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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번역시47

김소월 . 고적한 날 김소월 . 고적한 날 당신님의 편지를 받은 그날로 서러운 풍설이 돌았습니다 물에 던져달라고 하신 그 뜻은 언제나 꿈꾸며 생각하라는 그 말씀인 줄 압니다 흘려 쓰신 글씨나마 언문 글자로 눈물이라고 적어 보내셨지요. 물에 던져달라고 하신 그 뜻은 뜨거운 눈물 방울방울 흘리며, 마음 곱게 읽어달라는 말씀이지요. Desolate Day by Kim So-wol The day I received your letter a sorrowing snowstorm swept through you ask that it be thrown in the water I know you mean I should always think of it dreaming your words spilling down the page in han.. 2023. 6. 22.
이정하 . 별 (1) 이정하 . 별 (1) 밤하늘엔 별이 있습니다. 내 마음엔 당신이 있습니다. 새벽이 되면 별은 집니다. 그러나 단지 눈에 보이지 않을 뿐 별은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 당신은 아시나요? 그대를 만나고부터 내 마음속엔 언제나 별 하나 빛나고 있습니다. 星 (1) 夜空には星があります。 私の胸にはあなたがいます。 明け方になると星は消えます。 でもただ目に見えないだけ 星はなくなるわけではないこと、 あなたはご存知ですか? あなたに会ってから私の胸には いつも星がひとつ輝いています。 번역(조사익) . 편집 등록(정민재) Give Me Strength 2023. 3. 17.
정호승 . 별들은 따뜻하다 정호승. 별들은 따뜻하다 하늘에는 눈이 있다 두려워할 것은 없다 캄캄한 겨울 눈 내린 보리밭길을 걸어가다가 새벽이 지나지 않고 밤이 올 때 내 가난의 하늘 위로 떠오른 별들은 따뜻하다 나에게 진리의 때는 이미 늦었으나 내가 용서라고 부르던 것들은 모든 거짓이었으나 북풍이 지나간 새벽 거리를 걸으며 새벽이 지나지 않고 또 밤이 올 때 내 죽음의 하늘 위로 떠오른 별들은 따뜻하다 The Stars are Warm . Chung Ho seung The sky has eyes. I don’t have to be afraid. When in dark, dark winter I walk on the snow-covered barley field and meet the night without dawn, the st.. 2023. 3. 2.
김영랑 . 한 줌 흙 김영랑 . 한 줌 흙 본시 평탄했을 마음 아니로다 굳이 톱질하여 산산 찢어놓았다 풍경이 눈을 홀리지 못하고 사랑이 생각을 흐리지 못한다 지처 원망도 않고 산다 대체 내 노래는 어디로 갔느냐 가장 거룩한 것 이 눈물만 아신 마음 끝내 못 빼앗고 주린 마음 끄덕 못배 불리고 어차피 몸도 피로워 졌다 바삐 관에 못을 다져라 아무려나 한 줌 흙이 되는구나 金永郎 . 一握りの土 もともと平静な心ではなかっただろう 無理にのこぎりで引いて千切れ千切れに裂いた 風景が目を引くことができず 愛が思いを乱させないのだ 諦めて恨みもせずに生きている いったい私の歌はどこへ行ったのか もっとも神聖なものはこの涙だけ 奪われた心をついに取り戻せず 飢えた心を充分に満たせず どうせ体もやつれた 急いで棺に釘を打ち込め どのみち一握りの土になるのだ 번역(조사익) . .. 2023. 2. 24.
김소월 . 진달래 꽃 김소월 . 진달래 꽃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오리다. 영변(寧邊)의 약산(藥山)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 가시는 걸음 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이 즈려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 Azaleas by Sowol Kim When you leave, weary of me, I'll bid you silent farewell. An armful of azaleas culled from the hill I'll strew over your path. Step after step, on the flowers Tread lightly, as you walk. When you leave, weary of me, I'll not .. 2023. 2. 16.
기형도 . 빈집 기형도 . 빈집 사랑을 잃고서 나는 쓰네 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창밖을 떠돌던 겨울 안개들아 아무것도 모르던 촞불들아 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 잘 있거라,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 가엾은 내 사랑 빈집에 갇혔네 奇亨度 . 空き家 愛に敗れて わたしは書く お別れだ、短かった夜たちよ 窓外に流れていた冬の霧たちよ なにも知らずにいた蝋燭の火たちよ、お別れだ 恐怖を待っていた白い紙たちよ ためらいの代わりに流した涙たちよ お別れだ、もう自分のものではない熱望たちよ 今わたしは盲人のように、手探りで扉に錠をさす わたしの痛ましい愛を空っぽの家に閉じこめて 번역(조사익) . 편집 등록(정민재) Give Me Strength 2023. 2. 11.
