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둘레길 산책로
趙司翼
오르는 꽃 순 곰달초가 샛노랗게
주춤주춤 가지 일렁이는 도시의 둘레길
갇힌 듯 에워싼 벚꽃길 너머
파랗게 오르는 언덕을 발끝으로 눌러 밟고
종달새 떠 있는 하늘 한 자락을 끌어다
이 순간을 연필 끝에 모아봐도
산뽕나무 연자색 숨결조차 눈에 담지 못했다
두 볼에 봄을 문지르며
이토록 꽃향기를 담아내려 해도
굶주린 내 정서가 너무 약한 탓이다
꽃술로 피어 나는 봄일지라도
보는 것조차 의미를 두지 말고
저물어 가는 황혼을 우두커니
외롭지 말고 그저 하얗게,
먼 곳으로 눈동자만 아득하자
2016.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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