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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詩畵集(3) : 바람이 울고간

캔버스의 봄은 오지 않았다

by 조사익시문학(運營者) 2025. 3. 30.

 

캔버스의 봄은 오지 않았다
趙司翼

그리다 만 꽃들 붓자국 어수선하게

속옷 나부레기가 바람을 나부끼는 빨랫줄 그러하듯
타버린 시간들만 캔버스에 나자빠져 뒹굴고
인상주의 '클로드 모네'의
꽃밭 여인들 안갯속 풍경처럼
낮에 봤던 꽃 향기를 찻잔 속에 녹이며
그런 봄을 팔레트에 으깨 봐도
아흐레가 지나도록 붓 끝은 방황을 하고
뭐가 문제인지,
더욱 알 수 없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그냥 서있기가 수치스러워
지는 노을 따라
밀려드는 어둠 안에 나를 묻는다

2016.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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