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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詩畵集(3) : 바람이 울고간114

人生 列車는 簡易驛이 없다 (三) 人生 列車는 簡易驛이 없다 (三) 趙司翼 민낯으로 뒤엉킨 하염없는 세상에서 레일을 달리는 인생열차가 덧없이 배회할 때면 서툰 길 퍼즐 조각을 맞춰가야만 하는, 경험과 미래가 머리를 맞대고 손을 마주 잡고 꿈의 바다를 항해하면서도 서서히 잦아드는 균열음은 엇박자를 내고 어긋날지 모를 불안을 가슴에 품고 햇살도 있고 폭풍 몰아치는 길을 가고 있다 사계절 그림 같은 풍경은 소원에만 존재하는 허무일지도, 앞서간 이웃들이 웃기도 하고 울기도 했던 말로만 듣던 길 뒤 따르며 당신의 빛났던 길도, 나의 외로웠던 길도, 두꺼워가는 나이는 녹이 슬고 죽음에 이르러서야 어느 별 종착역에서 인생열차를 멈춘다 편집등록 성우혁 제목 2022. 9. 14.
고향이 그리운 것은 고향이 그리운 것은 趙司翼 병처럼 깊어진 그리움을 가슴으로 앓고 난 후에야 그것이 고향의 향수였음을 알게 된다. 그해 여름 고향을 떠나오던 기차역 울타리 나팔꽃이 눈물 흘리던 날이 이처럼 먼 기억에만 있는 고향 떠나온 날이 되고 말 줄이야 교룡산성, 요천강, 지리산 그리고 들풀마저 아름다운 것은 어머니와 함께했던 유년의 추억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또 심지어 낮이나 밤이나 그림을 그리다가도, 글을 쓰다가도, 고향이 그리운 것은 끝내 돌이킬 수 없는 추억에 불과한 줄 알면서도 어머니 정 같은 따뜻함이 거기 있기 때문이다 편집등록 신유라 제목 2022. 9. 11.
갈색 추억 갈색 추억 趙司翼 잊고 있었던 갈색 바람이 또 다시 부는 날 하나 둘 낙엽이 거리를 구를 때면 연기 같은 허공을 떠다니는 표현 없는 슬픈 그림자를 바라보며 잊기 위해 외면했던 얼굴 샐비어 잎새에 붉은 눈물 뿌려질 때면 소리 없이 외로워지는 텅 빈 침묵 속에 갈대 익어가는 길목을 서성거리며 그와의 못다 한 이야기들이 바람결에 스쳐가고 잊으려 애써 눈을 감아도 성난 울트라처럼 피어오르는 갈색 추억 편집등록 . 정민재 제목 2022. 9. 11.
텍사스 스털링 산장 텍사스 스털링 산장 At Stirling Huts, Texas 내 더러워진 잿빛 카키색 외투가 걸려 있고 구겨진 외줄기 빛이 녹아드는 창문 밖 사이프러스 나무 향기는 시월로 나뒹굴고 어느 것 하나, 옛적 그림자만 무거운 침묵으로 '프로스트'와 '헤밍웨이'는 기억 속에만 존재할 뿐 문밖 은사시나무 쓸쓸한 외로움 속에 이 사라져 가는 모든 것들이 눈물짓게 하는 전나무 숲을 지저귀는 텃새들은 그때도 적막을 울었는지 외롭고 외로워서 쓸쓸함 조차도 추억이 되고 이들이 말한 몇 구절 헝클어진 매듭 풀자고 '프로스트'와 '헤밍웨이'를 만나자는 건데 낡은 창틀서 1956년 10월 2??, 로 흐릿한 필적 머물다 간 흔적을 말해주는 것이라니 지워진다는 것은 그들을 말함에 있어서 비록 추억을 말하는 것조차 영원한 이별이 .. 2022. 9. 10.
