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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同人詩(1) : Literary Coterie

정경희 . 헤세를 말하며

by 조사익시문학(運營者) 2022. 9. 17.

 

정경희 . 헤세를 말하며

 

헤세 님은 인생의 방랑자이십니다.
당신의 두 눈동자에서는 자연을 동경하고 사랑하며
구름이 흘러간 저 너머의 세상에 대한 호기심과
밤하늘의 빛나는 별들이
잔뜩 담긴 잔잔한 호수가 보입니다.
마치 순수한 보석 같습니다.

당신의 영혼 속에는 고독한 방랑자 기질이 있어
바람이 세차게 창문을 두들기면
외투, 모자, 스틱을 들고 떠나지 않을 수 없어했습니다
대자연이 얘기하는 소리에 귀 기울이고
높푸른 천지를 방랑하였습니다.

당신이 말씀하신
" 늘 여름일 수는 없으니! " 이 말씀에 참으로 고개 숙입니다.
당신의 가을은 언제나 흐리고 습한 잿빛이었습니다.
마치 삭막한 겨울의 전초전인 듯.
늦가을 때 이른 첫눈이

흰빛과 잿빛과 적막만을 노래할 때
방랑자는 지난 계절의 아름다웠던
온갖 기쁨과 추억을 뒤로하고
늦가을 갈대밭 위로 울리는 우뢰와 번개, 폭풍을 맞고
낯선 저녁 창가에서 들리는 플루트 소리와
아침 숲 속에서 거칠게 우짖는 갈까마귀의 소리에
귀 기울입니다.
이 또한 얼마나 아름다운가!

 

 

  편집등록   신유라     BGM - 남택상(우울한 미소 . Melancholy Smi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