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분류 전체보기907

알렉산드르 푸쉬킨. 꽃 알렉산드르 푸쉬킨. 꽃 말라비틀어진 향기없는 꽃 한 송이를 까마득히 잊고 있었던 책갈피에서 찾았다 그리고 이 알 수 없는 느낌 어느새 내 마음 깊숙이 안기어 온다 다정한 만남을 기념하기 위해서였을까 운명적 이별을 기억하기 위해서였을까 홀로 외로운 산책을 추억하기 위해서였는지 평화로운 들도 아닌 그늘진 숲에서 그는 아직도 그곳에 살고 있을까? 그렇다면 이 시간 그들 보금자리는 어디일까 아니면 알 수 없이 시든 꽃들처럼 그 꽃도 시들어버린 건 아닌지 The Floweret by Alexander Pushkin A floweret, withered, odorless In a book forgot I find; And already strange reflection Cometh into my mind. Bloo.. 2023. 4. 9.
우에노공원 우에노공원趙司翼산다고 한들, 하루하루 절망을 허덕이며 여기는 허기로 요동치는 메아리만 널려 있고 굶주린 거미처럼 궁지에 몰린 인간세상이 우에노공원을 피 묻은 얼룩처럼 떠다닌다 새벽부터 지친 밤까지 예저기 흩어져 원시적 타락으로 돌아가버린  이 괴로운 세상이여! 이불 한가닥에 지쳐 쓰러진 영혼 창백한 밤을 슬픈 별 쏟아지듯 무수하다 노을 진 황혼이 어두움 쏟아 내고살아가는 것과 죽어 가는 것, 그 경계가 정박해 있는 곳2023.04.08 편집 등록 . 성우혁 春日八郎(函館の女) 2023. 4. 9.
惠子美都 . 심해의 여신 심해의 여신 惠子美都 (미토 게이코) 꼬리가 아름다운 루비빛으로 뒤덮인 여신 뻘간 입술에 창백한 피부 그녀가 바다 밑에서 자장가를 부를 때 해가 뜨고 파도가 부드럽게 흔들린다 깊은 밤 푸른 하늘에 달이 뜨면 그녀의 눈은 보석으로 빛났고 바람 차갑게 한 밤중을 불어 대는데 그녀는 잊히지 않는 노래 부르면서 빛나는 눈동자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무언가가 그녀를 얼어붙게 했을까 달그림자에 일렁이는 어떤 남자가 부르는 사랑의 세레나데 그녀가 그토록 애태우던 사랑 노래였다 여신은 바다의 전설이 되었다 번역(권용현) . 편집 등록(정민재) 三笠優子(人生) 2023. 4. 8.
헤르만헤세 . 외로운 밤 Lonesome Night by Hermann Hesse You brothers, who are mine, Poor people, near and far, Longing for every star, Dream of relief from pain, You, stumbling dumb At night, as pale stars break, Lift your thin hands for some Hope, and suffer, and wake, Poor muddling commonplace, You sailors who must live 편집 등록 . 성우혁 2023. 4. 8.
세익스피어 . 소네트(14행시) - 18 세익스피어 . 소네트(14행시) - 18 어찌 내가 너를 여름날에 비유할수 있을까? 네가 더욱 사랑스럽고 더 온화하다 사랑스런 꽃봉오리가 5월의 세찬 바람에 흔들려도 여름이라는 계절은 너무 짧다 때로는 하늘이 너무 뜨겁고 눈이 부시고 종종 금빛으로 빛나던 너의 안색이 어둡게 보인다 하물며 공평한듯 보이는 이 모든 것들도 언젠가는 시든다 우연히, 또는 자연스럽게 변화하는 과정에서, 다듬어지지 않은 채. 그러나 너의 여름은 영원히 변하지 않을 것이며 너에게 주어진 공평함을 잃지도 않을 것이고 죽음이 너의 그늘에서 방황한다고 떠들지도 않을 것이다 영원한 시간 선상에서 있게 된다면 인간이 숨을 쉬거나 눈을 볼 수 있는 한 지금처럼 살다보면 영원히 너에게 생명을 줄것이다 William Shakespeare by .. 2023. 4. 7.
펜과 몸부림에도 펜과 몸부림에도趙司翼늙은 어부가 등을 숙이고 이른 아침을 쓸고 있다 유령처럼 그물망 널브러진 해안길 어느 항구에서 배 한 척이 오래된 난파선처럼 물 빠진 해안가 뻘밭을 울먹이는매복된 수평선 멀리  새벽하늘 여러 색조로 분산하는 동안 개는 소동을 컹컹대고 갈매기 떼가 날며 들어도 무감각한 이 느낌............... 시를 쓰려는 간절한 외침이 떠들썩하게 뒷마당 옹벽처럼 쌓여도 펜은 단 한마디도 내 울부짖음에 답하지 않았다 편집 등록 . 성우혁 Richard Clayderman(A Comme Amour) 2023. 4. 7.