윤동주 . 눈 윤동주 . 눈 지난 밤에 눈이 소오복이 왔네 지붕이랑 길이랑 밭이랑 추워한다고 덮어 주는 이불인가 봐 그러기에 추운 겨울에만 나리지 Snow by Yun Dong-ju Last night snow fell abundantly: on the rooftops, on the paths, on the farms. Perhaps it is a blanket that keeps us from the cold. That’s why it falls only in the chill of the winter. 번역(조사익) . 등록(성우혁) 제목 2022. 12. 27.
이해인 . 12월의 엽서 이해인 . 12월의 엽서 또 한해가 가 버린다고 한탄하며 우울해하기보다는 아직 남아있는 시간들을 고마워하는 마음을 지니게 해주십시오. 한해동안 받은 우정과 사랑의 선물들 저를 힘들게 했던 슬픔까지도 선한 마음으로 봉헌하며 솔방울 그려진 감사카드 한 장 사랑하는 이들에게 뛰우고 싶은 12월 이제 또 살아야지요 해야 할 일 곧잘 미루고 작은 약속을 소흘히 하며 남에게 마음 닫아 걸었던 한 해의 잘못을 뉘우치며 겸손히 길을 가야합니다. 같은 잘못 되풀이하는 제가 올해도 밉지만 후회는 깊이 하지 않으렵니다 진정 어늘밖엔 없는 것처럼 시간을 아껴쓰고 모든 이를 용서하면 그것 자체로 행복할텐데…… 이런 행복까지도 미루고 사는 저의 어리석음을 용서하십시오. 보고 듣고 말할 것 너무 많아 멀미나는 세상에서 항상 깨어 .. 2022. 12. 5.
신경림 . 눈 온 아침 신경림 . 눈 온 아침 잘 잤느냐고 오늘따라 눈발이 차다고 이 겨울을 어찌 나려느냐고 내년에도 또 꽃을 피울 거냐고 늙은 나무들은 늙은 나무들끼리 버려진 사람들은 버려진 사람들끼리 기침을 하면서 눈을 털면서 Good morning Today of all days, the flurries are cold How are you going to stand this winter Will you bloom again next year The old trees say this to the old trees the forsaken people say this to the forsaken people coughing and shaking off the snow 번역(조사익) . 편집등록(성우혁) 제목 2022. 12. 4.
정호승 . 가난한 사람에게 정호승. 가난한 사람에게 내 오늘도 그대를 위해 창 밖에 등불 하나 내어 걸었습니다 내 오늘도 그대를 기다리다 못해 마음 하나 창 밖에 걸어두었습니다 밤이 오고 바람이 불고 드디어 눈이 내릴 때까지 내 그대를 기다리다 못해 가난한 마음의 사람이 되었습니다 눈 내린 들길을 홀로 걷다가 문득 별을 생각하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To the Poor Person by Chung Ho-seung Today again, for you I hung a lamp outside the window. Today again, I couldn’t wait for you any longer and I hung a heart outside the window Night has come, wind blows and at last s.. 2022. 11. 21.
오세영 . 나무처럼 오세영 . 나무처럼 나무가 나무끼리 어울려 살듯 우리도 그렇게 살 일이다. 가지와 가지가 손목을 잡고 긴 추위를 견디어 내듯 나무가 맑은 하늘을 우러러 살듯 우리도 그렇게 살 일이다. 잎과 잎들이 가슴을 열고 고운 햇살을 받아 안듯 나무가 비바람 속에서 크듯 우리도 그렇게 클 일이다. 대지에 깊숙이 내린 뿌리로 사나운 태풍 앞에 당당히 서듯 나무가 스스로 철을 분별할 줄을 알듯 우리도 그렇게 살 일이다. 꽃과 잎이 피고 질 때를 그 스스로 물러설 때를 알 듯 Like the Tree by Oh Sae young As trees get along with trees, so we should live, as boughs holding each other’s hands endure a long cold sea.. 2022. 11. 2.
이백 . 밤의 고독 이백 . 밤의 고독 와인 파티에서였다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다 날린 꽃들이 떨어져 내 무릎을 채웠다 잠에서 일어 났을 때, 여전히 술에 취해 있었다 새들은 모두 둥지로 돌아 갔고 내 동료 몇 명만 남아 있었다 나는 달빛 아래 홀로 강을 따라 갔다. The Solitude of Night by Li Bai It was at a wine party— I lay in a drowse, knowing it not. The blown flowers fell and filled my lap. When I arose, still drunken, The birds had all gone to their nests, And there remained but few of my comrades. I went along th.. 2022. 10.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