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916 시월의 마지막 밤 시월의 마지막 밤趙司翼노을이 지고 어둠 깊어지면서 눈이 올 것만 같은 시월의 마지막 밤 찬바람 날리는 뒷모습을 보면서 문풍지 얼어드는 새벽처럼 외롭고 쓸쓸했다 어렴풋한 거리의 모습에서 노곤한 달빛처럼 못내 서러운 눈물이 흐르고 길가 나무들이 얼굴을 맞대고 그림자를 포개는 차고 시린 고요한 밤에 감각 모를 텅 빈 소리만 자욱하고 불빛 하나 보이지 않는 침묵뿐인데 검은 태양을 품은 깜깜한 새벽 시월의 마지막 밤과 이별을 한다 하얀 찔레꽃처럼 송이눈이 펑펑 내렸으면 좋겠다 검은 강 위로 지친 물결이 흐른다 2024.10.30 제목 2024. 11. 11. 사라 티즈데일 . 홀로 외로이 사라 티즈데일 . 홀로 외로이사랑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혼자입니다 우리 서로 주고받았던 그 많은 것들 당신한테 솜사탕 같은 사랑을 받았음에도 가끔은 사는 것이 즐겁지 않습니다 마치 나 혼자인 것처럼 잿빛 세상 가장 높은 봉우리에서 지친 나를 에워싼 폭설의 소용돌이 속에서 끝없는 허공 속에 살고 있는 듯합니다 땅을 가리고, 하늘을 가리고서라도 오직 내 영혼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세상의 평화를 막아서라도 죽어서도 외롭지 않을 사람이고 싶습니다 Alone by Sara TeasdaleI am alone, in spite of love,In spite of all I take and give—In spite of all your tenderness,Sometimes I am not glad to live... 2024. 11. 1. 존 메이스필드 . 바다가 그리워 존 메이스필드 (John Masefield) 출생 : 1878 년 6월 1일 (존 에드워드 메이스필드) 사망 : 1967년 5월 12일(88세) 영국 옥스퍼드 셔주 영국의 시인이자 작가였으며 1930 년부터 1967 년 사망할 때까지 정부에 소속된 계관 시인상을 수상했다 메이스필드는 왕성한 집필활동에 매진하였으며 아내 콘스틴스가 1960년 93세의 나이로 사망한 후 5 ~ 6년, 작품 활동을 하지 않다가 그가 사망 하던 해, 67년 "Glad Thanksgiving"가 88세 때 출판되었다 메이스필드는 사망하기 1년 전인 1966년 후반에 발목에 괴저가 생겨 1967년 5월 12일에 감염으로 사망했다 그의 희망에 따라 그는 화장되었고 그의 재는 웨스트민스터 사원에 안치되었으며 사 후에 유서가 발견되었다 .. 2024. 10. 19. 내리는 빗물처럼 내리는 빗물처럼趙司翼 이별도 있었고 아픈 세월이 너무 많아 더는 울지 말자고 다짐했던 내가 노을에 햇살 지는 줄 모르고 난민처럼 술집에서 텅 빈 시간을 혼자 외로웠다 문밖 이파리 못된 애무에만 시선이 머물고 정 많은 사람 냄새 그리워하다가 거리의 불빛 익어 가는 줄도 모르고 내 모습만 뿌옇게 어둠으로 저무는 열도에서 굶주린 정을 매복하고 싶은 밤 윤곽뿐인 허기가 빗속을 떨고 있다 2022.10 - 千葉県 山武市에서 제목 2024. 10. 16. 더글러스 멀 (그 무엇이든 최고가 되어라) 그 무엇이든 최고가 되어라 (더글러스 멀) 네가 만약 산 정상의 소나무가 될 수 없다면계곡의 작은 나무라도 되어라하지만 그중에서 가장 좋은 나무가 되고그마저도 아니면 싱그러운 잔디라도 되어라네가 또 만약 잔디가 될 수 없다면 한 포기 풀이라도 되거라아니면 호수에서 생기 가득한 이끼가 되고큰 고기가 될 수 없다면 작은 물고기라도 되고다만 호수에서 가장 활기찬 물고기가 되거라우리는 모두 선장이 될 수 없고 선원도 있어야 한다우리 모두 쓸모없는 존재는 아무도 없다해야 할 큰 일도 있고 작은 일도 있다우리가 해야 할 일은 멀지 않은 가까운 곳에 있다만일 네가 고속도로가 될 수 없다면 산책로가 되고태양이 될 수 없다면 별이 되거라이기고 지는 문제는 중요하지 않다네가 지닌 가치를 있는 그대로 최고가 되어라 Be .. 