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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기 . 편지 . 수필

日記 (델라웨어 해변에서)

by 조사익시문학(運營者) 2022. 9. 23.

 

델라웨어 해변에서 . Delaware Beach

 

'델라웨어' 저 광활한 바다의 포악한 출렁거림이
나를 집어삼키기라도 하겠단 말인가!
내 불안함만 키우며 심기를 휘젓는다
저들 무한한 무식함을 알기에 나는 감히 바라만 본다

 

버다 먼 곳에서 갈매기 떼로 몰려와
위험하니 떠나라며, 온갖 날갯짓으로 떠들어댄다
저 갈매기 울음소리가 나를 조롱하는 것 같기도 하고
사실로 직면할지도 모르는 방파제에서
닥칠 시련 견딜 수 있으면 맘대로 하라며, 시야에서 멀어진다

 

바람과 파도의 공모 작전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내 젊지도 않은 호기심이 불을 지핀다
피 끓어오르던 한창일 때 젊음으로 돌아가고 싶다

 

오기로 볼러 모은 들끓는 감정이 우글거린다
유물처럼 간직해온 내 젊은 날의 흔적이
과감하리만치 늙어버린 추억에 불과하다

 

차라리 여기서 갖는 걱정거리가
눈덩이처럼 엄청난 부채가 되도록 내버려 둘걸, 못내 후회스럽다
오늘 하루가 서서히 낡고 희미해져 바다의 수평선으로 잠수를 한다

 

마치 죽어가는 저 노을이 오늘 나의 하루를 닮은 건 아닌지!
낮 내내 동행했던 모두가 밤으로 사라지기 전에
가로등 불빛 젖은 바다는 너무 외로울 것 같아
자리를 털고 서둘러 델라웨어 해변을 떠나려는데

 

내일 이 바다는 어떨지!
두려움 일지,
외로움 일지,
뭐가 옳은지, 뭐가 그른지 , 도무지 알 수가 없다

 

밤을 지니면 솟는 해와 더불어
어둠 걷힌 바다는 하늘과의 조화로움 속에서
파도가 잉태한 포말 위를 날아다니는 바닷새들
노랫소리만이라도, 미소 띤 얼굴이길
이 험란한 세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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