生家, 그 쓸쓸함이란! 生家, 그 쓸쓸함이란! 趙司翼 고향이라, 그래도 고향이라 곁눈질 한번 주지 않고 어머니 품처럼 안아주는 헐건 담을 누워 우는 잊힌 세월뿐 찬바람 떨며 지는 나뭇잎 쓸쓸한 고요 속 고향집 추억을 붙들고 네댓 살 배기 물장구치던 개울로 흐르는데 치자 빛 석양 그 하늘 구름은 떠가는 몇 척의 나룻배 같고 부모님 생전은 잊힌 우화로만 안개 자욱한데 가난이 훌쩍이며 타오르는 소리에 추억에만 있는 내 어머니 손길은 그마저도 멀어만 있는 어둑어둑 어두워가는 창백한 하늘엔 어린날 꿈을 먹고 자란 별마저 뜨지 않았다 제목 2022. 9. 6.
비 내리는 삼길포항 비 내리는 삼길포항 趙司翼 바다로 간 늙은 어부의 배가 돌아오지 않아서 그 후론 눈물뿐인 아내의 바다 세월 퍼덕인 인생이 짠 물에 절어 모진 세월 끈덕지게 헛것들로 숭얼거린다고 했다 가슴 깊이 옹이로 박힌 세월 이 어찌 흔적 없이 지워낼 수 있으리오 종일 지치고도 퍽 퍽 무쇠 칼을 내리 쳐 펄떡이는 우럭 대가리를 자르는 아비규환 속 죽어가는 생물의 처절함 속에 피할 수 없는 운명을 매 순간 살아온 늙은 아내의 하루가 표지석처럼 황혼 속에 저물어 간다 귓전을 스치는 바람결 거세어 오고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라고 말 하지 못했다 나 또한 헤어날 수 없는 오늘의 슬픔 밤바다를 우짖는 파도소리 피해오듯 돌아서는 삼길포 항에 추적추적 비가 내린다 편집등록 신유라 BGM - 색소폰(서대화) 제목 2022. 9. 5.
에밀리 디킨슨 에밀리 디킨슨 . Emily Dickinson 趙司翼 이 고독하고 외로운 여자야 그대 곁을 들국화 꽃이 원고지처럼 날리고 빛바랜 이야기가 생전을 추억하며 흐느끼는 들판의 파수꾼처럼 녹슨 울타리뿐 간혹이라도 울어줄 사람 하나 없는 이 가련한 여자를 나라도 울어야겠다 검은 벨벳을 고립으로, 생전이 그러했던 죽어서도 고독을 바람으로 울고 있는 여자야 이제라도 진주와 산호의 신비를 벗고 그대 주변을 흐르는 꽃 향기 품어 안고 묘비석 주변을 서성거리는 바람 길 따라 날아라 전생에 다 쓰지 못한, 무엇이었는지! 살아생전 여자를 생각하며 삭막한 여자 무덤을 내 눈물로 울어주고 간다 2009년 9월 19일 '애머스트 웨스트' 디킨슨 묘지에서 Give Me Strength 2022. 9. 4.
어머니의 강 어머니의 강 趙司翼 내 기억으론 하지(夏至)무렵이었다 오랜 갈증, 그 절규가 통곡하던 천수답(天水畓) 자갈밭에 가뭄 비 내리던 날 울타리 콩과 감자 밭고랑에 빗물 고여 흐르는 작은 물길을 보면서 내 어머니 눈가에 눈물이 고인다 휘장처럼 휘젓던 먼지바람 적시어 작은 물길이 열릴 때 어머니는 "이제야 강이 흐른다"라고 하셨지 물안개 피는 황하의 유역처럼 애타던 어머니의 간절함이 녹아 흘렀을 것이다 밭고랑 물길 흐르는 것이 내 어머니는 강이었던 것이다 편집등록 신유라 BGM - 남택상 (Le Temps D'un Et) 제목 2022. 9. 2.