2024. 10. 12. 2024 . 노벨문학상 수상자 (한강) 한 강 . 그때 내가 가장 처절하게 인생과 육박전을 벌이고 있다고 생각했을 때, 내가 헐떡이며 클린치한 것은 허깨비였다 허깨비도 구슬땀을 흘렸다 내 눈두덩에, 뱃가죽에 푸른 멍을 들였다 그러나 이제 처음 인생의 한 소맷자락과 잠시 악수했을 때, 그 악력만으로 내 손뼈는 바스러졌다 출생 : 1970년 11월 27일, 광주 학력 : 연세대학교 국문학과 데뷔 : 1994년 서울신문 단편소설 '붉은 닻' 제목 2024. 10. 11. 平井達也 . 木場潟공원에서 기바가타 공원에서平井達也 (히라이 타츠야)우수수 구를 낙엽을 생각하자니 세월은 그리움만 더욱 깊어지고 갈 길 바쁜 걸음은 더디기만 한데 하늘 낮은 구름사이로 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내린다 공원 광장을 쓸고 가는 바람의 울음 쓸쓸히빗물 고인 발자국 위로 이별을 고하는 빨간 단풍잎 하나가 떨어진다2024년 10월 02일 (Kibagata Park에서) - BGM (美空ひばり- 人生一路) 제목 2024. 10. 9.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서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서 趙司翼 중세 모습이 요즘 세상과 살을 맞대고 지루한 논쟁처럼 뒤적거리는 모습은 각기 달랐지만 하늘의 별은 고요히 빛났다 국경을 떠돌면서 발자국을 찍는 동안 원시성(原始星), 그 풍성한 자그레브에서 변두리 싸구려 호텔 벽면 가득 로렌체티, 안드레이 루블레, 파블로 네루다, 미켈란젤로, 자국으로 남아 있는 그들 이야기가날 밝으면 이별 앞에 눈물일지라도아드리아해 물결 소리 외로워서 좋다 풍경처럼 옛날 일이며 그림자처럼 모든 것이 그러한 순간 슬픔 만연해 와도 밤을 노는 앵무새 푸른 자유가 좋다 2016. 10.22 - Croatian Zagreb 제목 2024. 10. 7. 아르튀르 랭보 by 나의 방랑 아르튀르 랭보 by 나의 방랑 난 구멍 난 주머니에 손을 넣고 떠돌아다녔지 내 외투도 헐거워져 변해 버린 채 뮤즈여! 난 하늘 아래를 헤매는 동안에도 그대를 잊지 못하고 오! 얼마나 멋진 사랑을 꿈꾸었는지 내 하나뿐인 바지에는 큰 구멍이 나 있었고 - 꿈꾸는 애기동자가 되어 운율을 낱알처럼 뿌리면서 내 잠잘 곳은 '큰 곰 2' 별자리 아래였네 - 하늘 위 내 별들은 부드럽게 소곤거렸고 난 길가에 앉아 별들의 소리를 들었네 9월의 아름다운 저녁, 내 이마에서 강렬한 포도주 같은 이슬방울을 느꼈지환상적인 그림자에 취해 운율을 노래 부르며 풀어진 신발 끈을 조였네 가슴에 닿을 듯 있는 힘껏 잡아당기며두에의 노트 (1870) Arthur Rimbaud by Ma Bohème Je m’en allais, .. 2024. 9. 28. Life . 윌리엄 블레이크 사랑의 비밀 - 윌리엄 블레이크 그대의 사랑을 말하려 하지 말게나 사랑은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것이니 그것은 산들바람 같아서 말없이 조용할 뿐 보이지도 않다네 하지만 난 고백하고 말했다네 진심으로 그녀를 사랑한다고 말했더니 끔찍하다는 듯 두려워하더니 아! 