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詩文學 . 2022년 . 2023년89 들장미 들장미趙司翼푸른 들녘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는 동안남쪽 마을 눈부시게 따뜻한 햇살 아래들장미 향기로운 계절이 다시 찾아왔으니애간장 지친 두려움 모두 지우고내가 슬펐던 기다림의 시간과 이별을 한다눈보라 속 길 잃은 아기사슴을 찾아 헤매듯비명으로 아팠던 기다림의 세월들장미 핀 푸른 언덕이 다시 돌아왔으니잠 못 들던 밤 나날이 얼룩진 외투를 벗고내가 울었던 눈물자국과 이별을 한다저기 욕망이 불 타오르는 열정을 보라홍조 짙은 머리 결을 풀어헤치고들장미 꽃밭 정원을 내게 보내왔으니바람길 햇살 흐드러진 꽃향기 속에내가 아팠던 모든 것들과 이별을 한다2023.05.27 - 千葉県 柏市에서 제목 2023. 5. 27. 오월의 장미 오월의 장미 趙司翼 꽃잎 모양을 한 가로등 오래된 이 층집꺾이고, 부러지고, 잘려 나가도녹슨 울타리를 운명처럼 붙들고군살로 상처가 굳어 우그러진 가지마다내 추억처럼 넝쿨 장미는 오월을 꽃피웠다핏빛 붉게 터진 속살 노랑 꽃술을 그리다 말고 가슴이 두근거릴 때면 사춘기 들뜬 마음이 되어 꼬깃꼬깃 가슴 깊이 비밀처럼 묻어 둔 장미꽃그늘에서 입을 맞댔던 그 소녀가 그립다 꽉 찬 담배 연기뿐 화실을 홀로 외로이 말할 사람도, 옆에 아무도 없고추억 또한 늙어 가고 있다는 것을 미처 몰랐다 창밖 나른한 오후의 햇살은 쉴 새 없이 장미 숲을 만지작 거리는데2023.05.15 제목 2023. 5. 16. 절박한 사랑의 말 절박한 사랑의 말趙司翼아직도 덮인 안개가 걷히지 않아서시야가 길을 내주지 않아 다가갈 수가 없다애가 타서 석류처럼 쪼개진 내 가슴에미친 듯 갈겨쓴 사랑 이야기를 담을 수 있다면목구멍 산산조각 난 걸림돌을 긁어내고그 예쁜 미소와 부드러운 눈동자마임처럼 아무 말 없을지라도가슴 깊이 너를 간직하고 싶다홀로라는 것은 더욱 견딜 수 없을 것 같고그물망을 발버둥 치는 물고기 그 운명처럼또 다른 순간이 닥칠지라도지독한 그리움이 날 지배하러 들지라도내 가슴속에 네가 있다면견딜 수 있을 것 같아서흔적만이라도 만질 수 있을 것 같아서창에 턱을 괴고 홀로 앉아 쓸쓸할지라도2023.03.21 제목 2023. 5. 12. 운명을 밟고 서서 운명을 밟고 서서趙司翼예저기 흩어져 소리 없이 안개 비는 내리고빗방울 스쳐 지나간 이팝나무 가지에서싸락눈처럼 우수수 날리는꽃잎 젖어 구르는 풀밭 길엔시들어 가는 달맞이꽃 제철의 아픔이 깃들였다안개 비 내리는 빈터에서훗날의 표지판을 다시 한번 훑어보며어느 길을 고민하는 동안에도추적추적 내리는 빗속을 봄날은 가는데살아가는 일로 한가할 때가 없어꽃 같은 세월이 내 인생에 발 디딜 때 출발처럼결사했던 여러 기약 모두 저버리고앞날의 불분명한 파도에 쓸려푸른 계절을 배회하는 사람이 되고 만다2023.05.04 제목 2023. 5. 6. 동틀 녘부터 날이 저물 때까지 동틀 녘부터 날이 저물 때까지趙司翼초록빛 개울 하늘색 초원이 어른거리는풀어헤쳐진 봄 상쾌한 풍경이어도나도 모르게 잊힌 날처럼또한 잊히고 말 오늘을 멍하니익숙한 얼굴처럼 소중했던 기억도날이 갈수록 덧없는 과거일 뿐으로애써 목가적(牧歌的) 마음이 되어 봐도내 젊음을 훔친 산적(山賊),멀어진 지 그 오래된 시간만이별이 빛나는 밤 별자리처럼 옷깃을 스민다청록색 날개를 치켜세우고물빛 푸른 창공을 가르는 앵무새나도 너처럼 모습이 되어대지를 가로질러 활공하는 미풍처럼우거진 녹색 풀밭을 훨훨 날고 싶다밤을 밝히는 경이의 별그 황홀한 광채를 곁에 두고2023.05.03 제목 2023. 5. 5. 나는, 나는! 나는? 나는, 나는! 나는?趙司翼NHK는 오늘도 자유의 대의를 파괴하는 불꽃으로 뒤엉킨 세상이야기를 활화산처럼 분출해 내고 지옥불 진홍빛 산마루에서 피의 만찬을 즐기는 지배자들의 무정한 세월뿐이다 저항은 악마의 그물망에 갇혀야 하고 자유는 악마의 제단에 받쳐야 하고 인간답지 못한 인간 세상에서 스스로 눈 감고 목을 조여야만이 무언의 외침이라도 할 수 있음이니!평화의 거짓 설교자들 피의 문을 열어젖히고 사악한 행위 끝없는 공포 속에 약탈당한 죽음은 어둠 속에 묻히고 억압받는 자유의 눈물이 분노한 내 마음을 울분으로 메아리친다2023.04.23 - 수단 내전 상황을 보며 편집 등록 . 