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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번역시47

이용악 . 다리 우에서 다리 우에서 . 이용악 바람이 거센 밤이면 몇 번이고 꺼지는 네모난 장명 등을 궤짝 밟고 서서 몇 번이고 새로 밝힐 때 누나는 별 많은 밤이 되어 무섭다고 했다. 국숫집 찾아가는 다리 우에서 문득 그리워지는 누나도 나도 어려선 국숫집 아히 단오도 설도 아닌 풀벌레 우는 가을철 단 하루 아버지의 제삿날만 일을 쉬고 어른처럼 곡을 했다. On the Bridge . Yi Yong ak At night when the wind was rough, We lit the extinguished square lantern Again and again, stepping on a chest. My sister said She is scared, for the starry night has fallen On the bri.. 2022. 9. 23.
이정하 . 고독하다는 것은 이정하 . 고독하다는 것은 날고 싶을 때 날 수 있는 새들은 얼마나 행복한가. 피고 싶을 때 필 수 있는 꽃들은 또 얼마나 행복한가. 고독하다는 것은 사랑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뜻입니다. 내 마음을 고스란히 비워 당신을 맞이할 준비가 다 되어 있다는, 그래서 당신이 사무치게 그립고, 어서 오기만을 기다린다는 그런 뜻입니다. イ・ジョンハ . 孤独ということは 飛びたい時に飛べる鳥はどんなに幸せか。 咲きたい時に咲ける花もまたどんなに幸せか。 孤独ということは愛する準備ができているということ。 私の心まるごと空にしてあなたを迎える準備が できているということ、だからあなたがこんなにも恋しくて 早く来てくれることだけを待つというそういうことなのです。 번역.조사익 등록.성우혁 제목 2022. 9. 22.
박건호. 빗소리 박건호. 빗소리 빗소리를 듣는다 밤중에 깨어나 빗소리를 들으면 환히 열리는 문이 있다 산만하게 살아온 내 인생을 가지런히 빗어주는 빗소리 현실도 꿈도 아닌 진공의 상태가 되어 빗소리를 듣는다 빗소리를 듣는다는 것은 얼마나 반가운 일이냐 눈을 감으면 넓어지는 세계의 끝을 내가 간다 귓속에서 노래가 되기도 하는 빗소리 朴建浩 . 雨の音 雨の音を 聞いている。 夜中にふと 目が覚めて 雨の音が 聞こえると ぱっと開くドアがある。 とりとめなく 生きてきた わたしのこの 人生を くしけずって 整える 雨の音。 現実でも 夢でもない ふわふわした 状態で 雨の音を 聞いている。 雨の音を 聞くことが なぜかとても うれしくて。 目を閉じると 大きくなる 地の果てを ひとり歩む。 耳の中で 歌になっていたりする 雨の音。 박건호 : 시인, 작사가 출생 :.. 2022. 9. 14.
최승자 . 그리하여 어느 날, 사랑이여 최승자시인 출생 : 1952년 충남 연기군 학력 : 고려대학교 독문과 졸업 데뷔 : 1979년 문학과지성 '이 시대의 사랑' 등단 수상 : 2017.05. 제27회 편운문학상 시 부문 그리하여 어느 날 , 사랑이여 최승자 한 숟갈의 밥, 한 방울의 눈물로 무엇을 채울 것인가, 밥을 눈물에 말아 먹는다 한들, 그대가 아무리 나를 사랑한다 해도 혹은 내가 아무리 그대를 사랑한다 해도 나는 오늘의 닭고기를 씹어야 하고 나는 오늘의 눈물을 삼켜야 한다. 그러므로 이런 비유로써 말하지 말자 모든 것은 콘크리트처럼 구체적이고 모든 것은 콘크리트 벽이다. 비유가 아니라 주먹이며, 주먹의 바스라짐이 있을 뿐, 이제 이룰 수 없는 것을 또한 이루려 하지 말며 헛되고 헛됨을 다 이루었다고도 말하지 말며 가거라, 사랑인지 .. 2022. 9. 9.
이성복 . 나는이 녹색 색조가 싫다 나는이 녹색 색조가 싫다 - 이성복 봄에 목을 기울이면 햇빛을 향해 내 눈 주위에 초록빛이 모이고 이 초록빛이 싫으니까 파스텔 톤으로 나는 그것을 없애기 위해 머리를 흔들었다. 반복 된 흔들림 후 내 몸은 옷을 입지 않고 차가운 모래 위의 인어처럼. I Dislike This Greenish Hue by Lee Seong-Bok In spring, if I tilt my neck toward the sunlight a greenish hue gathers around my eyes, and since I dislike this greenish hue coming in pastel tones I shake my head to get rid of it. After repeated shaking my body.. 2022. 9. 9.