그녀는 떠나고 말았다네 그녀가 떠난 후 얼마 안 되어 여행자인듯한 나그네가 다가오더니 그녀를 데려갔노라고, 한숨만 지을 뿐 말이 없었다네 Love's Secret by William Blake Never seek to tell thy love, Love that never told can be; For the gentle wind doth move Silently, invisibly.I told my love, I told my love, I.. 2024. 9. 26. 꽃이 되고 싶다 꽃이 되고 싶다 趙司翼 물빛 하늘이 바람을 타고 노는 풀숲 우거진 억새꽃 저리도 무성한데 그동안을 사는 동안 나는 무엇을 남기며 살아왔을까 눈물을 꾹꾹 그저 견디기엔 슬퍼 오면서 떨린 가슴만 절름거리고 옆구리를 툭툭 무언가가! 그것은 들길을 하염없는 내 모습이었고 풀벌레 울음 같은 저녁 들판에서 무게를 더하며 어두워 가는 달맞이꽃 외롭고 쓸쓸하고 보고 있자니 눈시울이 붉게 젖어 나도 너처럼 달을 기다리는 꽃이 된다 가물가물 나뭇잎들이 풍선처럼 그런 계절이라 더욱 그렇다 2020.10.08 - 長岡京(나가오카교) 제목 2024. 9. 22. 로렌초 메디치. 소네트(1) 로렌초 메디치. 소네트(1)나는 계곡물 흐르는 시냇가에서 한 여인을 보았다 처녀들 웃음소리와 푸른 가지가 휘감기는 곳 그 원초적이고 열정적인 표정을 지닌 나는 그처럼 부드럽고 친절한 그녀 얼굴을 본 적이 없었다 잠시 동안 갈등만으로도 만족해야 했고 잠시였지만 내 슬픈 영혼의 위안을 받았다 아, 그 순간은 지나가고 없으나 더욱 커지기만 한 고통과 슬픔 좀 더 이른 시간 서쪽으로 지는 해를 보면서 난생처음 이렇게도 비참해 있는 동안 나는 또 난생처음 짓눌린 행복을 마음에서 느꼈다 눈 깜짝할 순간 행복했던 순간은 지나가는데 그 행복했던 기억은 왜 그리도 오래가는지 Lorenzo Medici by Sonetto(I)I SAW my Lady by a purling brook With laughing mai.. 2024. 9. 16. 추석.안전하고 건강하게! 제목 2024. 9. 15. 알면서도 때로는 알면서도 때로는趙司翼 도시를 떠나 와도 모습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낭만 하염없겠노라 그러했던 내가 또 하루가 지는 꽃잎처럼 그저 남일 같고 까닭 모르겠다 이를테면 죽음을 목전에서 차디찬 몸짓으로 그게 내 모습일지 모른다 이승처럼 저승처럼 아득하게만 느껴지는 요즘 사는 세상을 나는 알지 못하겠다 밤을 적시는 빗물처럼 오히려 몸부림을 쳐서라도 쏟아지는 빗소리에 나를 맡기고 그 자락에 젖어 아무렇게나 쓰러지고 싶은 밤2021.9.23 - 京都 木津川(가즈가와)에서 제목 2024. 9. 9. 최돈선 . 겨울나무 그림자 최돈선 . 겨울나무 그림자 거기, 누가 아직도 남아있을 것만 같다 바람이 햇빛을 몰고 간 자리 햇빛의 상처만 거뭇거뭇 그을어 남은 자리 아직도 이야기할 무엇이 있기에 기다림에 지친, 목이 긴 사람들의 얼굴이 돌아앉아 조용조용 웅얼거리고 있을 것만 같다 타버린 실핏줄처럼 땅 위에 누운 채 왠지 거기 오래도록 잊혀진 나뭇잎의 그리움들이 흔들리고 있을 것만 같다 The Winter Tree’s Shadow by Choi Don-sun There, someone still appears to stay. The site where the wind has driven away the sun, the site where only the blackishly tanned scars of the sun remain,.. 2024. 9. 9. 