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映像詩 . 정호승(별들은 따뜻하다) 정호승. 별들은 따뜻하다 하늘에는 눈이 있다 두려워할 것은 없다 캄캄한 겨울 눈 내린 보리밭길을 걸어가다가 새벽이 지나지 않고 밤이 올 때 내 가난의 하늘 위로 떠오른 별들은 따뜻하다 나에게 진리의 때는 이미 늦었으나 내가 용서라고 부르던 것들은 모든 거짓이었으나 북풍이 지나간 새벽 거리를 걸으며 새벽이 지나지 않고 또 밤이 올 때 내 죽음의 하늘 위로 떠오른 별들은 따뜻하다 The Stars are Warm . Chung Ho seung The sky has eyes. I don’t have to be afraid. When in dark, dark winter I walk on the snow-covered barley field and meet the night without dawn, the st.. 2023. 4. 23.
詩朗誦 . 못내 그리운 이름으로 하여 못내 그리운 이름으로 하여 趙司翼 바닷바람에 실려 어디론가 소멸돼 가는 경기만 별이 빛나는 볼음도(乶音島 )의 밤 검은 안갯속을 어른거리는 발자취는  민낯 드러난 새벽 바닷 자락을 개밥바라기 초저녁 별이 울며 가는 소리였다  어스름 피어오르는 요옥산의 새벽  북방 한계선이 드러나는 순간  새벽바람 휘청휘청 하늘 먼 곳  알지 못해 더욱 가슴이 아픈 북녘하늘  날아가는 철새들은 어디서 밤을 지새웠을까  못내 그리운 이름으로 하여  젖은 눈동자는 오늘도 눈물을 받아내고 있다  마른 풀잎처럼 오랜 그리움을 곁에 두고  죽어서도 소원일 것 같다는 실향민  통일 노래 슬픈 잔을 눈물로 채우며 * with a name that I miss Immeasurably by  David cho which is carrie.. 2023. 4. 20.
노천명 . 女心 노천명. 女心 새벽하늘에 긴 강물처럼 종소리 흐르면 으레 기도로 스스로를 잊는 그런 여성으로 살게 해 주십시오. 한 번의 눈짓, 한 번의 손짓, 한 번의 몸짓에도 후회와 부끄러움이 없는 하루를 살며 하루를 반성할 줄 아는 그런 女性으로 살게 해 주십시오. 즐거울 땐 꽃처럼 활짝 웃음으로 보낼 줄 알며 슬플 땐 가장 슬픈 표정으로 울 수 있는 그런 女性으로 살게 해 주십시오. 주어진 길에 순종할 줄 알며 경건한 자세로 기도 드릴 줄 아는 그런 여성으로 살게 해 주십시오 제목 2023. 4. 20.
카미노 데 산티아고 순례길 '엘 카미노 데 산티아고' 나는 트레일을 걷기 위해 몇 달 동안 훈련을 했다 Roncesvalles로 가는 첫날 버스를 탔고 구불구불한 길이 나를 날려버릴듯, 엘 카미노 데 산티아고에 도착했다 Larasoana에 도착했을 때 숙소로 사용하는 침대는 가득 찼다 "당신이 원한다면 바닥에서 잘 수 있습니다."라는 관리인의 제안을 수용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었다 문제는 가운데서 자는 이탈리아인이 밤새도록 방귀를 트는 통에 잠자리가 아니라 구린내 때문에 밤잠을 설치고 말았다 세탁, 샤워 또는 화장실을 사용하려면 서둘러 줄을 서야 했다 어떤 샤워실은 문도 없고, 하지만 주어진 상황을 거부할 형편도 안 되고 이틀 만에 샤워를 하고 나니까 몸이 날라갈 것 같은 느낌이었다 숙소를 출발하는데 새벽의 긴 그림자도 잠시 하늘의.. 2023. 4. 19.
피렌체 깊은 밤을 피렌체 깊은 밤을 趙司翼 내가 나인 것 같지 않은 흑백을 앉아 달빛 헤어드는 중세시대 골목길엔 가로등뿐 물보라 유연한 분수 정원을 달빛 흐르는데 피렌체 오래된 성당 십자가 불빛 아래 새벽 풀밭에 진리의 이슬이 맺히고 지중해 졸린 파도가 중얼거릴 때 치유를 갈망하는 여명의 고요한 숨결을 호흡하면서 야수가 다스리는 힘에 굴복하여 나는 단지 비밀리에 정욕을 노래 부른다 할 일 없는 도시의 밤은 부나방처럼 나를 설레게 하고 소경이 시력을 얻었을 때 분별없이 비틀거리듯 덧없는 시간 속에 밤의 외침을 울먹이며 풍선처럼 떠도는 영혼 없는 그림자였다 편집 등록 . 정민재 제목 2023. 4. 17.
항구의 난파선 항구의 난파선 趙司翼 밤바다 밀려드는 파도의 물거품 속에 난파선, 그 아름답던 선체는 흔적을 모두 잃은 채 산산이 부서져 찢어지고 녹이 슬고 선실을 삿삿히 물고기 산란하는 수많은 생명, 그 탄생의 순간을 울부짖는 숭고한 경이로움도 있지만 녹슬고 뒤틀린 잔해물을 바라보면서 저 흉물스러운 뼈대만 앙상하게 남겨진 유산 잔유물조차도 파도와 조수에 맡겨진 운명으로 모래벌에서 과거의 유물이 될 것을 생각하니 못내 안타깝고 거센 풍랑 격하게 요동치는 어느 날 해수면으로 장승곡이 울려 퍼질지라도 잊힌 지 오래된 이야기로 평범한 존재에 불과할 것을 생각하자니 슬픈 비애가 폭포수처럼 요동친다 (하코다테 해안마을에서) 편집 등록(성우혁) . BGM - 岡千秋(花はあなたの肩にく) 제목 2023. 4. 17.