조태일 (물·바람·빛 – 국토 11) 물·바람·빛 – 국토 11 조태일 물과 물은 소리 없이 만나서 흔적 없이 섞인다. 차가운 대로 혹은 뜨거운 대로 섞인다. 바람도 바람도 소리 없이 만나서 흔적 없이 섞인다. 쏜살같이 혹은 느릿느릿 섞인다. 한 핏줄끼리는 그렇게 만나고 섞이는데 한 핏줄의 땅을 딛고서도 사람은 사람을 만날 수가 없구나 사람이면서 나는 사람을 만날 수가 없구나. Water, Wind, and Light – Land 11 Jo Taeil (1941-1999) Water and water meet in silence And mingle without a trace. Whether cold or hot, they mingle as they are. Wind and wind, too, meet in silence And mingle.. 2022. 9. 9.
김재진 .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김재진 믿었던 사람의 등을 보거나 사랑하는 이의 무관심에 다친 마음 펴지지 않을 때 섭섭함 버리고 이 말을 생각해보라.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두번이나 세 번, 아니 그 이상으로 몇 번쯤 더 그렇게 마음속으로 중얼거려 보라. 실제로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지금 사랑에 빠져 있거나 설령 심지 굳은 누군가 함께 있다 해도 다 허상일뿐 완전한 반려란 없다. 겨울을 뚫고 핀 개나리의 샛노랑이 우리 눈을 끌듯 한때의 초록이 들판을 물들이듯 그렇듯 순간일뿐 청춘이 영원하지 않은 것처럼 그 무엇도 완전히 함께 있을 수 있는 것이란 없다. 함께 한다는 건 이해한다는 말 그러나 누가 나를 온전히 이해할 수 있는가. 얼마쯤 쓸쓸하거나 아니면 서러운 마음이 짠 소금.. 2022. 9. 8.
김춘수 . 꽃 꽃 . 김춘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는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Flower by Kim Chunsu Before I called her by name, She was nothing but a gesture. When I called her by name, She came to me, a flower by me. As I called her by name, I would h.. 2022. 9. 7.
김남조 . 바람 바람 . 김남조 바람 부네 바람 가는 데 세상 끝까지 바람 따라 나도 갈래 햇빛이야 청과 연한 과육에 수태(受胎)를 시키지만 바람은 과원(果園) 변두리나 슬슬 돌며 외로운 휘파람이나마 될지말지 하는 걸 이 세상 담길 곳 없는 이는 전생에 바람이던 게야 바람이 의관(衣冠)을 쓰고 나들이 온 게지 바람이 좋아 바람끼리 훠이훠이 가는 게 좋아 헤어져도 먼저 가 기다리는 게 제일 좋아 바람 불며 바람따라 나도 갈래 바람가는 데 멀리멀리 가서 바람의 색시나 될래 Wind . kim nam jo The wind is blowing. Where the wind blows to the end of the world I would follow. Sunlight: you nourish the soft-skinned fru.. 2022. 9. 6.
이름 모를 친구에게 (작자미상) 이름 모를 친구에게 그놈의 동네는 가지 성성한 나무 하나 없었더냐 푹신한 잔디 한 평 깔려 있지 않았더냐 에라이 에라이 추석이 코 앞인데 눈 비비며 전 부치고 계실 어머니는 어쩌란 말이냐 하필 당신 나와 같은 나이더냐 전깃줄에라도 매달렸어야지 없는 날개라도 냈어야지 누구는 이십층서도 살았다드마는 구미터면 살았어야지 어떻게든 살았어야지 발 밑 좀 살피지 뭐라도 붙잡지 귓불 스쳐 날던 나비에라도 매달리지 이번 추석은 글렀다 웃으며 지내긴 글렀다 음복하며 울게 생겼다 名前がわからない友達に そのあたりには 枝の茂った木が一本も なかったのかい やわらかな芝生を植えた ほんの小さな地面さえ なかったのかい えい、ちくしょうめ 中秋の節句がすぐに 来るというのに その日のためにいそいそと立ち働いている母親は どうしたらいいのかい よりにもよ.. 2022. 8. 31.
김수영 . 푸른 하늘을 김수영 . 푸른 하늘을 푸른 하늘을 제압하는 노고지리가 자유로웠다고 부러워하던 어느 시인의 말은 수정되어야 한다. 자유를 위하여 비상하여 본 일이 있는 사람이면 알지 노고지리가 무엇을 보고 노래하는가를 어째서 자유에는 피의 냄새가 섞여 있는가를 혁명은 왜 고독한 것인가를 혁명은 왜 고독한 것인가를 Over the blue skies by Kim Soo-young The words of the poet who envied the skylark for its dominion over the blue skies should be revised A person who’s ever taken flight for the sake of freedom knows with what in sight the skylark .. 2022. 7.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