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3 病棟의 가을
趙司翼
분별 못하는 정신병이라면 얼마나 좋을지
세상이 원망스럽고
거짓 같은 통증에 고통스런 가슴 움켜쥐고
멈추지 않는 심맥을 쥐어짜는 아픔이
마치 독주를 마신 육신처럼
누구 하나 없는 거리로 내몰리듯 무너진다
나 이렇게 고통스레 울분 토하는 것은
당신네의 행복한 운명을 시기해서가 아니라
베토벤 운명교향곡 같기도 한
어떤 선율 줄거리 한 부분을 잊을 수 없어
무수히 외롭고 고독한 밤을 눈물로 울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백 몇십 날, 오랫동안 품던 희망은
멀리로 흩어지고 흔적도 없이 사라져
또 어떤 미개척 영역서 낯선 투쟁으로
얼마나 많은 울음 토하며
병실 환자들 신음 소리는 언제까지 들어야는지!
오만가지 생각의 고통은 새로이 가지를 뻗고
희망 보이지 않아 홀로 방황할 때도
병실 밖 풍경은 날로 날로 가을을 불러 모으는데
슬픈 감정은 사색마저 차단해버리기 일쑤이고
병실 밖을 서성이는 달빛은 저리도 푸르고 건강한데
내 고독한 병실로 햇살 편에 보내온,
가망 없고 희망 없어 보인다는 메모지를 받아 들고
달콤한 희망까지는 아니어도
눈곱만 한 가능성까지는 차단하지 말아야지
꺾인 의지가 심히 떨리며 전신 속을 얼음장으로 흐른다
의미 없는 하루가 열린다
또 누군가! 운구행렬이 가을 쓸쓸한 길 떠난다
모두와 나눠야 할 내 삶의 이야기 너무 많은데
이렇듯 세상과의 단절일 바엔
어느 날이건 그날의 운구행렬 주인은 나 이어야 한다
2007년 10월 20일. 病床日記중에서
편집등록 성우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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