詩朗誦 . 얼마나 더 살아야 얼마나 더 살아야 趙司翼 무시로 울더니 잠시 멈춘 하늘 토막 난 구름은 남으로 가는데 인생 이야기 같은 버드나무 나붓나붓 얼굴 비비는 가지 그늘에서 저 구름과 마지막일지도 모를 술잔을 비운다 오늘도 하루만큼 또 떠나는 내 청춘과 이별할 때 배웅하며 흘려야 할 눈물 대신 석양 붉게 물든 강물 위에 유서를 쓴다 가버린 청춘 그 기억 하나 챙기지 못하고 살아온 세월 감출 수 없는 고민으로 살아왔다지만 간절했던 위장일 뿐 그건 진정으로 나를 사랑한 순수는 아니었다 세상에 손 내밀며 선량하지도 못한 양심으로 잡담에 불과한 인생을 이야기했을 뿐 비 몰이 같은 바람이라도 부는 날에는 바람만 탓하며 내 청춘에 무심했음을 * How much longer do I have to live? David cho The sky .. 2023. 4. 6.
벳푸, 오이타에서 벳푸, 오이타에서 趙司翼 떠돌던 옛날 일이며, 구겨진 추억과 마주 앉아 이 외로운 해안가 여관 집에서 갯내음 비릿한 술잔을 혼자 하면서 밤배가 출항하는 뱃고동 시름에 젖어 더욱 차오르는 외로움은 무엇인지! 다다미방 일본식 격자 문틈 새를 날름거리는 달그림자 더욱 짙게 드리워 오는 어지간하면 한없이 차분한 밤이건만 해안가 전깃줄은 윙윙거리고 술독처럼 끌어 오르는 어둠에 싸여 보이지 않는 것들과 이야기하면서 고뇌가 투덜대는 시간뿐 나는 이 모든 것을 외로움이라 말한다 편집 등록 . 정민재 伍代夏子(瀬戸情話) 2023. 4. 6.
이은상 . 그리움 이은상. 그리움 뉘라서 저 바다를 밑이 없다 하시는고 백천길 바다라도 닿이는 곳 있으리라 님그린 이 마음이야 그릴수록 깊으이다 하늘이 땅에 이었다 끝 있는 양 알지 마오 가보면 멀고 멀고 어디 끝이 있으리오 님 그림 저 하늘 같아 그릴수록 머오이다 깊고 먼 그리움을 노래우에 얹노라니 정회는 끝이 없고 곡조는 짜르이다 곡조는 자를지라도 남아 울림 들으소서 제목 2023. 4. 3.
詩朗誦 . 박목월(나그네) 박목월 . 나그네 강나루 건너서 밀밭길을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길은 외줄기 남도삼백리 술 익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놀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낭송(이종환) The Wayfarer by Pak Mok-wol Across the ferry by the path through the corn like the moon through the clouds the wayfarer goes. The road stretches south three hundred li every wine-mellowing village afire in the evening light as the wayfarer goes like the moon through the clouds 번역(조사익) . 편집 등록(성우혁) 2023. 4. 3.
캐츠킬 별 푸른 밤 캐츠킬 별 푸른 밤趙司翼 어느 별이 계절별 경로를 기억하듯 일 년 전처럼 고요한 밤 제비꽃을 피웠다 누구의 손길일까? 자줏빛 데이지와 치자꽃 어우러지게, 누가 보냈을까? 서명 없는 따뜻한 메시지를! 나는 너를 찾기 위해 관자나무 새벽 풍경을 샅샅이 뒤졌다 도시에서 기진맥진 먼 데서 온 나는 시간의 느린 수레바퀴에 영혼을 묶고 캐츠킬 이 푸른 지성이 심장을 차오르면 신화 속 이야기처럼 흔적 없이 가려는데 이렇게 사랑받는다는 것이, 안개 날리는 밤 은색 별이 떴다2023.03.31 - Banff Castle Mountain 편집 등록 . 성우혁 제목 2023. 4. 1.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趙司翼 가난한 의지뿐으로 이리저리 미끄러지고 지친 일상 피난 중인 내 심장에 광야를 펼치고 산 새들 환희에 찬 노래가 잠에 취한 몸통을 들락날락 가슴속에 가문비나무 빽빽한 숲을 세웠으니 영혼이 먼 언덕과 엮이는 동안 우울하고 슬픈 마음까지야 어쩔 수가 없다 가끔 그러고 싶듯 집시생활에도 창을 열고 진주 별을 내주었으니 별 빛나는 은빛 물결에 이르게 하였으니 월계수 그늘 아래 눈물지면서도 푸른 밤을 외로워하지 않았다 2023.03.30 편집 등록 . 정민재 Adieu, Jolie Candy (Frank Pourcel) 2023. 4.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