정민재 제목 2023. 4. 24. 우에노공원 우에노공원趙司翼산다고 한들, 하루하루 절망을 허덕이며 여기는 허기로 요동치는 메아리만 널려 있고 굶주린 거미처럼 궁지에 몰린 인간세상이 우에노공원을 피 묻은 얼룩처럼 떠다닌다 새벽부터 지친 밤까지 예저기 흩어져 원시적 타락으로 돌아가버린 이 괴로운 세상이여! 이불 한가닥에 지쳐 쓰러진 영혼 창백한 밤을 슬픈 별 쏟아지듯 무수하다 노을 진 황혼이 어두움 쏟아 내고살아가는 것과 죽어 가는 것, 그 경계가 정박해 있는 곳2023.04.08 편집 등록 . 성우혁 春日八郎(函館の女) 2023. 4. 9. 펜과 몸부림에도 펜과 몸부림에도趙司翼늙은 어부가 등을 숙이고 이른 아침을 쓸고 있다 유령처럼 그물망 널브러진 해안길 어느 항구에서 배 한 척이 오래된 난파선처럼 물 빠진 해안가 뻘밭을 울먹이는매복된 수평선 멀리 새벽하늘 여러 색조로 분산하는 동안 개는 소동을 컹컹대고 갈매기 떼가 날며 들어도 무감각한 이 느낌............... 시를 쓰려는 간절한 외침이 떠들썩하게 뒷마당 옹벽처럼 쌓여도 펜은 단 한마디도 내 울부짖음에 답하지 않았다 편집 등록 . 성우혁 Richard Clayderman(A Comme Amour) 2023. 4. 7. 캐츠킬 별 푸른 밤 캐츠킬 별 푸른 밤趙司翼 어느 별이 계절별 경로를 기억하듯 일 년 전처럼 고요한 밤 제비꽃을 피웠다 누구의 손길일까? 자줏빛 데이지와 치자꽃 어우러지게, 누가 보냈을까? 서명 없는 따뜻한 메시지를! 나는 너를 찾기 위해 관자나무 새벽 풍경을 샅샅이 뒤졌다 도시에서 기진맥진 먼 데서 온 나는 시간의 느린 수레바퀴에 영혼을 묶고 캐츠킬 이 푸른 지성이 심장을 차오르면 신화 속 이야기처럼 흔적 없이 가려는데 이렇게 사랑받는다는 것이, 안개 날리는 밤 은색 별이 떴다2023.03.31 - Banff Castle Mountain 편집 등록 . 성우혁 제목 2023. 4. 1. 난젠지 철학의 길 난젠지 철학의 길趙司翼양털더미처럼 구름이 깔린 하늘 아래 노랗고, 푸르게 물들어 가는 난젠지(南禅寺) 방천 길에서 화가의 붓질로 목가적(牧歌的)인 강물 위를 분홍빛 꽃잎들이 도란도란 떠가는데 우연히 어릴 때 이야기들을 오랫동안 지켜보았다 풀밭을 어린 사슴이 뛰 놀고 친근한 추억이 말 걸어올 것 같은 철학의 길 걸으며 시골집 부뚜막에서 꽃전 지지시던 그 모습도 희미해진 지 오래인데 정다웁던 할머니 얼굴이 바람결에 흔들린다 황금빛 미나리아재비 가득 핀 오후의 푸른 햇살 아래 덜커덩 덜커덩 디딜방아를 찢던 고향집 물방레방아 그 모습이 그립다2023.03.19 - 哲学の道에서 철학의 길(哲学の道)은!교토의 銀閣寺와 南禅寺를 연결하는 약 2km에 걸친 산책로를 말한다1870年5月19日에 출생하여19.. 2023. 3. 25. 그곳엔 아직도 추억이 있었다 그곳엔 아직도 추억이 있었다趙司翼사파이어 물빛에도 불구하고저 푸른 하늘이 호수에 내린 듯, 왜 그러느냐!애타게 기다리기나 한 것처럼관음지(観音池), 지난 흔적이 안개처럼 자욱하다새벽 풀밭에 떨어진 꽃잎 위로은빛 면류관을 쓰고 밝아 오는 아침오래된 기억이 물감처럼 곱게 곱게미술관 옆 드넓은 호수를 떠다닌다어젯일 같이 일렁이는 추억으로 하여꽃 향기 가득한 풀밭길을자홍빛 적포도주와 걸으며베토벤 교향곡을 크게 불렀지만우왕좌왕 공원을 뛰놀던 골든 레트리버가짖고, 짖고, 따라오며 또 짖고,차라리 나는 침묵을 초대한다캔버스 속 청자빛 하늘이 한가롭다2023.03.23 観音池 公園에서 편집 등록 . 성우혁 제목 2023. 3. 24. 목련 꽃그늘에서 목련 꽃그늘에서趙司翼대낮을 조각 달은 세레나데로 빛나는데가지마다 호접(胡蝶)으로 핀 목련꽃푸른 초원을 떠가는 흰 돛단배처럼봄새 지저귀는 가락 타고지친 방랑자 고단한 영혼을 어루만진다실개천 버들강아지 몸살 굵어지고부푼 가슴 속살 터진 어느 날 밤한잎 두잎 새벽이슬 밭에 얼굴을 묻겠지예견할 수는 없지만직면할지도 모를 목련꽃과의 이별이못 견디게 눈물로 아픈 마음일까가못내 두렵다사색하는 언덕에 어깨를 기대 봐도못내 그리운 흔적으로 스치는 목련꽃 제목 2023. 3. 22. 이전 1 2 3 4 5 6 7 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