남원산성 선국사 남원산성 선국사 趙司翼 귓가로 깊어지는 바람에서 세월을 듣는 동안 올 때마다 그때가 그리워 차마 그리운 곳 천년 고찰 선국사(善國寺)는 연화문향 빛바랜 화관을 노을에 물들이고 그냥 호국 도량 대웅전을 자기 욕설처럼 기대 울던 중생들이 머물다 간 흔적 남지 않게 지워지라고 비가 내린다 만리장성 작은 모습처럼 성곽 축성된 둘레 돌 채송화가 화석으로 피어 갈변된 세월 속을 부도탑 저토록 흐릿한데 여래좌상 자태가 곱게도 아름답고 느릿느릿 그 미소가 꽃잎처럼 향기로이그림자 깊어 오는 절간 노을을 등에 지고 또 하루가 쓸쓸하게 어두워간다 불경소리 열린 길로 멀던 밤이 돌아온다2024. 08. 25 남원 교룡산성 내에 있는 선국사는 1340년 전인 685년(신문왕 5)에 창건되었으며 교룡산 허리둘레를 쌓은 3,120.. 2024. 9. 2. 에게해의 밤 에게해의 밤 趙司翼 저 바다 물빛 같은 별이 정수리로밤의 여신 닉스의 축복이라 한들 여관집 남색 창문 어둠 깊어지면서 야심할수록 발길 뜸한 거리의 불빛만 거세어 오고 사람 그리운 정을 이기지 못해 이럴 땐 차라리 윤곽뿐인 일상이 되자 오늘도 세상 물정이 이별하고 죽어 가고 나 혼자인 것을 알게 되면서 드러난 고독의 무게를 억제할 수가 없어 얼굴에 쌓인 눈물 털어 내봐도 홀로 숙연한 시간을 빗물처럼그 이상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거무스레 내가 살아 있다는 것 말고,일주일을 함께 했던 어부 Yannis Moralis 씨는 코로나로 2021년 3월 19일 아테네 리모스텐 병원에서 사망하였다는 메일을 아들로부터 전해 들었다 제목 2024. 8. 29. 강은교. 우리가 물이 되어 강은교. 우리가 물이 되어 . 우리가 물이 되어 만난다면가문 어느 집에 선들 좋아하지 않으랴.우리가 키 큰 나무와 함께 서서우르르 우르르 비 오는 소리로 흐른다면.흐르고 흘러서 저물녘엔저 혼자 깊어지는 강물에 누워죽은 나무뿌리를 적시기도 한다면.아아, 아직 처녀인부끄러운 바다에 닿는다면.그러나 지금 우리는불로 만나려 한다.벌써 숯이 된 뼈 하나가세상에 불타는 것들을 쓰다듬고 있나니만 리 밖에서 기다리는 그대여저 불 지난 뒤에흐르는 물로 만나자.푸시시 푸시시 불 꺼지는 소리로 말하면서올 때는 인적 그친넓고 깨끗한 하늘로 오라 If We Could Meet in Water by Kang Eun kyo If we could become water and meet Wouldn’t any family of d.. 2024. 8. 27. 페닌 알프스에서 페닌 알프스에서趙司翼 유령들 포옹 속에 피를 나누며 내 영혼을 살해하고 땅 속 깊이 봉인한 밤이었다 스치듯 새벽 별 마주치는 순간 도망하듯 상처뿐인 밤이 귓전에서 멀어져 간다 땀내 흥건했던 밤을 머리맡에 내어 놓고 심장 뿌리 깊은 피의 범벅에서 어둠 뒤에 숨은 새벽이 보이는 순간 악몽으로 떨었던 밤 마지막 물결이 가고 산 여우 밤새 울던 텐트 밖 보라 빛 라벤더 향이 안갯속을 바람처럼 날아간다 선돌인지 묘비석인지 주변 공기가 희소하며 삭막해진다 잠자리는 2차 세계대전 중 프랑스군 산악대대의 매몰지였다 표지판이 4군데나 있었어도 날 어두워 접근금지 표식을 보지 못하고 수만 유골 무덤에서 악몽의 밤을2017년 3월 18일 야영지였던 몽블랑 드 셰이론(Mont Blanc de Cheilon)은 스위스 발레 .. 2024. 8. 25. 곽재구 . 은행나무 곽재구 . 