윌밍턴 항구로 가는 윌밍턴 항구로 가는 . wilmington harbor 趙司翼 울타리를 한 사이프러스와 올리브 향을 싣고 정원 옆 도랑을 흐르는 물길이 대서양으로 가는 델라웨어 강으로 흘러들 것을 생각하니 말은 안 했어도, 내 근심 어린 표정을 훔쳤는지! 여름인데도, 고마워라 라일락과 박태기나무가 황금 이파리를 물에 띄웠다 휘기도 하고 폭포를 지기도 할 길을 손 꼭 잡고 걷다가 흐르다 보면 브랜디와인 강과 갈리는 화강암 흰색 교각에 앉아 노래하는 제비갈매기를 만날 것이고 백일몽의 부두에서 나고 드는 뱃고동 소리 가까워 오면 윌밍턴 푸른 항구에서 또한 세상으로...... 말은 안 했어도 비는 소원은 "대서양을 휘어 돌아 태평양을 지나 동해건, 서해건, 내 조국 바다를 찾아라" 때때로 정원 일손 멈추게 하고 조약돌 튀는 물.. 2022. 9. 1.
간 밤 그 여름은 떠났고 간 밤 그 여름은 떠났고 趙司翼 내 침실서 홀로 외로웠던 밤이 가고 창가를 스치는 바람 한결 싸늘한 아침 간 밤 그 여름은 떠났고 열어젖힌 문턱을 괴고 앉아 구겨버린 원고의 텅 빈 여백, 그 쓸쓸한 비운의 운명처럼 푸렀던 추억하기만을 비롯한다면 어느 날 갈빛 오는 소리 또한 놓칠지 모른다 그리움에 지친 침묵의 밤일지라도 하루 해가 붉은 깃으로 날다 내려앉는 그 길 따라 가게 두자, 놔두자 붙들고 애원한 댓자 기어이 떠날 이별인데....... 비 내리고 외롭기도 했던 몇 날이 지난 어느 날 앞마당엔 더 이상 여름이 보이지 않았다 BGM - La Tristesse De Amour 제목 2022. 8. 31.
파르테논 신전을 처음 봤을 때 파르테논 신전을 처음 봤을 때 趙司翼 나도 모르게 충혈된 시선이 감기고 들이 대고 다가갈 수 없는 설렘 속에 그저, 내 영혼이 너무 약하다 가까울수록 걸음 더욱 무겁게 짓누르는 알았던 각각의 기억이 가파르게 무너진다 모래벌 회오리 미친 향연인지! 이처럼 경이로우면서도 먹잇감을 바라만 보는 늙은 독수리처럼 뒷골을 후려치는 고통 속에 머물러봐야 그것은 고대 그리스를 찬양할 수 없는 나의 무지(無知)가 갖는 초라이 애처롭게 그림자만 길어질 뿐 감격해서 흘리는 눈물마저도 신전을 품어 안은 동산에서는 죄일 것 같다 그림자 더 멀어지기 전에 '칼리크라테스' 발자취 따라 올리브나무 쓸쓸한 언덕 길로 가자 편집등록 성우혁 BGM - Julio Iglesias (Nathalie) 제목 2022. 8. 30.
人生 列車는 簡易驛이 없다 (二) 人生 列車는 簡易驛이 없다 (二) 趙司翼 육체를 흐르는 혈관의 혈류처럼 피할 수 없고 피해 서도 안 될 살아가면서 마주하는 모든, 자신과 투쟁이고 존재하는 모든 피조물과의 투쟁으로 알게 되고 얻게 되는 숫한 경험이 몸속 혈관처럼 인생 열차가 종착점에 다다를 때까지 전신을 돌며 흘러야 한다 하늘을 나는 새들 그러하듯 하물며 인간인 우리가 숙명으로 받아들여야 할 피할 수 없는 수많은 도전 앞에 같은 길을 가면서도 같을 수 없는 인생길을 우리는 가고 있다 되돌아갈 수 없는 인생길을 등록 신유라 BGM - The Train Leaves At Eight 제목 2022. 8. 23.