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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詩畵集(4) : 길 위의 날

린든나무 산책로

by 조사익시문학(運營者) 2024. 8. 19.

린든나무 산책로

趙司翼

일던 바람 못 견디게 꿈틀거리기도 하는
린든나무 줄지어 선 릴케의 산책로
무한 고독을 인지하는 순간
꽃향기 우거진 무덤 터를 목전에서
심장이 터질 것만 같고
세월 거슬러 시인의 구체(具體)가 숨결처럼 울렁인다
어렴풋이 그 세월을 짐작하는 동안
바람에 우는 잎들 슬픔도 슬픔이지만
나 지금을 어떻게 뉘우쳐야 할까
그도 나처럼 천상을 생각하며
울었던 적 있었는지!
달 밝고 별 빛나는 어느 날
남은 세월 그 완성을 빌던 기도를 내려놓고
별이라 불리는 느낌을 찾아
푸르고 늘 푸른 세상으로 가야지

 

2016.08.27  -  Switzerland Beiras Muzot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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