그 여자의 술집에서 그 여자의 술집에서 趙司翼 일몰의 빛을 삼키며 저물어 가는 포구는 오늘 어떤 이들이 세월을 노래하고 갔을까 별가루처럼 물빛 일렁이는 이 항구도 우연히, 또는 자연스럽게 세월의 그림자로 바다와는 영원한 이별이 될지도 모른다 사라지고, 다시 모이고, 사연 분분한 항구의 푸른 바다를 곁에 두고 웃다가 세월을 놓쳐버렸다고, 울다가 청춘 늙어버렸다고, 하바롭스크에서 법학을 전공했다는 술집 여자의 탄식 어린 눈물 앞에 내 존재도 이별의 아픈 추억이 있어 항구는 이별뿐이라고, 말하지 못했다 어찌 내가 너의 손을 잡아줄 수는 없었다 편집 등록 . 정민재 제목 2023. 4. 16.
성운 星雲 성운 星雲 趙司翼 밀리듯 쫓기고 싶지 않아 노을을 눈감는 동안 드넓어진 수평선 어둠 진해올수록 싸늘하게 누워 있는 죽음의 존재처럼 불균형으로 가득 찬 압도적인 삶의 무게 그것은 기생충처럼 나를 갉아먹고 말라비틀어진 내 영혼에 오한을 던지고 끝없는 밤을 속삭이며 춤추는 파도 깜깜한 어둠이 끈질긴 빛으로 맥동하기 시작하면 영원한 불꽃을 간직한 채 오래된 모든 것들이 임종을 고할 때까지 이제는 이유도 목적도 알려하지 않고 마치 옛날부터 나를 아는 것처럼 만나고, 헤어지고, 눈물짓고, 가슴 아팠던 그 모든 것들로 깊어 가는 이 밤 독백을 성운의 시로 노래하면서 Down in dim woods the diamond delves! the elves’-eyes Bright star, would I were stedf.. 2023. 4. 15.
강은교 . 홍련암, 등불 강은교 . 홍련암, 등불 그 문 앞에 서서 등불을 켜고자 등불에 어른거리는 황홀을 잡고자 황홀이 너에게 살며시 다가와 내려 뜨는 눈까풀의 파들 거림을 바라 보고자 살며시 눈 내려감다가 도처에 별을 켜는 모양을 보고자 별에 묻어 있는 깊은 꿈이 웃는 것을 보고자 꿈이 웃고 있다가 부끄럽게 부끄럽게 바다에게 손목을 잡히는 양을 보고자 손목에 잡혀 파도가 허겁지겁 달려오는 것을 보고자 달려오는 것들이 달려가는 것들임을 보고자 달려가는 그리움 네들이 주욱 푸른 벼랑에 서 있는 걸 보고자 제목 2023. 4. 15.
Hauser . 사랑의 슬픔 기다림이 주는 행복 살아가면서 참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첫인상이 좋은 사람, 목소리가 좋은 사람 얼굴이 예쁘고 잘생긴 사람, 마음이 너무나 예쁜 사람 애교가 많은 사람, 곰같은 사람 다 각기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이렇게 다른 느낌의 사람들이 주는 행복도 모두 다르다 만나면 웃음이 나오게 하는 사람 만나면 애처로와 보이는 사람 만나면 시간이 빨리가는 느낌의 사람 그리고 만나면 마냥 행복한 사람 시간이 가는게 너무나 안타깝게 만드는 사람 이렇게 각양 각색의 사람들이 주는 공통점은 기다림이 있다는 것이다. 언제 누굴 어떻게 만나든 기다려야 한다는 사실 그 기다림이 절대 싫지가 않는다는 사실이다 얼마나...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는지는 모르지. 언젠가는 만날 수 있음에 그 기다림이 행복인 것이다 하루가 .. 2023. 4. 12.
詩朗誦 . 윤동주(별 헤는 밤) 윤동주 . 별 헤는 밤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일 듯합니다. 가슴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마디씩 불러봅니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했던 이름과 패, 경, 옥 이런 이국 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애기 어머니 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프랑시스 잠, 라이너 마리아 릴케 이런 시인의 이름을 불러.. 2023. 4. 12.
인생은 모순이다 인생은 모순이다 趙司翼 자고 날 때마다 낯선 세상을 만난다 알고자 하는 것보다 더 많은 것들로 하여 이리 갈까? 저리 갈까? 어느 길로 가기에는 저울추에 얹혀 어리바리 차일피일 막다른 골목에 도달했을 때 '살아 있다는 것은 죽는다는 것을', 이분(二分)의 논리, 그 모순에서 지극히 단순해지는 것이 인생이다 삶의 올바른 가치를 찾는 노력일 뿐 하루하루, 급기야 마주치고 마는 임계점을 넘어서면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고, 기도문이든, 소원이든, 애원이든 마법 같은 주문을 먹고 사는 게 인생이다 편집 등록 . 정민재 제목 2023. 4.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