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되고 싶다
趙司翼
물빛 하늘이 바람을 타고 노는
풀숲 우거진 억새꽃 저리도 무성한데
그동안을 사는 동안 나는 무엇을 남기며 살아왔을까
눈물을 꾹꾹 그저 견디기엔
슬퍼 오면서 떨린 가슴만 절름거리고
옆구리를 툭툭 무언가가!
그것은 들길을 하염없는 내 모습이었고
풀벌레 울음 같은 저녁 들판에서
무게를 더하며 어두워 가는
달맞이꽃 외롭고 쓸쓸하고
보고 있자니 눈시울이 붉게 젖어
나도 너처럼 달을 기다리는 꽃이 된다
가물가물 나뭇잎들이
풍선처럼 그런 계절이라 더욱 그렇다
2020.10.08 - 長岡京(나가오카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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