼 그립다. 편집등록 성우혁 2022. 9. 18.
1901년 . 노벨 문학상 수상자 1901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 - 설리 프루돔(Sully Prudhomm) 출생: 1839년 3월 16일, 프랑스 파리 사망: 1907년 9월 7일, 프랑스 샤트네 수상 동기 고상한 이상주의, 예술적 완벽함, 그리고 마음과 지성의 자질의 드문 조합을 보여주는 그의 시적 구성에 대한 특별함을 인정 받았다 설리 프루돔은 파리에서 태어났습니다. 안과 질환으로 인해 공학 공부를 중단하게 된 후 그는 잠시 동안 변호사로 생활했습니다. 그는 학생 때 이미 시를 쓰기 시작했으며 1865년에 데뷔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는 특히 1881년 프랑스 아카데미에 입회하면서 존경받는 시인이 되었습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건강이 악화되어 집에서 혼자 살았습니다. 1907년 파리 남부 교외에서 사망했습니다. 프뤼돔은 노벨상.. 2022. 9. 18.
옹진 덕적도의 밤 옹진 덕적도의 밤 趙司翼 사흘씩 이레씩 출항했던 배들이 항구로 온다 수고했다 쉬어라 모레 보자 잠시 그렇게, 이제부터 항구는 휴식이다 윤 칠월 눈썹달만 밤물결에 씻기 울뿐 모두 잠든 덕적도 선착장 해무 가물거리는 해안선 멀리 등대 깜박이는 서포 해변 불빛 따라 간혹씩 우는 어린 파도가 투정을 부리는 수면에 든 바다엔 그 물결만 일렁인다 제목 편집등록 신유라 2022. 9. 17.
신이 버린 땅 신이 버린 땅 지친 여행자의 고독을 잊기 위해 스페인산 와인을 마셨다 초저녁 달빛 아래 고갈된 의식마저 허물어지는 밤 낮이 머물고 간 대지는 혹독한 비명뿐 저승길보다 냉혹한 '흐비타 강' 계곡 따라 창백한 세상 보이지 않는 어둠 안에서 정적이 점령한 밤 살아 숨 쉬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늙은 여우의 울음소리와 나의 고갈된 의식 여행자의 고독을 알고 있는 고뇌의 울음뿐일지도 모른다 마비된 감각은 턱밑까지 들이대는데 소멸된 내 청춘의 기억을 회상하면서 간헐천 황산가스 시체 썩은 냄새로 자극되는 촉수에 그나마 지금까지 살아 있는 것이 있다면 헛것처럼 저승세계가 휘날리는 것을 보았고 끝끝내 오월의 남국을 꿈꾸며 광야에서 길을 잃었다 이내 얼어버리고 마는 눈물 방울 뺨을 스치고 강을 타고 흐르는 '굴포스' 전설이.. 2022. 9. 17.
岩船寺 紫陽花 (Gansenji Temple hydrangea) 2022. 9. 17.
정경희 . 헤세를 말하며 정경희 . 헤세를 말하며 헤세 님은 인생의 방랑자이십니다. 당신의 두 눈동자에서는 자연을 동경하고 사랑하며 구름이 흘러간 저 너머의 세상에 대한 호기심과 밤하늘의 빛나는 별들이 잔뜩 담긴 잔잔한 호수가 보입니다. 마치 순수한 보석 같습니다. 당신의 영혼 속에는 고독한 방랑자 기질이 있어 바람이 세차게 창문을 두들기면 외투, 모자, 스틱을 들고 떠나지 않을 수 없어했습니다 대자연이 얘기하는 소리에 귀 기울이고 높푸른 천지를 방랑하였습니다. 당신이 말씀하신 " 늘 여름일 수는 없으니! " 이 말씀에 참으로 고개 숙입니다. 당신의 가을은 언제나 흐리고 습한 잿빛이었습니다. 마치 삭막한 겨울의 전초전인 듯. 늦가을 때 이른 첫눈이 흰빛과 잿빛과 적막만을 노래할 때 방랑자는 지난 계절의 아름다웠던 온갖 기쁨과 추.. 2022. 9. 17.
조병교 . 하늘을 보면서 조병교 . 하늘을 보면서 다섯 자 남짓의 작은 몸뚱이를 숙주로 빌어 한 생애 머무는 허공의 신열을 북풍은 남으로 밀어 발아래 바닷물에 보태고 서풍은 제 곁의 큰 산 바위로서 삼키는데 독한 향내로 손짓하는 앙다문 하늘의 입 속에 사나운 발톱마저 거두라고 나는 가야 하는가 아쉬운 것 아쉬운 채 버려두고서 모자란 것 모자란 채 버려두고서 그렇게 넘어져야 바로 선 세월이라며 수레바퀴 구르듯 나는 가야 하는가 편집등록 신유라 BGM - 남택상(Le Temps D'un Et) 제목 2022. 9. 17.
김수영 . 푸른 하늘을 김수영 . 푸른 하늘을 푸른 하늘을 제압(制壓)하는 노고지리가 자유로왔다고 부러워하던 어느 시인의 말은 수정(修正)되어야 한다 자유를 위해서 비상(飛翔)하여 본 일이 있는 사람이면 알지 노고지리가 무엇을 보고 노래하는가를 어째서 자유에는 피의 냄새가 섞여 있는가를 혁명은 왜 고독한 것인가를 혁명은 왜 고독해야 하는 것인가를 2022. 9. 16.
申庚林 . 다시 느티나무가 申庚林 . 다시 느티나무가 고향집 앞 느티나무가 터무니없이 작아 보이기 시작한 때가 있다 그때까지는 보이거나 들리지도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 나는 잠시 의아해 하기는 했으나 내가 다 커서거니 여기면서 이게 다 세상 사는 이치라고 생각했다 오랜 세월이 지나 고향엘 갔더니, 고향집 앞 느티나무가 옛날처럼 커져 있다. 내가 늙고 병들었구나 이내 깨달았지만, 내 눈이 이미 어두워지고 귀가 멀어진 것을, 나는 서러워하지 않았다. 다시 느티나무가 커진 눈에 세상이 너무 아름다웠다. 눈이 어두워지고 귀가 멀어져 오히려 세상의 모든 것이 더 아름다웠다. 2022. 9. 16.
한 통의 편지 한 통의 편지 내가 널 만난 날을 또렷이 기억하고 있다 위로인 척, 야금야금 고통으로 나를 마비시켰고 내 육신에 피멍을 안긴 너는 꿈속에서조차도 ' 너의 삶을 분노의 세월로 채울 것이야! ' 하루하루 지옥 같은 삶, 시간 지날수록 너의 사악함은 치 떨리게 했고 내 영혼을 송두리째 짓밟고 이미 내 안에 너 있음을 알았을 때는 한 시간, 하루. 한 달이 칠흑 같은 절망이었다 무슨 권한 있기에 나를 감방에 가두고 " 별것 아니야, 좋아질 거야 " 하며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속이게 했고 나를 끊임없는 공포 속에서 살게 한 너 육체와 정신은 허망이 사라져 버리고 희망 한 조각 남김없이 지워버린 너 너의 공격을 방어하는 것은 불가능 외엔 달리 방법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날 편지 한 통이 병실로 도착했다 어제도.. 2022. 9.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