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학. 가을 새벽의 상념
사랑은 죽어서 무엇이 되나
그리움은 죽어서 어디로 가나
내가 알 수 없는 거긴
저녁이 있고 새벽도 있나
밤새 내면의 세계에 서성여도 거긴 너무 멀다
창을 연다
두꺼운 어둠을 깨고 오르는 빛
가장 힘 있고 아름다운 일이 사랑이라는데
그 강한 어둠을 뚫고 밝아오는 것을 보니
사랑은 죽으면 먼동이 되나 보다
남방을 꺼낸다
다리미가 지날 때마다 펴지는 주름
구겨진 가슴도 아픔이 지날 때마다
길이 났을 건데 사람 하나 없다고
세상 안 돌아가는 건 아닐진대
나 혼자만 삐걱거린다
사람의 정이란 사랑과 합치면 두려울 게 없다는데
밥 한 술을 뜨면 목젖에 걸리는 것을 보니
그리움은 죽어서 축축한 가슴이 되나 보다
편집등록 정민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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