은행나무 너의 노오란 우산깃 아래 서 있으면 아름다움이 세상을 덮으리라던 늙은 러시아 문호의 눈망울이 생각난다 맑은 바람결에 너는 짐짓 네 빛나는 눈썹 두어 개를 떨구기도 하고 누군가 깊게 사랑해 온 사람들을 위해 보도 위에 아름다운 연서를 쓰기도 한다 신비로와라 잎사귀마다 적힌 누군가의 옛 추억들 읽어 가고 있노라면 사랑은 우리들의 가슴마저 금빛 추억의 물이 들게 한다 아무도 이 거리에서 다시 절망을 노래할 수 없다 벗은 가지 위 위대하게 곡예를 하는 도롱이집 몇 개 때로는 세상을 잘못 읽은 누군가가 자기 몫의 도롱이집을 가지 끝에 걸고 다시 이 땅 위에 불법으로 들어선다 해도 수천만 황인족의 얼굴 같은 너의 노오란 우산깃 아래 서 있으면 희망 또한 불타는 형상으로 우리 가슴에 적힐 것이다... 2024. 8. 23. 린든나무 산책로 린든나무 산책로趙司翼 일던 바람 못 견디게 꿈틀거리기도 하는 린든나무 줄지어 선 릴케의 산책로 무한 고독을 인지하는 순간 꽃향기 우거진 무덤 터를 목전에서 심장이 터질 것만 같고 세월 거슬러 시인의 구체(具體)가 숨결처럼 울렁인다 어렴풋이 그 세월을 짐작하는 동안 바람에 우는 잎들 슬픔도 슬픔이지만 나 지금을 어떻게 뉘우쳐야 할까 그도 나처럼 천상을 생각하며 울었던 적 있었는지! 달 밝고 별 빛나는 어느 날 밤남은 세월 그 완성을 빌던 기도를 내려놓고 별이라 불리는 느낌을 찾아 푸르고 늘 푸른 세상으로 가야지 2016.08.27 - Switzerland Beiras Muzot에서 제목 2024. 8. 19. 척 그래슬리 . 뉴욕의 새벽 척 그래슬리 . 뉴욕의 새벽 하늘 낮은 고요한 언덕 너머로 맨해튼 지붕과 첨탑과 우울한 돔이 온다 내 영혼이 그 영혼에게 설렘을 안겨준다 거대한 도시는 잠들었고 밀고 밀리는 군중도 없고, 쿵쿵거리는 발걸음도 없다. 하지만 여기저기서 몇 대의 차가 삐걱 거리며 이상하게 유령 같은 짐을 싣고 지나간다 화려한 밤의 여자들과 남자들 그들의 눈은 와인에 젖어 취해 있고 흐트러진 옷 불타는 전등 아래 괴이한 광경 그림자가 사라지고 새벽이 눈뜨는 뉴욕 Dawn In New York by Chuck Grassley Out of the low still skies, over the hills, Manhattan's roofs and spires and cheerless domes My spirit to its .. 2024. 8. 17. 고 향 고 향趙司翼 기억엔 있는데 자국이 없어서캔버스에 점하나 찍어 보면 차오르는 어떤 의미이걸 그리움이라고 하던가도화지 흰 여백으로흐릿한 기억 분분하게 오랜 추억을그저 흐득이며 바라보는 마음이 서글프다숲처럼 푸르게 물빛같던 청춘이 가고불러보는 연가(戀歌)가 서글플 때면양팔 가득 향수를 품어 안고불빛 흐린 골목에서 눈물만 펑펑했던 날처럼오늘이 그런 날인지 모르지만늦은 밤 시야가 어둔 뉴욕의 그늘에서나의 살던 고향은목을 타고 흐르는 뜨거운 눈물이 된다 2018.11.10 -Brooklyn, New York 제목 2024. 8. 15. 윤동주 . 참회록(懺悔錄) 윤동주 . 참회록(懺悔錄) 파란 녹이 낀 구리거울속에 내 얼굴이 남어 있는 것은 어느 왕조(王朝)의 유물(遺物)이기에 이다지도 욕될가 나는 나의 참회(懺悔)의 글을 한줄에 주리자 - 만(滿) 이십사(二十四) 년(年) 일(一) 개월(個月)을 무슨 기쁨을 바라 살아 왔든가 내일이나 모레나 그 어느 즐거운 날에 나는 또 한 줄의 참회록(懺悔錄)을 써야한다. - 그 때 그 젊은 나이에 웨 그런 부끄런 고백(告白)을 했든가 밤이면 밤마다 나의 거울을 손바닥으로 발바닥으로 닦어 보자. 그러면 어느 운석(隕石) 밑으로 홀로 걸어가는 슬픈 사람의 뒷모양이 거울속에 나타나온다. Yun Dong-ju . Confession The fact that my face still remains .. 2024. 8. 14. 이전 1 2 3 4 ··· 3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